세계화관련서적이 쏟아진다.

세계화원년을 맞아 세계화작업의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책들이 속속 출간
되고 있다.

이가운데는 특히 세계화시대에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개혁책을 제시한
경영서들이 많아 관심을 모은다.

최근 출간된 세계화관련서적중 눈에 띄는 것만 해도 "한국의 세계화전략"
(정규석저 21세기북스간), "세계화시대 초우량기업만들기"(하현회저,
새벽소리간), "세계화의 한국경제"(장윤종저 산업연구원간), "세계를 보고
뛰어라"(이한구저 동아일보사간), "세계화의 국가경쟁력"(노화준 송희준
공편,나남간)등 7~8권.

또 전문분야에서의 세계화전략을 설명하는 구체적인 지침서도 늘고 있다.

"세계화시대의 성공적인 기업리스"(한국무역협회간), "국제화시대의 무역
실무"(오시학저 국일증권연구소간), "국제화시대 해외투자전략"(편집부편
산업연구원간), "국제화시대의 인재만들기"(권대봉저 명진출판간)등이
그 예.

이책들은 세계화전략의 개념을 규정하고 나아가 WTO체제 출범과 함께
본격적인 개방시대를 맞고있는 우리경제를 분석, 경제전쟁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기업들에 조직을 새롭게 구성하고 세계화시대에 맞는 인재를
기르며 해외시장공략을 위한 마케팅이나 생산기법을 혁신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외국의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접근방식과 현지비즈니스를 위한 효율적인
전략도 담고 있다.

또한 이제는 국가가 더이상 보호막이 될수 없으므로 국가경쟁력은 곧
기업의 경쟁력이며 기업들이 자력으로 세계적기업들과 무한경쟁을 해야
한다고 밝힌다.

국가간 경쟁이 아니라 기업간 경쟁이 더욱 중요하며, 우리기업의 경우
세계화시대에 보다 중요한 이슈는 해외시장진출보다 국내시장방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내실을 다진 후 밖으로 진출하는 것이 진정한 세계화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처럼 세계화관련서적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비판의
시각도 만만찮다.

이책들이 국제화와 세계화의 개념을 잘못 짚어 독자들에게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화는 이전부터 존재한 개념이며 현재의 세계화는 국가간의 장벽철폐란
세계질서의 재편에 따라 논의되는 것뿐이라는 얘기다.

이제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른 정보혁명으로 국경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만큼 국가를 초월해 기업들이 경쟁을 주도하는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전영표교수(신구전문대.출판문화학회장)는 "급변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세계화가 차츰 구체화되고 있는 시점에 관련서적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세계화작업은 항상 진행되어 온 것이라며 "정부가 세계화를 발표
하자 출판계도 시류에 편승해 갑자기 세계화관련서적을 내놓는 것은 출판
문화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