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출신 치과의사 김영환씨(40)가 시집 "지난날의 꿈이 나를 밀어간다"
(실천문학사간)를 출간했다.

"이웃에 대한 관심과 민족에 대한 사랑이 삶을 지탱하고 시를 쓰게 만듭니
다.

70,80년대를 함께 고민하며 지냈던 옛벗들과 아들걱정으로 고생만 하다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썼습니다" 김씨는 73년 연세대치과대학에 입학
하나 졸업은 15년후인 88년에 이뤄진다.

15년동안 두번 제적당하고 두번 구속되며 일당 2천7백20원의 단순조립공으로
공장과 공사현장을 전전하기도 했다.

"어떻게 살아야할까로 고민하다가 나의 삶이 사회나 역사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유신말기의 정치현실에 눈뜨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운동을 하게됐죠" 77년 감
옥에서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는 김씨는 면회와 책읽기조차 금지당한 0.7평
감방회벽에 쓴 것이 시인으로서의 첫출발이었다고 밝힌다.

이번 시집에는 김해윤이라는 필명으로 노동운동을 하던 지난시절을 돌아보
며 자신을 반추하는 시인의 심정이 담겨있다.

"자식이 웬수라던 불화의 십년/나는 하는 일마다 그의 가슴을 찔렀다/복학
의 길이 열렸으나 끝내 거부했고/감옥만은 가지말라던 그의 말조차/나중에는
손주손 한번이라도 잡게 해달라던 그것조차/못들어드린 내게"("임종"일부)

이 시를 쓰며 아버지생각에 몹시 울었다는 김씨는 현재 강남믿음치과 의사
로 풍요롭게 생활하고있다.

그러나 그는 지난시절의 꿈들이 치과의사로 자족하며 살아가지 못하도록 자
신을 밀고있다고 말한다.

"인간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곧 사회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위치에서 이웃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사랑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운동
을 계속해나가려 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