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단계 금리자유화가 다음달부터 실시됨에따라 은행등 각 금융기관들은
대응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은행들은 1년이상 정기예금과 정기적금등 이번에 자유화된 수신금리와
상업어음할인금리를 최소0.5%포인트 인상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또 일반대출금리의 차등금리폭도 종전 6단계에서 7-8단계로 늘린다는
계획이어서 수신금리와 대출금리가 최소한 0.5%씩 인상될 예정이다.

>>>> 은행 <<<<

<>.은행들은 현재 연8.5%인 1년이상 정기예금과 2년이상 정기적금
주택부금의 금리를 0.5-1.0%포인트 올린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이럴 경우 이들 상품의 예금금리는 연9.0-9.5%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또 연8.7%로 묶여있던 1년이상 일반불특정 금전신탁의 수익률도
최소한 0.5%포인트 인상할 방침이다.

특히 신한은행과 하나 보람 동화은행등 후발은행들은 이번 금리자유화를
고객확보의 기회로 삼아 선발은행의 금리인상수준보다 최소한 0.5%포인트
이상을 더 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주목된다.

은행들은 그러나 인상폭을 어느 정도 할지를 두고 다른 은행의 눈치를
보는등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이에따라 리딩뱅크역할을 하고 있는 조흥 제일은행등의 금리인상폭이
주목되고 있다.

이들 은행은 이번에 자유화가 되는 수신금리가 장기상품인 만큼 큰 폭의
인상은 힘들다고 연0.5%수준 인상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서울신탁은행등 일부 은행은 특히 0.5%포인트를 올리는 외에 우대고객에
대해 추가로 0.5%포인트를 더 얹어주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은행들은 이번에 자유화되 상업어음할인금리와 무역어음할인금리의
경우 종전 연8.5%에서 0.5%포인트를 인상,연 9.0%로 올릴 계획이다.

이들 대출의 금리는 연9.5%까지 올릴수 있으나 은행들은 당장 인상한다면
반발이 클 것으로 보고 순차적으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은행들은 그러나 수신금리인상이 부담되는 만큼 일반대출금리의
차등금리폭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일반대출금리의 차등금리폭은 2.5%포인트로 6단계로 돼있다.

우대금리(프라임레이트)는 연10.0%이나 중소기업이나 가계는 연12.5%의
금리를 물고 있다.

은행들은 당초 우대금리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를 백지화하고
대신 차등금리폭을 3.5%포인트까지 확대,7-8단계로 다단계화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담보다 신용도가 취약한 중소기업과 가계들은 대출금리를
지금보다 0.5-1.0%를 더 물어야 한다.

이에대해 일반인들은 은행들이 수신금리자유화로 인한 부담을 중소기업
이나 가계에 떠넘기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와함께 당좌대출의 미사용잔액에 대해 수수료를 물리거나
한도설정에 따른 약정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기업들의 반발이 거셀것으로 보여 이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지금까지 금리자유화가 이뤄졌지만 실질적으론 한국은행의
창구지도가 존속돼 자유화라고 부르기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자유화
조치로 외국은행들만 혜택이 돌아갈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미국계 씨티은행등은 이미 금리가 자유화돼있는 신탁상품의 수익률
을 연14%대로 설정하고 있는 반면 국내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창구지도로
마음껏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또 미국계 뱅커스트러스트(BTC)은행등은 양도성예금증서(CD)를 자유롭게
매입할수 있는등 창구지도없이 자금을 운용할수 있는 만큼 1년이상
정기예금금리도 국내은행보다 높게 책정할 것으로 은행들은 보고 있다.

은행들은 따라서 국내은행들에 대해 창구지도를 없애든지,아니면
외국은행에 대해 똑같은 지도를 하지 않으면 자유화로 인한 이득은
외국은행이 고스란히 챙길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번 수신금리자유화로 기존 정기예금등에 가입한 고객은 인상된
금리혜택을 받을수 없다.

이는 대출금리는 변경된 금리가 곧바도 적용되지만 수신금리는 신규고객
에게만 적용된다는 규정때문. 따라서 이미 가입한 고객은 기간이 얼마
지났느냐에따라 해약할것인지, 존속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즉 기간이 오래남은 고객은 해지후 새로 가입하는게 낫고 얼마남지
않은 고객은 만기까지 지속하는게 바람직하다.

>>>> 보험 <<<<

<>.삼성 대한등 생보사와 손해보험사들은 3단계금리자율화가 상품.영업
측면과 자산운용등 업무전반에 걸친 여파를 분석하고 대응전략 수립에
부산한 모습.

생.손보업계는 공동으로 1년짜리 은행정기예금금리에 연동돼 있는
개인연금보험(금리연동형)의 기준금리 결정방식을 5대 시중은행
평균금리로 바꾸는 방안을 강구하는등 단기처방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생명은 금융권간 경쟁심화로 조달금리 상승압력이 가해지는등
금리리스크가 커질 것에 대비,금융조사 분석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실세금리부 대출제도등 새로운 자산운용제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한생명도 금리의 장기예측기능을 강화,예정이율의 안정성을 꾀하고
4단계 자유화를 전후해 시행할 예정이었던 보험기간별 예정이율 차등화
방안을 앞당겨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제일 흥국생명등도 금리변동시 금리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유배당상품
의 판매전략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다양한 서비스체제를 구축,은행등
타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진 가격경쟁력을 보완하는등 다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양 대한 신동아등 손해보험사들은 이번조치의 여파가 지난6월
시판한 개인연금상품으로 국한돼 개인연금의 금리체계조정으로 1단계
대책은 마무리할 전망.

< 송재조기자 >

>>>> 신금 <<<<

<>.3단계 금리자유화가 발표되자 신용금고업계는 "올것이 왔다"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용금고는 지난 2단계 자유화때 1년이상 정기부금예수금과 2년이상
신용부금이 이미 자유화됐기 때문에 이번 자유화조치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그러나 은행권의 1년이상 2년미만 수신금리가 자유화됨에 따라 은행의
수신금리가 다소나마 오를 전망이어서 은행.금고간의 수신금리차가
작아지는 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모신용금고 사장은 "가득이나 수신이 어려운 상황인데
금리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정기예수금의 금리를 또 올리지 않을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금고업계는 수신금리의 인상압박뿐 아니라 이제까지 거리가 다소
멀어도 고금리에 끌려 금고를 이용해온 고객들이 가까운 은행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집에서 먼 불편도"가 "고금리의 매력도"를 앞질러 기껏 잡아놓은
손님들을 놓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내 비치고 있는 셈이다.

<>.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농수축협의 단위조합등 상호금융기관들은
이번의 금리자유화조치로 1년이상 정기예탁금과 2년이상 정기적금의
수신금리가 자유화됐으나 당장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들은 해당지역의 지방은행이나 신용금고들의 추이를 보아가며
대응을 해나가겠다는 생각이다.

윤한철농협중앙회상호금융개발과장은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미미하겠지만
예금증가율이 둔화될 것은 확실하다"고 밝히고 "예대마진이 0.2% 감소할
경우 상호금융계정에서만 5백억원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정욱기자 >

>>>> 투금 <<<<

<>.투자금융회사들은 이번 3단계 금리자유화가 투금사에 미칠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금리자유화가 적용될 금융상품이 투금사에서 취급하고있는 단기금융상품
과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투자금융회사들은 짧게는 하루에서부터 길게는 9개월까지의 단기자금을
대상으로 영업하고있다.

1년이상정기예금과 1년이상 일반불특정금전신탁과는 예치기간에서부터
다르다고 투금업계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현재 투자금융회사에 맡겨진 돈은 수익성과 함께 유동성을 중시한
단기여유자금으로 주식 또는 채권시장이나 부동산등에 재투입될수있는
대기성자금이 대부분이다.

단기유동성이 전혀 없는 1년이상 정기예금 또는 2년이상 정기적금으로
흡수할수 있는 돈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상고객에서도 투자금융회사는 자금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나
정년퇴직자 일반법인 기관투자가들위주로 거래하고 있다.

반면 은행과 신탁회사 상호신용금고등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샐러리맨
자영업자들이 대종을 이루고있다.

그러나 투자금융업계 일부에서는 이번 금리자유화가 장기적으로
고객의 자금패턴운영이 바뀌어 투금사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있다.

중앙투자금융 손완식상무는 "그동안 장기금융상품의 금리가 낮아
투금사 금융상품과는 아예 경쟁이 안됐다"며 "그러나 이번 금리자유화
로 장기금융상품의 수익성이 장기적으로 높아지게돼 단기자금시장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 현승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