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대에 들어서면 당신의 손가락으로 이 세상의 모든 정보를 원하는
순간에 다룰 수 있을 것입니다"

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39)은 컴덱스 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의 정보사회를 이같이 전망했다.

"2005년 당신의 손가락으로 정보를"(Information At Your Fingertips
2005"이라는 제목의 기조 연설에서 빌 게이츠 회장은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컴퓨터가 여러가지 새로운 기능을 가지면서도 TV처럼 사용하기
쉬워지는 반면 크기는 작아져 초소형 단말기 한대로 원하는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앞으로는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끝으로 정보를 만들고 세계 각국에
있는 자료를 앉은 자리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컴퓨터업계는 물론 정보통신 가전등 기존 산업이 융합해
새로운 정보사회를 하루 빨리 건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손가락 끝으로 정보를 다룬다는 비전을 지난 92년 추계 컴덱스 기조
연설에서 제시했다.

당시 그는 사람들이 어디에서나 정보를 접하고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휴대용 컴퓨터와 무선데이타 통신의 발달등으로 이동하면서 쓸 수 있는
컴퓨터 사용 환경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올해 그는 다시 한번 얘기한 "손가락끝의 정보"는 지구촌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구체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2001년까지 지구 궤도에 8백40개의 통신 위성을
쏘아올려 전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위성통신망을 건설해 지구촌을 하나의
정보권으로 묶겠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또 미국 최대 무선호출서비스업체인 모빌사와 제휴,무선데이터통신서비스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같은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지구촌 누구와도 언제 어디서든 대화할 수
있으며 컴퓨터를 이용해 각종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빌 게이츠 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통신 분야에까지 진출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손가락끝에서 다룰 수 있는 정보야 말로 살아있는 정보들이며
이의 실현을 위해 관련 업계는 공동 노력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마다 컴덱스등 주요 컴퓨터 전시회에서 컴퓨터와 정보사회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으며 그의 주장은 설득력있게 모든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다.

지난해 추계 컴덱스에서 그는 "앞으로는 기능을 강화하기 보다는
사용하기 쉽고 편한 컴퓨터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지상과제"라며 "사용하기
쉬운 컴퓨터"(Easy To Use Computer)를 새로운 목표로 내세웠다.

컴퓨터가 이만큼의 능력을 갖고 있다고 자랑하기 보다는 좀 더 현실적으로
사람들에게 필요한 컴퓨터를 만드는데 관심을 기울여야한다는 주장이다.

또 "다루기 쉬운 정보"라는 개념도 함께 소개했다.

사람들이 어느 곳에 있든지 사람의 손끝으로 모든 정보를 다룰 수 있어야
하며 이같은 정보 다루기는 누구나 쉽게 쓸 수 있을 정도로 쉬워야 한다는
것이 빌 게이츠 회장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또 지난 춘계 컴덱스에서 그는 "멀티미디어 시대에는 어느 한 기업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하려고 해서는 안된다"며 컴퓨터산업 발전을 위한
기업들의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93억5천만달러의 재산을 갖고 있는 미국 최고의 부자 빌 게이츠회장은
소프트웨어로 단지 몇년만에 엄청난 부를 축적했을 뿐만 아니라 정보 시대의
새로운 영웅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는 13세때부터 프로그램 개발을 시작해 19세에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뒤 연간 매출액 46억5천만달러,27개국에 모두 1만
6천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세계적인 소프트웨어업체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PC운영체제인 MS-DOS와 윈도스는 대부분의 PC안에
내장돼 있어 세계인 모두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것이 빌 게이츠를 정보사회의 강력한 지도자로 자리잡게 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