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규하나은행목동영업점장.그는 "은행장"이다.

그저 주변사람들이 듣기좋게 불러서가 아니다.

본점에서 열리는 공식회의의 호칭이 "목동하나은행장"이다.

은행장치고 그는 너무 젊다.

올해 나이 38살.대형은행같으면 "대리"딱지를 뗄날만 기다릴 나이다.

그런데도 지역은행장으로까지 치켜 세워지는 것은 엄연한 점포장인
까닭이다.

"30대점포장".이렇게 보면 그는 분명 신세대다.

단순히 젊다는 이유에서가 아니다.

그의 영업패턴이나 사고방식은 기존 점포장과는 확실히 다르다.

"은행원도 의사나 공인회계사와 같은 전문직입니다.

고객이 필요한 정보를 제때 제공해주고 고객자산을 관리해 줘야
한다는 의미에서죠.따라서 제대로된 "컨설턴트"가 되는 은행원만이
살아 남을수 있습니다" 박영업점장이 꼽고 있는 신세대점포장상은
컨설턴트."열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는 없다"는 말을 격언삼아
신발이 닳도록 예금주를 찾아다니는 고전적 섭외방식은 아예 사용하지도
않는다.

그의 전략에서 "읍소작전"이 없는건 물론이다.

"우리 은행에 예금을 해 주십시오"라는 말을 해본적도 없다.

그냥 고객의 자산상태를 파악하고 투자목적을 따져 가장 높은 수익률을
얻을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뿐이다.

그래서 그는 수시로 변하는 세금제도와 자본시장동향 산업동향 경기전망등을
파악하려 애쓴다.

"오후 2시에서 4시까지는 어떤 일이 있어도 사무실에 돌아와 상담을
한다"는 박영업점장은 "출장소급으로는 보기드물게 총수신이 1,040억원(9월
말)에 달한 것도 체계적인 컨설팅의 효과"라고 말한다.

박영업점장의 신세대적인 감각이 번득이는 또다른 부분은 과학적인
고객정보관리.그는 출근하자 마자 제일 먼저 컴퓨터앞에 앉는다.

컴퓨터를 켜면 1,000여명의 고객에 대한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경조사에서부터 <>거래 기관 <>투자종류 <>예금만기등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

그렇다고 그가 "컨설턴트입네"하고 앉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섭외에 관한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마당발이다.

반상회 노인정행사 회갑연등 동네행사에는 어김없이 얼굴을 내민다.

"저희 점포에선 야근이란 단어는 없습니다.

요즘 직원들에게는 어울리지 않아서죠.고객도 변하고 직원들 사고도
변하는데 점포장만이 옛날 스타일을 고집해서야 되겠습니까" 박영업점장의
반문에서 지난 8월 무려 1만5,000여명의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야외음악회"
를 개최했던 신세대점포장만의 참신성이 물씬 배어난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