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대 유한킴벌리사장(61.사진)이 제지분야에 입문한지 올해로 40년을
맞아 제지업계에 조그만 화제가 되고 있다.

제지업에서 이같이 오랫동안 몸담은 사례는 극히 드문 일로 제지연합회는
10일 저녁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서 축하연을 베풀고
공로패를 주었다.

이사장은 국내 제지산업의 개척자로 꼽힌다.

경북대를 나와 청구제지 대한제지 풍국제지등을 거쳐 유한킴벌리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국내에 미용화장지와 여성용패드를 소개하고 화장지
제조기계를 수출하는 등 족적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그는 많은 일화를 남긴 인물로 유명하다.

미국의 세계적인 제지회사인 킴벌리클라크와 유한양행과의 합작회사인
유한킴벌리는 그에 의해 창설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킴벌리클라크사는 합작하는 조건으로 유한양행에 J.D.Lee(이사장의 영어
머리글자)를 끌어들일 것을 요구했을 정도였다.

국내제지분야의 사람들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기술과 경영능력등을 감안
해 장차 이씨를 전문경영인으로 쓸 생각으로 이씨의 영입을 촉구한 것.

이씨는 67년부터 유한킴벌리의 창업준비과정부터 관여, 공장레이아웃과
기계설치 등을 주도했다. 기계 설치과정에서 손가락이 눌려 모두
부스러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유한킴벌리는 70년 안양에서 창업했고 이씨는 공장장(상무)로 취임한뒤
부사장을 거쳐 80년 사장에 올라 현재에 이르고 있다.

화장지제조업체로서는 세계 최초로 화장지원단제조기계를 만들어 수출,
77년 콜롬비아를 시작으로 엘살바도르 필리핀 호주등에 총12대의 플랜트를
실어내기도 했다.

아직 국내기업들이 환경보호에 관한 관심이 적을 때인 84년에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구호를 내걸고 나무심기등 환경보호운동을 시작,
앞장서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억척스런 노력가인 그는 영어 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를 구사하며 중국
시장공략에 관심이 많은 요즘엔 중국어회화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