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마지막 메이저 골프대회인 제75회 미PGA선수권대회가 모두
151명의 선수가 출전한 가운데 12~15일 미 오하이오주 인버니스클럽
에서 열린다. 한국경제신문사는 이번대회에도 김흥구기자를 특파,
세계정상골프의 생생한 모습을 현장 보도한다. 그동안 미매스터즈
US 오픈 전영오픈등 3개메이저만을 직접 취재보도 해왔으나 메이저골프
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나날이 높아짐에 따라 금년부터는 4개메이저
전대회를 모두 지상중개키로 한 것이다. <편집자>

<>."86년4월 미매스터즈"-그레그 노먼(호주)은 3라운드까지 6언더파
2백10타로 1타차 선두를 달린다. 그러나 그는 최종라운드 최종18번홀에서
4번아이언의 세컨드샷이 슬라이스가 나며 관중석으로 날아가 최소한
연장 돌입기회를 놓친다. 우승은 최종일 65타의 경이적스코어를 낸 잭
니클로스.

"86년6월 US오픈"-노먼은 3라운드까지 역시 2백10타로 1타차 선두.
그러나 최종라운드에서는 되는것 없이 75타로 무너져 공동12위에 그친다.

"86년7월 전영오픈"-노먼은 이틀째 63타를 치는등 3R까지 2백11타로 다시
1타차 선두. 이때만큼은 노먼이 운이 닿았는지 4R합계 2백80타로 우승한다.
노먼의 첫 메이저 우승.

"86년8월 미PGA선수권"-3라운드까지 노먼은 11언더파2백2타로 2위 봅
트웨이를 무려 4타나 앞선다. 최종라운드 10번홀까지도 노먼의 4타리드는
요지부동. 그러나 노먼은 11번홀 더블보기로 덜미를 잡히더니 결국 14번홀
에서 봅 트웨이에게 동률선두를 허용한다. 두선수는 17번홀까지 파행진을
계속, 숨막히는 접전을 이어나간다.

파4,3백54야드의 최종18번홀은 "티샷-웨지샷"구조의 짧은홀. 노먼의
티샷은 페어웨이에, 트웨이의 티샷은 오른쪽 러프에 떨어져 노먼이 유리한
상황이다.

아니나 다를까. 트웨이의 9번아이언세컨드샷은 그린오른쪽 벙커에 빠진다.
핀까지는 약8m. 반면 노먼의 세컨드샷은 그린을 슬쩍 굴러나갔으나 파는
보장된 위치였다. 노먼은 한숨 돌린듯 깊은 심호흡을 내쉰다.

그러나 트웨이의 벙커샷은 모래를 그린에 흩날리며 홀컵전방 6m지점에
떨어져 구르기 시작한다. 돌돌돌돌...트웨이의 볼은 바치 퍼팅한 것같이
굴러 홀컵에 떨어진다. 버디.

노먼도 이제 버디이외에는 아무 소용이 없게 됐다. 노먼은 샌드웨지에서
피칭웨지로 클럽을 바꿔 홀컵을 노린다. 그러나 노먼의 볼은 홀컵을
스친다. 노먼은 2m거리의 리턴퍼트도 실패했으나 별 의미는 없다. 노먼의
최종일스코어는 5오버파76타였다.

<>.이렇게해서 노먼은 지난86년 "메이저대회 그랜드슬램(4개대회 모두
우승)에 가장 근접했다"는 기록만을 남기게 됐다. 단일시즌 메이저대회
에서 3라운드까지 모두 선두에 나섰던 선수는 노먼이 유일했고 그중
미PGA선수권을 놓친것이 가장 아쉬웠다.

86년 미PGA선수권이 열린곳이 미오하이오주 톨리도에 위치한
인버니스클럽(파71)이다. 바로 금년도 제75회 미PGA선수권개최장소로
7년만의 컴백인 셈이다.

금년에는 인버니스의 18번홀 벙커는 여전히 입을 벌리고 있고 86년 영욕의
주인공들인 트웨이와 노먼도 여전히 참가한다. 노먼이 전영오픈우승이후
맞이한 미PGA선수권이 인버니스클럽에서 열린다는 "86-93"의 역사적 반복도
재미있다. 86년과 금년이 다른것은 "보다 치열해진 경쟁"뿐이다. 노먼의
재등장과 금년 미투어4승의 지난해 챔피언 닉 프라이스, 여기에 금년
메이저우승의 닉 팔도가 칼을 갈고 있다. 이밖에 커플스와 랑거를
들먹이면 분위기가 절로 뜨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