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정덕진씨 비호세력에 대한 수사가 확대일로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슬롯머신 업계의 또다른 거물 양경선씨(45)에 대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씨에 대한 검찰내부 비호세력 수사중 돌연 등장한 양씨는 지
금까지 주변 사람들에게 귀품있는 매너와 지적인 외모로 "검은돈
"과는 거리가 먼 건실한 중견 사업가로 알려져 왔다.

김승희 대구지검 김천지청장이 안기부 파견근무 시절인 91년
10월 김지청장에게 쏘나타승용차를 상납한 것으로 알려진 양씨는
서울 서교호텔 인천 갤럭시호텔등에 슬롯머신 업소 2곳을 운영하
고 있는 이 업계의 실력자.

양씨는 91년 4월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객실 64개를 갖춘
지상 8층 지하 3층 규모의 "마가렛"호텔을 신축개장하며 장래
가 촉망되는 젊은 사업가로 모습을 갖추게 된다.

86년 서울마포경찰서 위민위원회 발족시부터 의사,변호사,세무
사,사업가등 지역유지들과 함께 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해온 양씨를
동료위원들은 강남에서 구두공장을 운영하며 유명메이커 납품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 동료 위민위원은 양씨가 슬롯머신업계의 거물이라는 사실에
"양씨같은 착한 분이 어떻게 그처럼 거친 일을 할 수 있었는지
상상이 안된다"며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양씨는 이외에도 서울 성북구청 방위협의회등 3-4개 관변단체
에 가입해 지역유지로 행세하면서 검찰,경찰,국세청직원들에게 자
연스레 접근,수시로 금품과 향응등을 제공하며 친분을 다져온 것
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이같은 친분을 이용,청탁을 하거나 금품과 향응 수수
사실을 미끼로 일부 공직자를 자신의 비호세력으로 삼아 슬롯머신
업소 허가 및 승률조작 적발시 특혜와 비호를 받아온 것으로 전
해졌다. 양씨는 "마가렛"호텔에도 슬롯머신 업소를 개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가 허가를 받지 못하자 창고로 개조한
것으로 밝혀져 슬롯머신 사업을 크게 확장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