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기 위한 시책이 강력히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재벌들의 자금줄 확보를 위한 금융업 진출 움직임이 활발하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삼성 및 롯데, 금호, 벽산, 진로그룹 등
유수의 재벌그룹들이 증권업이나 단자업 등 제2금융권으로의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 대우, 삼성, 럭키금성, 쌍용 등 5대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를 갖고 있지 않은 삼성그룹은 최근 국제. 유화. 서울증권 등과
접촉, 적극적으로 인수교섭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롯데그룹은 신흥증권측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의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금호도 지난 1월24일
증권거래소를 통해 " 보험업 외의 금융업 진출을 검토중이며 오는 4월까지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로그룹은 외국사와의 합작증권사 설립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벽산그룹은 항도투금 혹은 대구투금 인수설에 대해 지난
1월17일과 28일에 각각 부인 공시를 했으나 대구투금 인수를 내부적으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일합섬그룹은 지난 1월14일 부산에 있는 신라투금 인수를
공식 발표하고 지분인수 작업에 착수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선경그룹이
태평양증권 인수한데 이어 동방유량이 홍콩의 페레그린사와의 합작증권사
설립계약을 마쳤다.
재벌그룹들이 이처럼 금융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자본시장의
국제화추세에 부응하는 사업다각화 측면과 아울러 계열기업의 원활한
자금줄 확보를 위한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증권관계자들은 "재벌의 금융업 진출은 최근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재벌에 대한 여신관리 강화가 무위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