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수산시장 운영권 강제인수 사건의 배후에 청와대 비서실을 비롯,
고위공무원들이 치밀하고도 조직적인 개입을 한 사실이 밝혀져 검찰의 수사
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또한 검찰수사결과 전두환 전대통령의 친형 전기환씨(59)가 노량진수산시
장의 실질적인 소유주였으며 시장운영권을 넘겨받기 위해 김성배 전서울시
장등 관련공무원들에게 직접 압력을 넣은 사실도 드러나 전씨에 대한 사법
적 처리가 임박한 느낌이다.
이같이 노량진수산시장의 강제인수를 둘러싼 배후가 드러남에 따라 그동
안 전기환씨의 구속여부와 시기에 초점이 맞춰졌던 이번사건에 대한 관심이
집권당의 현직 국회의원과 현직법관, 내무차관등 정당, 사법부, 행정부의
지도층인사들에 대한 수사로 확대되고 있다.
검찰은 김전시장과 함께 당시 청와대로부터 운영권교체지시를 직접 받은
강병수 전서울시 산업경제국장에 대한 신문을 통해 배후인물들의 보다 구체
적인 압력사실이 밝혀지는대로 전씨의 소환에 앞서 배후관련자 전원을 불러
대질 신문을 벌일 계획으로 있다.
지금까지 검찰의 수사결과 전씨를 제외, 이번 사건의 배후로 밝혀진 인물
은 민정당국회의원 이학봉씨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손진곤 서울고
등법원 부장판사(당시 민정수석비서관실 근무), 김영진 내무부차관(당시 민
정수석비서관실 근무)등 3명이다.
이들과 김전시장과의 사이에서 서정희 총경이 중간연락 역할을 맡았던 것
으로 드러났다.
서총경은 검찰조사과정에서 자신의 개입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
로 알려지고 있으나 김전시장의 진술과 전소유주 노명우씨에게 치안본부 특
수수사대원이 찾아가 "비리를 수사하겠다"고 위협했던 사실을 종합해 볼때
이 사건은 전기환-이학봉-손진곤-서정희-김성배-강병수(전서울시 산업경제
국장)-조관행 (전서울지방국세청장)으로 이어지는 압력을 통해 이루어진 것
으로 볼수 있다.
검찰은 이에따라 1차로 서부장판사와 김차관을 1차로 소환, 배후압력여부
에 대한 신문을 한뒤 이들이 부인할 경우 김전시장, 강병수/조관행씨등 관
계공무원및 수산시장의 전운영권자들과의 대질을 통해 전모를 철저히 밝혀
낼 계획이다.
검찰은 이와함께 이달초 국세청과 함께 실시했던 현노량진수산시장에 대
한 세무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물증확보를 위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검찰의 한 수사검사는 이번 사건의 배후와 관련, 일개 수산시장의 운영권
을 강제로 빼앗기 위해 청와대비서실이 개입됐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때 이
들이 또 다른 비리를 범했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지적하고 이번 사건
을 둘러싼 국민의 모든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단호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검찰은 이들 배후인물들이 현직 국회의원, 판사, 고위공무원의 신분을 지
니고 있는 점과 직권남용에 대한 공소시효(5년)가 지난점등을 감안, 공갈죄
적용등 이들의 신병처리를 위한 법률적 검토작업을 이미 착수한 것으로 알
려지고 있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전씨와 청와대개입등 이번 사건의 배후규명에
결정적인 계기가 마련된 것은 지난5일 강병수씨가 2차 소환된 뒤부터였다.
지난달 29일 검찰의 수사착수 당시 조관행씨와 함께 조사를 받은뒤 30일
귀가조치됐던 강씨가 2차 소환되기까지 5일동안의 행적을 추적한 검찰은 강
씨가 당시 운영권교체를 지시했던 청와대비서실 관계자들과 연락을 취했으
며 사법적 대응책도 논의한 사실을 밝혀내고 강씨를 다시 소환, 38시간의
신문끝에 이사건의 배후관계를 자백받았다는 것이다.
이같은 강씨의 자백에 따라 검찰의 수사가 급피치를 올리게 됐고 김전시
장을 소환해 강씨의 진술을 확인했다고 수사담당검사는 전하고 있다.
한편 철저한 배후관계규명과 함께 검찰이 이번 사건과 관련, 밝혀내야 할
또하나의 의혹은 6공화국 출범 3개월만인 지난 5월, 피해당사자인 노상욱씨
등 전수산시장 운영권자들이 청와대에 진정서를 제출하는등 현정부요로에
운영권교체의 부당성을 탄원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 전씨와 골프를 즐기는
등 친분을 유지해온 (주)삼호건설 대표 조강호씨에게 운영권을 넘기는등 납
득할 만한 처리를 하지 못한 사실이다.
노량진수산비리사건은 청와대비서실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전씨일가가 관
련된 대표적 5공비리로 규모가 확대되고 있으며 검찰은 5공비리척결의 차원
에서 철저한 사법적 처리를 천명하고 있으나 출범한지 불과 수개월밖에 되
지 않은 6공화국에 엄청난 정치적 파문을 일으킬 것이라는 점에서 검찰의
수사결과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