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14일 15:33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업은행이 올 들어 두 번째 코코본드(조건부 자본증권) 공모에 나선다.

기업은행은 4000억원 규모 코코본드를 후순위채 형태로 발행키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발행일과 금리, 만기 등은 금융당국과 협의해 조만간 공시할 예정이다.

금리는 지난 3월 발행을 완료한 3000억원 규모 코코본드(영구채형)보다 다소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기업은행은 1500억원어치는 연 3.87%(10년 뒤 조기상환 가능 조건), 나머지 1500억원치는 연 3.36%(5년 뒤 조기상환 가능)로 조달했다. 영구채는 만기가 정해져있지 않지만 발행회사가 조기상환 시점에 상환하는 게 관행이다.

후순위채형과 영구채형 코코본드는 은행이 부실화할 경우 투자자들의 원리금을 모두 손실처리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다만 영구채형의 경우 경영 환경 악화 시 이자지급을 중단할 수 있고 조기상환도 미룰 수 있어 투자 위험이 더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기업은행 코코본드는 2014년 첫 발행 이후 줄곧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목록에 올랐다. 국책은행으로서 안정적인 신용등급에 비해 금리매력이 크다고 판단하는 자산가들이 몰린 결과다. 올 들어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장외 채권시장에서 지난 3월 발행한 기업은행 코코코본드 63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SK건설151회 채권(71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순매수다. 3위는 한화생명보험 신종자본증권 1회(362억원)이다.

은행들의 코코본드 발행 목적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개선이다. 2013년 바젤Ⅲ 시행 이후 국내 은행들은 과거 자본확충 목적으로 발행해온 후순위채나 영구채를 반드시 상각 조건부로 발행해야 발행금액을 자본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