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희 교수
임진희 교수
장미를 포함한 절화(切花)류에서 수분 흡수와 유지는 품질 보장에서 중요한 요소다. 향기 나는 예쁜 꽃을 오래 감상할 수 있는 습식유통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습식유통시스템은 절화를 수확과 동시에 습식용액에 담는다. 신선한 상태로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다. 그렇지만 국내 대부분 화훼농가는 수확한 절화를 온도가 높고 건조한 상태의 온실에 방치했다가 출하한다.

우리나라 화훼산업은 2010년만 해도 수출액이 1억306만달러로 20년 전보다 71배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품질과 가격경쟁력 저하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4년 수출액은 4060만달러, 지난해에는 2846만달러에 그쳤다.

세종대 바이오산업자원공학과(책임교수 임진희)는 이런 화훼시장의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수출 유망 절화류의 습식유통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수출 절화인 장미, 국화, 백합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최적화된 습식용기가 개발되면 농가와 수출업체에서 널리 활용되는 것은 물론 재활용 시스템을 통해 비용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연구진은 수확용 습식용기를 이동하는 천정형 전동 레일도 개발해 노동비용을 낮출 방침이다. 절화의 공기 노출을 최소화함으로써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수명도 예측할 수 있는 비접촉 측정 기술을 개발해 ‘절화수명 보증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뉴 프런티어] 장미·백합 시들지 않게…습식유통시스템 구축
연구진은 이번 기술 개발로 수출시장에서 국산 절화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중남미 절화에 내준 일본 시장을 되찾아 화훼 수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산품에 국한됐던 품질보증이란 개념을 절화류에도 도입, 절화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방침이다.

연구진은 전북 전주시 로즈피아와 경기 고양시 이금남 농가에서 습식유통시스템을 구축하고, 농가 현장에 맞도록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임진희 책임교수는 “일본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절화 수명 보증판매를 시행하고 있다”며 “정확한 예측 기술을 통한 절화 수명 보증 시스템을 개발하고, 화훼 소비를 늘리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최승욱 미디어전략부장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