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 의료보험서 유치원까지’ 고령화·1인 가구 증가로 고성장

고령화와 1~2인 가구 증가 등 가족 구조가 변화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고 있다. 관련 창업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반려동물 전용 의류·미용실·카페 등은 이미 대중화됐다. 유치원·장례식장·의료보험은 물론 주인 대신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사물인터넷(IoT)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가수 이승철 씨는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반려동물 유치원을 만들겠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롯데 등 고급 펫푸드 시장 공략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 보호에 대한 국민 의식조사 결과 보고서(2012년)’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은 약 359만 가구, 전체의 17.9%로 추산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약 1조원 수준이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20년 5조81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 구성은 2012년 기준 사료(2970억원)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의료(2790억원)·용품(1800억원)·서비스(900억원) 등의 순서다.
해외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한국보다 훨씬 크다.

지난해 현대증권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2012년 기준 전체 가구의 62%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 관련 시장은 529억 달러(약 62조2000억원)로 추산된다. 2020년에는 700억 달러(약 82조3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일본은 전체 가구의 27%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시장 규모는 1조4000억 엔(약 15조114억원)이다.

반려동물의 사료·간식 시장은 외국계 기업이 선점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국내 반려동물 사료·간식 시장의 약 58%를 수입산이 차지한다.

국내 기업들도 고급 펫푸드 시장 등 반려동물 관련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롯데푸드는 2014년 5월 스위스 식품회사 네슬레와 합작법인 롯데네슬레코리아를 설립해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 글로벌 사료 브랜드 ‘퓨리나’를 판매하고 있다.

롯데네슬레코리아 반려동물 사업부문 네슬레퓨리나는 화학적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은 프리미엄 반려견 사료 ‘프로플랜 내추럴’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입맛이 까다로운 고양이를 위한 고급 간식 ‘프리스키 파티믹스’도 있다.

KGC인삼공사의 반려견 건강식 브랜드 ‘지니펫’은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1만 세트가 팔렸다. 이 제품은 정관장 홍삼을 비롯해 95%의 유기농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반려견 간식과 고양이 사료·간식 등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레본’은 연간 3만5000톤의 생산 시설을 보유한 고급 펫푸드 업체다. 중국·브라질·인도 등 해외 6곳에 여의도의 100배 크기인 약 2억9745만㎡(9000만 평) 규모의 유기농 농장을 보유 중이다. 유기농 옥수수·대두·소맥·고구마·감자 등 30여 종의 농산물을 재배해 경기도 이천의 전용 공장에서 펫푸드로 가공·생산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기능성 간식도 있다.

풀무원의 반려동물 먹거리 브랜드 ‘아미오’는 지난 4월 반려견의 건강 상태에 따라 기능성 원료로 맞춤 설계한 간식 3종을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비만, 피부 질환, 면역력 부족 등 실내 생활 위주의 반려동물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환에 필요한 기능성 원료를 각각 첨가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동물용 체외 진단기 선보여

이마트는 전국 28개 점포에 ‘몰리스 펫샵’을 운영 중이다. 사료·간식은 물론 의류 등 1600여 종의 관련 상품을 한곳에서 판매한다. 반려동물 호텔·카페·유치원·병원·미용실 등의 부대시설도 운영한다.

반려동물이 병에 걸렸을 때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보험 상품도 있다.

삼성화재는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을 운용 중이다. 반려견의 질병·상해 시 진료비뿐만 아니라 수술비와 통원 치료비 등을 보장받을 수 있다. 또 반려견이 사람이나 다른 동물을 다치게 했을 때 사고당 100만원, 1년에 최대 500만원까지 보장한다.

롯데손해보험은 ‘롯데마이펫보험’을 판매 중이다.

삼성전자는 동물용 의료 기기 사업 분야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키메스 2016)’에서 개·고양이·말의 건강을 검진하는 동물용 체외 진단기 ‘PT10V’를 선보였다.

이 기기는 간·신장 기능 전문 검사 등 최대 13개 항목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다. 동물의 피를 뽑아 기기에 넣으면 10분 안에 결과가 나온다.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 겸 삼성메디슨 대표는 전시회에서 “초음파 진단기 등 대형 병원 장비 시장에서는 제너럴일렉트릭(GE) 등 경쟁 업체의 벽이 높지만 동물용 체외 진단기 시장은 새롭게 열리고 있다”며 “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려견 테리의 하루]
2020년 반려동물 시장 6조원…삼성전자도 '출사표'
7개월 된 요크셔테리어종 테리는 지난 5월 16일부터 서울 강남의 한 애견 유치원에 다닌다.

5월 18일 아침 8시쯤 ‘엄마’인 직장인 김모(32·여) 씨와 집을 나섰다. 테리는 엄마와 헤어진 후 수업이 시작될 때까지 자유롭게 뛰어놀았다.

9시 40분이 되자 셔틀버스를 타고 온 친구들이 교실에 들어온다. 아직 대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테리와 친구들은 10시부터 배변 활동 및 복종 교육 등을 받기 시작했다. 한 살이 되면 동물 친구·사람과의 사회성 등을 기르는 교육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학비’는 요일반(월·수·금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기준 월 40만원이다. 교육진은 반려견 훈련사·관리사·행동교정사 등의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교사들은 엄마가 하루 동안 받은 수업 내용 등을 살필 수 있도록 알림장을 제공한다.

알림장은 어린이집 등에서 사용 중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키즈노트’를 활용한다. 테리 엄마는 이 앱을 통해 테리의 활동 사진과 유치원 공지 사항 등을 확인한다.

수업을 마친 테리는 친구들과 뛰어놀며 엄마를 기다렸다. 오후 7시 엄마가 도착했다. 테리는 엄마와 함께 유치원 근처 애견 미용실로 향했다.

테리는 요즘 참치를 주원료로 한 2만2000원(1.3kg)짜리 수입산 고급 사료를 먹는다. 간식으로는 1만2000원(300g)짜리 수입산 육포를 즐긴다. 매월 2회 이용 가능한 57만원짜리 연간 미용실 정기관리 티켓을 보유 중이다.

홍역·장염 등 종합예방접종을 다섯 차례(약 30만원)에 걸쳐 마쳤고 집과 위생용품 등을 구입하는 데 약 20만원이 들었다. 유치원비 480만원, 식비 41만원 등 1년에 테리에게 들어가는 비용만 약 628만원에 달한다.
2020년 반려동물 시장 6조원…삼성전자도 '출사표'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알림]
한국경제TV ‘펫블랙프라이데이’ 27일부터 일산 호수공원서 열려

한국경제TV와 해피독TV가 공동 주최하는 ‘펫블랙프라이데이’ 가 오는 5월 27일부터 사흘간 일산 호수공원 내 고양 꽃 전시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에서는 총 1000여 종류의 반려동물 용품을 국내에서 가장 저렴하게 판매한다. 유기견 입양, 애견 미용대회, 반려동물 무료 건강검진 등 다양한 이벤트도 펼쳐진다.

펫블랙프라이데이 홈페이지(www.petblackfriday.co.kr)에 사전 등록 신청하면 무료 입장할 수 있다. (02)6676-0401

시간 내서 보는 주간지 ‘한경비즈니스’ 구독신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