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오는 9월 7일 새 솔로 정규 앨범 ‘KOKI7’을 발매하는 힙합 뮤지션 짱유. / 사진제공=라이언하트
오는 9월 7일 새 솔로 정규 앨범 ‘KOKI7’을 발매하는 힙합 뮤지션 짱유. / 사진제공=라이언하트
짱유가 돌아온다. 짱유는 그룹 와비사비룸과 일랍의 멤버로 활동하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펼쳐 보인 래퍼다. ‘솔지’ ‘둥둥가’ ‘바래머니’와 같은 강렬하고 독특한 트랙들이 수록된 솔로 정규 1집 ‘장유석’(2016)은 그의 선명한 음악 색과 요동치는 에너지를 흥미롭게 표현한 앨범이었다. 오는 9월 선보이는 두 번째 정규 앨범 ’KOKI7’에서 음악의 진폭은 더욱 넓어졌다. 자신을 끝까지 밀어붙여 ‘KOKI7’을 만들었다는 짱유는 이전과는 또 다른 장유석이었다.

10. 싱글 ‘솔지(Hukky Shibaseki Remix)’(2016) 이후 약 2년 만의 컴백이다. 그간 계속 부산에서 활동했나?
짱유: 부산에 주로 있으면서 서울에서 공연이 있을 때마다 이동했다. 공연은 주로 소속 크루인 딥코인 멤버들과 함께 했다. 서울 올라온 지는 5개월 정도 됐다. ‘KOKI7’의 유일한 피처링 아티스트인 민제(Minje)도 딥코인 멤버다.

10. 새 정규 앨범 ‘KOKI7’은 어떻게 읽으면 되나?
짱유: ‘코키 세븐’ 혹은 ‘코리안 키드’로 읽을 수 있다. ‘코키’라는 글자는 K를 뒤집어 배치하면 내 활동명인 짱유의 ‘짱’이 된다. ‘세븐’은 수록 트랙의 수인 일곱과 행운을 뜻하는 ‘세븐’을 의미한다.

10. ‘코리안 키드’에 대해 설명한다면?
짱유: 한국에서 자라나는 아이들 중에서는 행복한 아이보다는 아픔을 갖고 크는 아이들의 비율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 중 하나다. ‘대한민국의 전형적인 아이’로서의 이야기를 쓴 것 같아 ‘코리안 키드’라는 제목을 붙였다.

10. 어떤 아픔이 있었는지?
짱유: 나의 유년시절은 트라우마였다. 부모님이 일찍 이혼했고,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어머니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사촌들 집에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자랐다. 20대 초반까지는 암울했는데 음악으로 해소했다.

10. 4번 트랙 ‘NABi’의 가사에서도 ‘Mommy’와 ‘화목한 가정’에 대한 내용이 있다.
짱유: 앨범을 듣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마음을 심어주고 싶었다. 나는 어머니가 없이도 잘 컸고, 긍정적으로 잘 버텨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NABi’를 포함해 이번 앨범의 수록곡들을 들을 때 ‘짱유도 아무것도 없는 사람인데 여기까지 왔네. 나도 충분히 할 수 있다’란 마음이 생기도록 하고 싶었다. 고등학생 때 랩을 했던 영상을 유튜브에서 삭제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흑역사’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자신이 삶의 주체가 돼서 열심히 활동하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틀을 깨는 음악을 보여주는 짱유. / 사진제공=라이언하트
틀을 깨는 음악을 보여주는 짱유. / 사진제공=라이언하트
10. 오랜만에 솔로 정규 2집을 발매하는 기분도 남다를 것 같다.
짱유: 다음 앨범을 빨리 내고 싶다.(웃음) 형태는 싱글이 될 수도, 또 다른 정규 앨범이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나를 위한 음악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이번 앨범부터는 대중과 좀 더 많이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다.

10. 정규 앨범인데도 타이틀곡이 없다는 점이 독특하다.
짱유: 감상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해석할 수 있는 열린 결말을 좋아한다. 타이틀곡을 정하게 되면 아무래도 그 곡에 주목하게 되고 나머지는 사라지는 음악이 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의 어떤 곡이든 듣는 사람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트랙이 타이틀곡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10. 지금까지의 음악에서는 거칠고 기이하다고도 할 수 있는 세계관이 느껴졌다. 음악을 만들고 발매할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갖는지 궁금하다.
짱유: 나는 앨범을 낼 때마다 다른 사람이다. 항상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서 음악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의 순간순간마다 느꼈던 슬픈 감정이나 분노를 담아낸 곡이나 앨범도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행복밖에 없다.(웃음) 앞으로는 행복한 감정을 담은 음악을 더 많이 선보이게 될 것 같다.

짱유의 ‘KOKI7’에 수록된 곡 ‘Kiss My Mouth’ 뮤직비디오 티저. / 사진제공=라이언하트
짱유의 ‘KOKI7’에 수록된 곡 ‘Kiss My Mouth’ 뮤직비디오 티저. / 사진제공=라이언하트
10. 이번 앨범에는 와비사비룸의 멤버이자 그룹 ‘히피는 집시였다’의 멤버 제이플로(JFlow)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작업은 어땠는지?
짱유: 제이플로 형과는 고등학생 때부터 알던 사이라 “비트 좀 줘봐요”라고 편하게 얘기했다.(웃음) 비트를 많이 보내주길래 23곡 중에서 7곡만 골라서 이번 앨범에 넣은 것이다. 노래 자체는 대부분 3~4년 전에 만들었고, 이번 앨범은 정말 자신있게 완성된 것 같아 투자자와 회사를 찾아다녔다. 이전까지도 스스로 음악을 만들고 유통까지 해봤기 때문에 1인 기획사도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KOKI7’은 대중적으로 더 소통할 수 있을 것 같아 자신감있게 회사를 찾았고, 라이언하트와 인연을 맺게 됐다.

10. 솔로 활동과 와비사비룸 활동은 병행하나?
짱유: 같이 갈 것이다. 와비사비룸으로서 EP ‘VIBE’(2017)를 발매한 후 멤버들 모두 각자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는 개인의 시간을 많이 보냈고 서로 더 단단해졌으니 좋은 소식을 팬들에게 들려줄 수 있을 것 같다. 셋이 뭉치면 더 폭발적인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10. 지금까지 음악을 혼자 유통해보고, 반응이 기대만큼 미치지 않았을 때는 어려운 점도 있었을 텐데 그때 어떤 생각을 했나?
짱유: 나는 항상 자신있었다. 설령 앨범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더라도 ‘나는 아직 그릇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당장 될 수가 없는 사람, 내 그릇에 무언가를 담으려면 많은 것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노력도 많이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스물 다섯 살까지는 랩을 늘 열 시간 이상 연습했다. 목이 많이 상하긴 했지만 그만큼 노력하고 스스로를 믿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 나는 말하는 것보다 행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항상 행동으로 보여주면 언젠가는 알지 않을까.(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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