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안투라지
안투라지
요란했던 첫 등장과 다르게 쓸쓸하게 퇴장했다. ‘안투라지’가 용두사미 드라마로 남게 됐다.

24일 tvN ‘안투라지’(극본 서재원 권소라, 연출 장영우)가 종영했다. ‘안투라지’는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차영빈(서강준)과 그를 톱스타로 만드는데 올인한 매니지먼트 대표 김은갑(조진웅), 그리고 차영빈의 친구들인 차준(이광수)·이호진(박정민)·거북(이동휘)의 연예계 일상을 담은 특별한 케미스토리를 그렸다.

‘안투라지’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동명의 미드를 세계 최초 리메이크한 작품이자 ‘시그널’로 대세 배우에 등극한 조진웅과 서강준·박정민·이광수·이동휘 등 현재 연예계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연예계를 다루는 만큼 첫 회부터 하정우, 김태리, 박찬욱 감독, 아이오아이 등 대세 스타들이 카메오로 총출동했다. 16회 동안 67명의 카메오가 출연연했다.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는 건 한순간이었다. 1회 2.264%(닐슨코리아 케이블플랫폼 가구 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한 드라마는 2회 1.162%로 반토막이 났고, 6회에서는 0.617%의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라마는 방영 내내 1% 언저리를 왔다 갔다 했다. 시청률이 낮아도 시청자들의 호평이 있는 드라마가 있지만 ‘안투라지’는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었다. 드라마는 제목을 이용해 ‘망투라지’라는 오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안투라지’는 어쩌다 이런 참담함 결과를 얻게 된 걸까?

tvN ‘안투라지’ / 사진제공=CJ E&M
tvN ‘안투라지’ / 사진제공=CJ E&M
먼저 빈약한 스토리를 들을 수 있다. 드라마는 차영빈이 톱스타로 성장하는 모습과 연예계의 적나라한 일상 그리고 친구들과의 우정을 강조했지만 16회 내내 차영빈이 차기작인 ‘왜란종결자’와 ‘임화수’를 두고 고민하는 모습과 이기적이고, 철딱서니 없는 행동으로 트러블을 일으키는 내용이 주가 됐다.

이를 수습하는 건 매니지먼트 대표 김은갑(조진웅)과 매니저 이호진(박정민)이었다. 두 사람이 차영빈을 위해 노력하는 것과 다르게 그는 여자친구 안소희(안소희) 때문에 스케줄을 멋대로 바꾸고, 영화 출연을 번복했다. 주인공이 응석받이로만 느껴졌다. 차영빈과 이호진 옆에서 끊임없이 장난을 치거나 음담패설만 하는 차준(이광수)과 거북(이동휘) 역시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감초 역할마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연예계 일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했지만 드라마는 연예계의 이면보다는 시도 때도 없이 붙어 다니는 차영빈·이호진·차준·거북의 화려한 삶에 초점이 더 맞춰져 있는 듯했다. 캐스팅 뒷이야기, 제작사의 횡포, 스타들의 비밀 연애 등 ‘안투라지’가 접근한 연예계의 일상은 그간 드라마에서 쉽게 접해왔고 예측 가능한 수준이었다. 단조로운 스토리와 달리 화려한 카메오 군단의 출연은 산만하게만 느껴졌다. 별 비중 없이 주인공들과 수다만 떨고 사라지는 카메오는, ‘안투라지’가 카메오를 위한 드라마라는 인상을 안겼다.

원작은 마약, 폭력, 성생활 등 높은 수위를 특징으로 한다. 그러나 이를 그대로 따를 수 없어 수위 조절을 했으나 맥락 없이 펼쳐지는 저급한 대사들은 오히려 불편을 초래했다.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대사만 야하며 수위마저도 어정쩡했다.

‘안투라지’는 화려했다. 그러나 알맹이가 없었다. 기대작의 초라한 퇴장에는 분명 이유가 있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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