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마스터’ 스틸컷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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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는 현실을 반영했다. 악은 마음껏 날뛴다. 악행을 저질러도 죄책감 따위는 없다. 그의 모습을 보면 최근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여러 범죄자들이 떠오른다. 올곧은 의지의 경찰은 악의 뒤를 쫓는다. 당연한 일을 하는 그의 모습은 오히려 현실과 닮아 있지 않아 아이러니를 안긴다.

‘마스터’는 조 단위 사기 사건을 배경으로 경찰과 사기꾼 그의 브레인의 두뇌 싸움을 그리는 영화다. “마음만 먹으면 하느님도 속일 수 있다”고 단언하는 사기범 진현필(이병헌)은 화려한 언변과 정관계를 넘나드는 인맥으로 금융사기를 자행한다. 그는 ‘뇌물 장부’로 권력층을 주무른다. 그의 곁에는 억 단위에서 끝날 사기를 조 단위로 점프시킨 천재 컴퓨터 프로그램 전문가인 박장군(김우빈)이 있다.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강동원)은 ‘썩은 머리 이번에 싹 다 잘라낸다’는 신념으로 진현필은 물론 그의 배후 세력까지 정조준한다.

‘마스터’ 스틸컷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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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현필은 희대의 사기꾼인 조희팔의 초성을 따온 인물이다. 조희팔은 의료기기 렌탈 사기로 약 3만여 명으로부터 5조원 이상의 사기를 치고 해외로 도망쳤다. 영화 속 진현필은 조희팔과 비슷한 궤도를 걷는다. 그러나 판타지는 여기서 나온다. 조희팔은 공식적으로 죽은 인물이다. 검찰은 지난 6월 그를 사망했다고 판단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영화는 진현필을 잡기 위해 끝까지 달린다. 김재명은 포기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에 저 같은 미친놈도 하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지금 우리 시대가 원하는 강직한 공무원의 모습이다. 때문에 ‘마스터’는 현실과 닮았지만, 또 닮지 않았다. 수많은 피해자들이 그저 피해자로만 남는 현실과 달리 영화는 통쾌한 한방이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마스터’는 ‘범죄 오락 액션’이라는 장르에 충실한 작품이다. 지능적 범죄와 서로를 속고 속이는 두뇌 싸움과 이국적인 필리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총격신과 카체이싱은 경쾌하다. 그런데 어느 것 하나 새롭지 않다. 영화 ‘베테랑’, ‘내부자들’이 연상된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이유다. 진현필과 김재명 사이를 줄다리기하는 박장군으로 승부수를 띄었으나 이 마저도 한국 범죄 오락 액션의 공식을 충실하게 따른다. 권선징악이라는 뚜렷한 주제 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143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서는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전작인 ‘감시자들’을 통해 경찰 내 특수조직 감시반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내세웠던 조의석 감독인 만큼 아쉬움은 짙다.

‘마스터’ 스틸컷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스터’ 스틸컷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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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강동원·김우빈 등 40대, 30대, 20대를 대표하는 남배우들의 연기열전은 주목할 만하다. 흡사 교주를 연상시키는 사기꾼 역의 이병헌은 그야말로 팔색조 매력을 뽐낸다. 강동원은 우직하면서도 강직하게 내달리며 그간의 모습과는 다른 결의 연기를 펼친다. 김우빈은 이병헌과 강동원 사이를 오가며 여우같은 연기를 펼치며 영화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오는 21일 개봉. 러닝타임 143분.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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