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판도라’,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마스터’ 포스터 / 사진=NEW, 롯데, CJ 제공
‘판도라’,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마스터’ 포스터 / 사진=NEW, 롯데, CJ 제공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CJ E&M(이하 CJ), 롯데엔터테인먼트(이하 롯데) 등 국내 대형 배급사들이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연말 시즌에 맞춰 대작들을 공개한다. 현실과 꼭 닮은 재난물부터 범죄오락물, 해외 유명 소설의 영화화 등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붙들 예정이다. 월트디즈니코리아, 이십세기폭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등 해외 배급사들의 거센 공습 가운데, 이들이 선보이는 작품의 흥행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NEW는 7일 ‘판도라’(감독 박정우)를 내놓는다. 제작비 155억 규모의 국내 최초 원전을 소재로 한 재난 블록버스터로 강진 이후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작품 기획부터 개봉까지 무려 4년이 넘게 걸리면서 ‘외압’으로 개봉이 미뤄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실제 영화는 재난 발생 뒤 컨트롤 타워의 부재와 무능력한 대통령, 정부의 언론통제 등 현실과 꼭 닮아있다.

NEW는 ‘부산행’(7월 20일 개봉)으로 올해 유일하게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그간의 부진을 씻었으나 ‘판도라’의 성적이 받쳐줘야 한다. 주식시장은 ‘판도라’ 개봉과 함께 NEW의 주가 상승을 예측하고 있다. ‘판도라’가 ‘부산행’을 잇는 재난형 블록버스터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을 것이라는 평가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판도라’가 ‘부산행’처럼 관객 1000만명을 동원하면 66억원 흑자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14일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감독 홍지영)로 판타지 멜로를 선보인다. 영화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남자가 30년 전의 자신과 만나, 평생 후회하고 있던 한 사건을 바꾸려 하는 타임슬립물이다. ‘키친’, ‘결혼전야’ 등을 통해 감성적인 연출을 인정받은 홍지영 감독과 김윤석과 변요한의 2인 1역 연기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판도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마스터’ 스틸컷 / 사진=NEW, 롯데, CJ 제공
‘판도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마스터’ 스틸컷 / 사진=NEW, 롯데, CJ 제공
롯데는 지난 2년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충무로 빅4의 투자배급사로써 자존심을 구겼지만 올해 ‘덕혜옹주’(8월 3일)로 체면치례를 했다. ‘덕혜옹주’는 롯데가 2014년 11월 개봉한 ‘기술자들’ 이후 약 2년여 만에 배출한 흑자영화다. 그렇지만 최근 야심차게 선보인 톰 크루즈 주연의 ‘잭 리처: 네버 고 백’이 생각보다 반응이 없으면서 ‘당신, 거기있어줄래요’의 흥행이 절실한 상황이다.

CJ는 이병헌·강동원·김우빈을 앞세운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를 21일 공개한다. 영화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인 조 단위의 사기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와 사기꾼들의 속고 속이는 추격전을 그린다. 주연배우들 외에도 오달수·엄지원·진경 등 초호화 멀티 캐스팅을 자랑한다. 여기에 서울 도심은 물론 필리핀 마닐라 로케이션 등 화려한 볼거리를 추가했다.

국내 최대 배급사로 부동의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CJ E&M은 상반기 월트디즈니코리아와 이십세기폭스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하반기에 선보인 ‘고산자, 대동여지도’와 ‘아수라’ 역시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체면을 구겼으나 11월 24일 개봉한 ‘형’이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기록하며 희망을 봤다. CJ E&M은 올해 마지막 카드인 ‘마스터’로 시장점유율 1위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한 영화 제작 관계자는 “NEW는 올해 ‘부산행’ 외에는 대박 작품이 없었다. CJ와 롯데 역시 마찬가지다. 때문에 이들이 연말에 공개하는 작품들의 흥행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라며 “세 배급사가 각기 다른 매력의 장르를 선보이는 만큼 침체돼있는 한국 영화계에 활력을 안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말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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