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영화 ‘작은형’ 포스터/사진제공=파인스토리
영화 ‘작은형’ 포스터/사진제공=파인스토리
제목만 봤을 때는 어느 훈훈한 형제의 이야기라고 착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영화 ‘작은형’에는 훈훈한 형제보다는 심하게 찌질하고, 심하게 현실적인 형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영화 ‘작은형’(감독 심광진)은 사기 1단 허세만 부리는 막내 동현(전석호)과 아이큐 48에 지적장애를 가진 작은형 동근(진용욱)의 1억 통장 스캔들을 다룬 휴먼 드라마다.

부동산 사기로 ‘빵’에 다녀온 동현은 자신이 사기를 쳤던 사채업자에게 돈을 갚지 못해 신장을 강제 이식해줄 위기에 처했다. 동현은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해볼 방안을 찾다가 7년전에 마지막으로 봤던 작은형 동근을 떠올리고 그를 찾아가게 된다. 동현은 처음에는 자신의 신장 대신 동근의 신장을 사채업자에게 넘겨주려 동근을 설득하지만 쉽지 않다.

감옥에서 나와서 오갈 데 없던 신세인 동현은 동근의 집에서 눌러앉게 된다. 그리고 동현은 그곳에서 형 동근과 같이 살고 있던 시작 장애인 선우, 다운증후군에 걸린 재진을 만난다. 초반에 동현은 선우와 재진을 편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생각 없이 말을 내뱉고, 재진이 저금통에 모아둔 돈을 훔치기도 한다. 그리고 작은형에게 1억 통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동현은 그 돈을 털기 위한 좌충우돌 기획 동거를 시작한다.

동현 역을 맡은 전석호는, 이번 영화에서 지질 연기의 정점을 찍는다고 할 수 있다. 아이큐 48 형의 등을 처먹으려 호시탐탐 노리며 빈틈 많은 사기꾼 기질을 발휘하는 동현을 보고 있자면 연기인기 실제인지 헷갈리기까지 한다. 또한, 지적 장애를 가진 동근 역을 연기하는 진용옥은 끝까지 동생 동현을 생각하며, 희생도 마다치 않는 작은형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전석호와 현실 형제 같은 케미를 완성했다.

막장 인생을 살던 동현이 본인보다 자신을 더 위하는 형과 비록 몸은 불편할지라도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다른 사람을 위할 줄 아는 선우, 재진을 만나 변화하는 과정은 이 영화에서 주된 내용이 되는 것과 동시에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의 후반부, 동현-동근 형제에게 한 차례 위기가 닥치기도 하지만 그 또한 두 사람답게 해쳐가며 마지막에는 끈끈한 형제애까지 느끼게 한다.

지난 18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작은 형’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전석호는 자신이 맡은 동현 역에 대해 “비장애인으로서 또 다른 장애를 가진 인물이다. 육체적 장애가 아닌 또 다른 장애다”라고 설명했다. 어쩌면 영화 ‘작은형’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오는 30일 개봉 예정.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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