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배우 문근영(왼), 박정민/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문근영(왼), 박정민/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로미오와 줄리엣’이 무대에 오른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연극으로, 최대한 원작의 맛을 살려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손에서 탄생한 이래, 시대와 국적을 불문하고 오페라, 발레, 연극,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의 장르를 뛰어 넘어 수없이 변용된 작품인 만큼 리메이크작의 수상 기록이나 역사를 논하는 의미를 초월한 세기의 로맨스이다.

셰익스피어의 서거 400주년을 기념해 국내 무대에도 오르며, 양정웅 연출과 섬세한 무대 디자인으로 정평이 난 정승호 무대 디자이너가 손을 잡았다. 뿐만 아니라 줄리엣은 문근영이, 로미오는 박정민이 각각 맡아 호흡을 맞춘다.

드라마와 영화 등 다수의 작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지만, 연극 무대에서는 또 어떤 매력을 발산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박정민은 영화 ‘동주’와 최근 방영을 시작한 tvN ‘안투라지’까지 ‘대세’ 배우로 거듭나, 지켜보는 눈이 더 많다.

개막 전부터 두 사람이 담긴 포스터만으로 이목을 확실히 사로잡았고, 대중들의 관심과 기대를 고스란히 입증했다.

출중한 연기력을 갖춘, 게다가 숱한 연극 무대를 경험한 배우들도 다수 출연을 결정했다. 장르를 초월하며 활약 중인 손병호, 최근 드라마를 통해 ‘신스틸러’라는 수식어를 얻은 서이숙, 배해선 등이 그 주인공. 이 밖에도 김호영, 이현균, 양승리, 김찬호, 김성철 등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완성한다.

지난 14일 제작발표회를 열고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양정웅 연출, 문근영과 박정민을 비롯해 출연 배우들이 참석해 작품 소개에 나섰다.

양정웅 연출은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흥행한 걸작으로 꼽힌다. 희극과 비극의 요소가 모두 들어있는 작품인 만큼 두 가지를 잘 살려서 운명과 사랑, 희·비극을 담아낼 것”이라고 설명했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인 언어적인 부분을 많이 살리려고 했다”고 밝혔다.

양 연출은 또 “지금까지 해온 작품 중 이렇게 원작을 충실하게 담아낸 작품은 없었을 정도로, 셰익스피어의 것을 고스란히 표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원캐스트로 진행될 박정민, 문근영의 연기 호흡 역시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큰 요소 중 하나다.

박정민, 문근영/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정민, 문근영/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정민은 “저의 배우 인생에 로미오가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많은 배우들과 호흡하며 배우고, 즐겁게 하고 있다”며 “좋은 공연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로미로를 현실 공간으로 데려오려고 노력하고 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인물을 땅으로 끌어내리려고 애쓴다”고 자신만의 해석 방향을 밝혔다.

‘클로저’에 이어 약 6년 만에 연극 무대를 다시 찾은 문근영은 “걱정이 크기도 하지만, 좋은 선배님들과 호흡하면서 배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과거 ‘클로저’를 통해 좋은 추억을 많이 쌓은 만큼, 다시 한번 그때처럼 좋은 시간이 될 수 있길 기도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줄리엣으로 분하는 그는 “원작에 충실하고 셰익스피어의 언어가 지닌 맛을 전달하고자 하기 때문에 말들이 어렵다”며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쉽고 편안하게 전할 수 있을까 연구,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발표회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배우들의 열망과 애정, 그리고 끈끈함이 묻어났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주역들/사진=텐아시아DB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주역들/사진=텐아시아DB
양정웅 연출 역시 이 같은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최강의 팀인 것 같다. 영국의 한 연출가가 쓴 책에 ‘연출을 하지 않을수록 잘하는 것’이란 말이 떠오른다. 모든 배우들이 매력 있고, 집요하고 근성과 욕심이 있기 때문에 나는 그저 지휘자처럼 셰익스피어의 대본과 배우들의 재능을 맞춰주면 될 뿐”이라고 말했다.

연극으로 재탄생되는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은 가장 셰익스피어에 가까우면서도, 또 배우들의 개성에 따른 신선함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병호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꼭 봐야 하는 이유로 “셰익스피어가 서거 400년이 된 현재까지도 회자, 공연되는 이유는 분명 있다. 인간에게는 꼭 필요한 사랑을 누구보다 멋진 말로 전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셰익스피어의 존재 이유를 이 연극을 통해 얻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12월 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 오는 2017년 1월 15일까지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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