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한국판 ‘수상한 그녀'(왼쪽) 포스터와 중국·일본·태국·베트남 포스터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한국판 ‘수상한 그녀'(왼쪽) 포스터와 중국·일본·태국·베트남 포스터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수상한 그녀’가 세계 최대 영화 시장인 미국 본토에 상륙한다.

CJ E&M은 7일, 미국 제작사 ‘타일러 페리 스튜디오 34th 스트리트 필름(Tyler Perry Studios’ 34th Street Films)’, ‘3pas 스튜디오(3Pas Studios)’와 각각 손잡고, 수상한 그녀의 영어 버전과 스페인어 버전을 공동 제작키로 했다고 밝혔다. 오는 2018년 개봉을 목표로 철저한 현지화 과정을 거치면서 시나리오 개발과 캐스팅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영화 ‘수상한 그녀’는 한국어·중국어·베트남어·일본어·태국어·인도네시아어·영어·스페인어 등 총 8개 언어로 제작되는 세계 최초 영화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CJ E&M과 한-미 합작 프로젝트를 위해 손잡게 된 ‘타일러 페리 스튜디오 34th 스트리트 필름’과 ‘3pas 스튜디오’는 가족 코미디 영화로 미국 현지서 꾸준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유력 제작사다. 이중 영어 버전은 영화 제작자·감독·작가 및 배우로 유명한 ‘타일러 페리’가 만든 ‘타일러 페리 스튜디오 34th 스트리트 필름’이 맡는다. 이곳은 아카데미 후보작 ‘프레셔스’, 현재 미국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는 ‘마데아: 할로윈’을 비롯해 ‘마디아 감옥에 가다’, ‘마디아: 증인보호프로그램’ 등을 제작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CJ E&M 관계자는 “영어 버전 ‘수상한 그녀’를 위한 제작 파트너로 타일러 페리 스튜디오만한 적임자를 찾을 수 없었다”며 “가족간의 유대감이 녹여져 있는 코미디에 강점을 가진 제작사라는 점에서 영어 버전으로도 훌륭한 작품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페인어 버전은 코미디 배우이자 감독인 유지니오 델베즈(Eugenio Derbez)의 제작사 ‘3Pas 스튜디오’가 제작하고 현지 배급은 판텔리온 필름(Pantelion Films)이 맡아 진행한다. 제작사 3Pas 스튜디오는 ‘사랑해, 매기’로 미국 개봉 외국어 영화 중 역대 4위의 극장 매출을 기록하는 등 미국 내 히스패닉 관객들과 멕시코 등 중남미 관객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제작사다. 배급을 맡은 판텔리온 필름은 미국 대형 배급사 라인온스게이트(Lionsgate)의 자회사로 미국 유일의 스페니쉬 영화 전문 배급사. ‘스페인어 버전 수상한 그녀’가 미국 내 히스패닉 사회뿐만 아니라 멕시코 등 중남미 시장까지 소개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CJ E&M 영화사업부문 임명균 글로벌비즈니스 팀장은 “한 가지 소스를 가지고 나라별로 현지화를 시켜가며 글로벌 진출을 꾀하는 방식은 할리우드에서도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전략이기 때문에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에서도 CJ E&M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상한 그녀’ 미국 버전은 가족간의 유대감을 중요시하는 각각의 커뮤니티 정서에 맞게 두 가지 언어로 현지화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밝혔다.

2014년 1월 한국에서 865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수상한 그녀’는 한-중 합작영화 ‘20세여 다시 한 번’으로 다시 만들어져 3.65억 위안(한화 약 605억원)의 박스오피스 매출을 올리며 역대 한-중 합작영화 흥행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또, 베트남에서는 ‘내가 니 할매다’라는 제목의 한-베트남 합작영화로 만들어져 역대 베트남 자국 영화 흥행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한-일 합작영화로 일본에서 개봉된 데 이어 오는 11월 한-태국 합작영화로 태국 현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재 촬영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 개봉을 준비 중이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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