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김건모, 허지웅, 박수홍 / 사진=SBS ‘미운우리새끼’ 캡처
김건모, 허지웅, 박수홍 / 사진=SBS ‘미운우리새끼’ 캡처
‘미운우리새끼’는 어머니들의 존재가 빛나는 예능이다. 생후 600개월에 가까워진 늙은 아들을 보며 연신 “귀엽다”를 연발하거나 서로의 아들을 디스하며 은근한 신경전을 펼치는 등의 솔직한 리액션들은 시청자를 푹 빠져들게 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SBS 새 예능프로그램 ‘다시 쓰는 육아일기-미운우리새끼'(이하 미운우리새끼)에서는 김건모·허지웅·박수홍의 일상과 이를 VCR로 지켜보는 엄마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미운우리새끼’는 홀로 지내는 아들의 일상 생활을 VCR로 관찰하는 어머니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프로그램이다.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잔소리를 덧붙이는 현실적인 모습들이 재미를 자아낸다.

앞서 지난 7월 파일럿 방송 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정규 편성돼 이날 첫 방송을 시작했다. 정규 방송에서는 박수홍과 그의 모친이 새롭게 합류했다. 진행은 신동엽, 한혜진, 서장훈이 맡아 엄마들의 입담과 더불어 지루하지 않게 방송을 이끌었다.

이날 김건모는 지난 방송때와 마찬가지로 늦잠과 함께 모닝소주와 모바일 게임으로 하루를 시작해 어머니를 한숨 쉬게 만들었다. 후배 김종민을 불러낸 그는 함께 킥보드를 타며 즐거워하 것도 잠시, 집안 곳곳을 뒤지는 김종민의 행동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 웃음을 안겼다.

허지웅은 갑작스런 세차 계획을 세우고는 갖가지 세차도구를 챙겨 셀프 세차장으로 향했다. 2시간 넘게 외부 세차를 하며 휠 사이사이까지 정성스레 닦아낸 그는 만족감을 드러냈으나, 집으로 가는 길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욕설을 내뱉은 것으로 전해져 어머니를 놀라게 만들었다.

새 멤버 박수홍이 처음 공개한 그의 집은 휑한 거실과 79인치 크기를 자랑하는 대형 TV가 눈에 띄었다. 박수홍은 밥을 먹으면서도, 운동을 하면서도 TV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의 어머니는 “쟤가 어릴 때부터 저랬다. 집에서도 저렇게 하루 종일 TV를 보며 지낸다”고 설명했다.

세 사람의 각각 다른 VCR을 보는 재미와 함께 장면마다 한 마디씩 보태는 어머니들의 입담이 ‘미운우리새끼’의 주요 재미 요소였다. 어머니들은 혼자 라면을 끓여먹는 아들의 모습에 걱정을 가득 담아 잔소리를 했고, 혼자 TV를 보고 누워서 자는 모습에선 “귀엽다. 아기 같아”를 연발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네 어머니들은 술로 시작되는 김건모의 일상과 먼지에 집착하는 허지웅, 정신 산만한 박수홍의 모습이 그려질 땐 서로의 아들들에 “문제가 있다”며 혀를 차 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등 이전에 없던 색다른 재미로 시선을 붙들었다.

세 MC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19금 농담의 강자 신동엽을 주축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혜진의 멘트, 유난히 깔끔을 떠는 허지웅을 보며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는 서장훈의 입담도 폭소를 유발했다.

‘미운우리새끼’는 파일럿 방송 당시 동시간대 예능 프로 중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바 있어 금요일 정규 편성된 뒤의 시청률 성적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방송 말미 그려진 다음주 방송분에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세 사람의 일상이 예고돼 흥미를 더했다.

정규 편성 전 우려된 소재의 한게 문제도 극복한 듯 보였다. 친구들과 만나는 모습,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하는 모습 등 평범한 일상에도 신기해하고 웃음을 터뜨리는 어머니들의 반응 덕분이다. 어머니들의 시선에 초점을 맞춘다면 반응을 이끌어 낼만한 소재는 무궁무진해 보였다.

확고한 방향성과 보여주고자 하는 바가 뚜렷한 만큼 ‘미운우리새끼’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프로그램이다. SBS는 ‘미운우리새끼’를 통해 잠잠해진 금요 심야 예능 시간대를 되살릴 수 있을까.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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