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굿와이프’ / 사진=방송 화면 캡처
tvN ‘굿와이프’ / 사진=방송 화면 캡처
tvN ‘굿와이프’ 15회 2016년 8월 26일 금요일 오후 8시25분

다섯 줄 요약

서중원(윤계상)의 판사 뇌물 매수 혐의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이태준(유지태). 태준은 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중원에 대한 수사를 밀어붙인다. 김혜경(전도연)은 신입 변호사 시절 맡았었던 의뢰인의 로펌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한다. 당시 의뢰인은 데이비드리(차순배)가 이혼을 조장했다고 주장하지만, 김단(나나)이 의뢰인의 남편과 내연녀가 꾸민 소송 음모를 알아낸다.

리뷰

‘굿와이프’는 등장인물들 하나같이 진실을 말하는 게 맞는지 의심스럽다. 태준은 중원의 판사 뇌물 매수 혐의에 무슨 확신에 차서 수사하는지 그 저의가 상당히 의심스럽다. 주변 사람들은 물론 시청자들이 보기에 태준은 사심이 가득 차서 중원을 수사하는 것 같지만 그는 아니라고 강하게 항변한다. 이 수사의 핵심은 중원이 아니라 뇌물을 받은 판사들이라고. 정말 태준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사심 없이 수사하는 게 맞을까?

태준이 모두가 만류하는 중원 수사에 그리 힘을 쏟는 것을 보면 중원이 정말 잘못한 일이 없을지 그의 말 또한 의심스럽다. 중원은 판사에게 절대 뇌물을 준 적이 없다고 했지만 예고편에서 보여진 정체모를 봉투와 태준의 행태를 보면 실제 죄지은 게 있나 싶다. 어쩌면 태준이 기를 쓰고 중원을 수사하는 건, 자신이 과거 아내 몰래 바람을 핀 것처럼 중원 또한 나와 다를 바 없는 ‘잘못한 일을 한 인간’임을 혜경에게 보여주고 싶어서가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 태준의 수사에는 ‘사심’이 들어간 게 맞다. 태준은 ‘옳은 일을 하기 위해 잘못된 일을 할 때도 있다’는 모순된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검사라 사실상 사심을 배제시키긴 어려울 것이다. 대의(大義)를 위해 작은 것은 희생해도, 사소한 잘못은 저질러도 된다는 소리인데, 여기서 ‘대의’와 ‘작은 잘못’을 나누고 결정짓는데 어떻게 이태준 검사의 개인적 판단과 마음이 안 들어갈 수 있겠는가?

태준과 중원뿐 아니다. ‘굿와이프’는 대다수 인물들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게 하는데 이번엔 혜경의 기억조차 의심하게 만든다. 데이비드리와 김단이 과거 이혼 소송 사건 당시 유흥주점 여성을 사주하지 않은 게 맞는지, 혜경은 기억대로 이혼 소송 관련 계약서 부칙 조항에 제대로 사인한 건지 끊임없이 사람들이 내뱉은 말은 어디까지가 진실일지 궁금증이 돋게 한다. 그리고 지금 내가 진실이라 믿고 말하는 것, 내가 떠올린 기억조차도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깨달음도 함께 가지게 하면서.

혜경은 확실하지 않은 기억대신 결정적인 증거를 들이밀어 로펌 소송의 판도를 뒤집지만, 자신이 태준을 버리고 중원을 선택한 데 대한 큰 책임이 따를 전망이다. 혜경은 로펌 소송에서 과거 의뢰인이었지만 지금은 소송자인 정유정에게 “스스로 한 선택(과거 이혼을 선택한 것)에 책임져야 한다. 책임이 없다면 다음도 없다.”라고 딱 잘라 말한다. 그녀가 말한 대로 혜경은 중원을 선택한 데 대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혜경이 중원의 변호사가 되기로 결정한 건 태준과 전쟁을 치르겠다는 뜻과 같다. 태준은 싸움에 익숙하고, 옳은 일을 해야 이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겨야 옳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자. 그런 강하디 강한 적수를 상대로 중원은 이기고 싶다며 혜경과의 직진 사랑을 택했다. 중원이 내 인생 가장 잘한 결정이 혜경과의 사랑이라는데 혜경·중원이 태준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중원의 판사 뇌물 수수 혐의의 진실은 무엇일까? 마지막 회를 앞두고도 ‘굿와이프’의 등장인물들 진실은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워 흥미롭다.

수다포인트

– 굿와이프 시즌2 갑시다! 이런 배우들의 조합은 어디에서 다시 볼 수 있겠습니까?
– 웁스 변호사, 분유값 변호사,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속물 변호사들.
– 오늘도 나나가 사건 해결 클리어!
– 물질만능주의보다 무서운 나나만능주의. 나나에게 의존해도 너무 의존하는 로펌. 나나가 없으면 망할 것 같은 로펌.

이윤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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