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MBC ‘가화만사성’ 김소연 / 사진제공=MBC 방송화면
MBC ‘가화만사성’ 김소연 / 사진제공=MBC 방송화면
‘가화만사성’ 봉해령에게도, 배우 김소연에게도 꽃길 걸을 일만 남았다.

지난 21일 MBC 주말극 ‘가화만사성’이 51회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 방송에서 서지건(이상우)은 힘들어하는 봉해령(김소연)을 위해 잠시 이별을 택했다. 서지건이 한국을 떠나고 전 남편 유현기(이필모)는 어머니와 해외 여행 중 생을 마감했다. 봉해령은 1년의 시간을 다시 홀로 보내야 했다.

1년 뒤 봉해령은 귀국한 서지건과 재회했다. 자신을 기다렸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이번엔 안 놓칠 것”이라면서 편안히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침내 봉해령이 행복해졌으나, 여전히 잔인한 구석이 느껴지는 결말이 아닐 수 없다. 아들에 이어 전 남편까지 하늘로 먼저 떠나보내게 된 봉해령의 앞에, 서지건과 함께 하는 미래만큼은 제발 꽃길로만 펼쳐지길 바랄 뿐이다. 더불어 51회 동안 녹록치 않은 모성애 연기로 눈물샘이 마를 날 없던 배우 김소연에게도.

김소연은 ‘가화만사성’에서 처음으로 모성애 연기에 도전했다. 극 중 봉해령은 아들 서진이를 교통사고로 잃고 지울 수 없는 상처를 가슴에 품게 됐다. ‘모성애’에 대한 보다 고차원적인 이해가 필요한 역할이었다.

‘가화만사성’은 봉해령에게 매 순간 가시밭길이었다. 유현기의 외도로 이혼하고 서지건과 새 사랑을 시작하자 유현기가 시한부가 돼 나타나더니, 또 서지건이 과거 서진이의 수술을 맡았던 의사임이 밝혀지며 봉해령을 혼돈에 빠뜨렸다.

김소연은 바람 잘 날 없는 봉해령의 인생을 절절한 감정 연기로 표현했다. 그의 눈물 연기 중에는 대본에 없던 장면도 많았다. 모두 김소연이 봉해령이라는 인물에 온전히 몰입했기에 가능한 연기였다. 김소연은 “나중에는 서진이라는 이름만 생각해도 목이 매이더라”고 설명했다.

과거 ‘이브의 모든 것’에서 도시적인 외모로 악녀의 진수를 보여주며 얼굴을 알린 김소연은 2009년 ‘아이리스’를 시작으로, ‘검사 프린세스’, ‘로맨스가 필요해’, ‘순정에 반하다’ 등의 작품을 통해 액션 퀸·로코 퀸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그리고 ‘가화만사성’을 통해 배우로서 다시 한 번 성장했다. 이른바 ‘차도녀’를 연상케 하던 이국적인 외모를 넘어서 전 연령층에 ‘착한 여자’라는 인상을 확실히 남기는 데 성공했다. 또 미혼의 여배우로서 상상만으로는 연기하기 어려웠을 모성애 역시 진정성 있게 표현하며 호평을 얻었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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