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 17회 / 사진=방송 화면 캡처
‘닥터스’ 17회 / 사진=방송 화면 캡처
SBS ‘닥터스’ 172016815일 월요일 오후 10

다섯 줄 요약

유혜정(박신혜)은 한 달간 정직 징계를 받고, 병원에서 실신하며 수막종이 모두에게 밝혀진 최강수(김민석)는 홍지홍(김래원)에게 수술을 받는다. 혜정은 지홍이 얻어낸 강말순(김영애)의 수술 마취기록을 가지고 진명훈(엄효섭)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받길 원하지만 명훈의 영혼 없는 사과는 오히려 혜정의 화를 키운다. 분노한 혜정은 어떻게든 법적으로 명훈을 처벌하려 하지만 방법이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지홍은 혜정이 복수를 그만두길 바란다.

리뷰

할머니 수술의 진실을 알아내겠다는 의지, 어떠한 대가가 아닌 진심어린 사과를 받겠다는 바람은 이제까지 혜정의 삶을 지탱해온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진실은 그저 과실이었다는 말로, 진심은커녕 마음 한 자락도 담겨있지 않는 텅 빈 사과로 돌아왔다. 그런 혜정이 분노하지 않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두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는가. 하지만 지홍은 혜정이 지금을 살기를, 오늘이 행복하기를, 그것이 할머니의 마음일 것이라고 말한다. 진실을 알고도 달라지지 않는 현실, 자신의 뜻을 가로막는 것 같은 지홍. 힘을 잃고, 길을 잃은 혜정은 어떤 방법으로 앞으로 나아가게 될 것인가.

김치현(진선규)의 변심으로 혜정이 수술의 진실에 가까워지고 가벼워지나 했던 기대와 달리 반대로 흘러가고, 진원장의 반응은 결국 혜정과 지홍의 의견 대립까지 이어진다. 반면, 굉장히 슬픈 전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강수의 수막종 에피소드는 병의 무거움에 비해 다소 힘을 빼고 그려졌다. 그동안의 구박에 미안해하고 심난한 강경준(김강현)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신경외과 의사들다운 반응, 판단, 신속한 대처를 보여주었다. 그런 행동은 강수의 손을 잡고 하나같이 눈물을 쏙 뺄 것 같았던 전개를 예상한 이들의 뒤통수를 친다. 하지만 수술을 앞두고도 유쾌했던 강수가 직접 자신의 머리카락을 밀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눌러두었던 모두의 감정을 한꺼번에 모아서 터트리는 만큼 큰 슬픔을 안겨준다.

수술 마취기록을 통해, 그 당시 집도의였던 진원장이 잘못된 판단을 했음을 추측한 혜정은 드디어 진원장에게 발톱을 드러내지만, 혜정의 말처럼 영혼 없는 사과만이 돌아온다. 진원장의 태연하고도 비아냥대는 태도는 혜정뿐만 아니라 시청자 모두의 분노를 끓게 한다. 진원장의 얄미운 말들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혜정에게 완벽하게 감정 이입하게 했으며, 그 뒤 어떻게든 진원장의 죗값을 묻고픈 혜정의 노력과 심정을 공감하게 했다. 하지만 혜정이 지금의 삶을 살며,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기에 복수나 응징에 혜정이 힘을 쏟지 않길 바라는 지홍의 마음 역시 이해할 수 있다.

최근 몇 회 동안 전개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카메오의 등장이 없었던 이번 회는 원래의 등장인물들의 스토리와 심리 묘사에 집중하며 ‘닥터스’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다. 그 누구의 마음에도 치우치지 않으며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심리를 표현, 더할 나위 없는 전개를 보여줬다. 할머니 수술의 진실과 복수를 위한 혜정과 지홍의 의견 차이, 조금씩 흔들리는 것 같은 진서우(이성경)의 마음, 게다가 혜정을 향해 여전히 멋있게 혼자 사랑 중인 정윤도(윤균상)의 마음까지. 그들의 마음을 다 이해하게 만들고 있기에 누구의 편을 드는 것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

수다 포인트

-얼 두 시간이 넘는 수술을 끝내고, 여자 친구의 울음 섞인 목소리에 한달음에 달려가는 지홍쌤은 사랑입니다.

-진원장의 얄미움은 이번 회에서 역대급!

-강수 수술에서도 뜻밖의 대결 펼친 지홍, 윤도. 윤도는 언제쯤 지홍 쌤 이겨볼 수 있나요!

김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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