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끝사랑①] 김희애X지진희, 통통튀는 중년 로맨스가 시작된다

[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끝에서 두 번째 사랑’ 화면 캡처 / 사진=SBS 제공

애잔한 두 중년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제2의 사춘기를 맞은 40대의 유쾌하지만 고된 삶과 로맨스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30일 첫 방송된 SBS ‘끝에서 두 번째 사랑’(극본 최윤정, 연출 최영훈)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나길 바라는 강민주(김희애)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고상식(지진희)이 악연으로 얽히는 모습이 그려졌다.

강민주는 잘나가는 방송사 책임 프로듀서이자 드라마본부 팀장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는 회사의 만능열쇠다. 그러나 그에게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부터 가슴 뛰는 일 좀 생겼으면 좋겠다”며 친구들과 술잔을 부딪쳤지만 이후 폐경을 의심하며 “여자로서 내 인생의 사랑도 이렇게 끝난 걸까. 나도 모르는 새 마지막 사랑마저 지나쳐 버렸는지 모른다”고 슬픈 속내를 감췄다.

고상식은 우리시 공무원이다. 원리원칙을 지키는 철두철미한 성격이지만 후배에게 “이래서 공무원이 무사안일주의라는 말을 듣는다”는 비난을 받는 처지였다. 쉽게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고상식이지만 난동을 부리는 시민을 제압하다가 다쳐 병원에 갔고, 그곳에서 “인간은 누구나 혼자다. 외롭지 않은 어른은 없다”고 독백했다.

강민주와 고상식은 앞만 보고 달리다가 ‘어쩌다 어른’이 됐다.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살았지만 주위에 아무도 없는 외롭고 씁쓸한 40대 중년이었다.

강민주는 우리시에 드라마 촬영 협조를 위해 고상식에게 메일을 보냈다. 강민주는 ‘한가한 부서’라고 오타를 냈고 이를 본 고상식은 분노했다. 두 사람은 메일로 격렬한 싸움을 벌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드라마 촬영을 위해 우리시에 방문한 강민주는 분수를 보고 뛰어들어 물놀이를 했다. 그곳에 있던 고상식은 화를 내며 막말을 내뱉었고, 강민주는 무안해했다. 이후 촬영 장소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맞붙었지만 강민주가 우리시 부시장 나춘우(문희경)의 허가증을 내밀며 승리의 미소를 보였다.

방송 말미 강민주는 아직 안전점검이 완료되지 않은 번지점프대에서 여배우를 대신해 시범을 보이게 됐다. 강민주는 번지점프를 하다 물속으로 빠졌고, 이를 본 고상식은 망설임 없이 그를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들었다.

김희애와 지진희의 색다른 변신이 돋보였다. 김희애는 진지하고 진중한 모습을 버리고 유쾌하고 코믹한 연기를 펼쳤다. 원리원칙주의자로 꽉 막힌 면모를 보인 지진희 역시 이전에 선보였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그러다가도 두 사람은 40대 중년이 느끼는 애환을 절절하게 그려내며 공감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티격태격하고 만날 때마다 헐뜯기 바빴던 강민주와 고상식이 향후 서로의 삶에 한걸음씩 다가가는 모습을 통해 청춘 로맨스만큼이나 통통 튀는 어른들의 로맨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고하며 기대를 자아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