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애틋하게’ 화면 캡처 / 사진=KBS 제공
‘함부로 애틋하게’ 화면 캡처 / 사진=KBS 제공
KBS2 ‘함부로 애틋하게’ 4회 2016년 7월 14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다큐 촬영을 위해 한껏 꾸미고 나타난 노을(수지)을 인터폰으로 한참 바라보는 신준영(김우빈). 신준영은 노을의 부탁을 못이기는 척 들어주기로 한다. 노을과 남동생을 오래 전부터 보살피는 최지태(임주환)는 아버지를 중심으로 신준영과의 관계가 밝혀지게 된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신준영의 고통은 이제 막 시작됐고, 다큐 촬영 또한 시작이 됐지만 비뚤어진 신준영의 마음을 알리없는 노을은 답답하기만 하다.

리뷰
한껏 꾸미고 나타난 노을(수지)을 바라보는 신준영(김우빈)의 입가에는 자신도 모르는 옅은 미소가 비쳤다. 이렇게 사랑이 조금씩 시작되는 것일까. 하지만 시련과 가혹의 연속인 인생이라면 이 두 남녀를 따라갈 자가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오랜만에 등장한 정통 멜로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던 주인공들의 얽히고설킨 관계가 이제야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미 고등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갔던 신준영과 노을의 관계는 각자의 아버지를 보호하고자 했던 일련의 과정들로 다시 한 번 그려졌다. 최현준(유오성)에게 아버지의 뺑소니 사건 진범을 밝히라는 노을의 울부짖음을 들은 신준영은 자신의 친아버지에게 해가 될까, 노을의 가방을 소매치기 했다. 이때부터 신준영은 자신 때문에 큰 사고를 당한 노을에게 죄책감을 갖게됐다.

신준영과 같은 죄책감으로 노을의 주변을 맴도는 키다리 아저씨 최지태(임주환)는 구멍난 점퍼로 아버지의 과오를 감추고 있었다. 노을에게는 한 없이 따뜻하고 자상한 아저씨지만 원치 않는 정략결혼 상대 윤정은(임주은) 앞에서는 차가운 남자였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신준영과 자신이 이복형제라는 것을 알게 된 최지태는 선한 듯 하면서도 어딘가 어두운 그림자의 얼굴이었다.

노을이 그동안 짊어져야했던 슬픔의 무게는 너무나도 버거워보였다. 아버지의 죽음, 자신의 사고, 직장에서의 해고 등에도 주먹을 불끈 쥐고 울음을 애써 참았다. 보는 이들마저 짠하게 만든 노을은 신준영과의 얄궂은 운명을 예상하지 못한 채 그토록 원하던 다큐 촬영을 시작으로 그와 다시 마주 앉았다.

노을은 하필이면 신준영에게 버킷리스트에 대해 물었다. 이제야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해 시한부 인생을 체감하고 있는 신준영에게 1년 후의 삶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에 신준영은 노을에게 3개월 동안 막 살 것이라고 막무가내로 답하며 “겁나 찐하게 연애하자”는 말을 덧붙였다. 이번에는 법대생 시절에 했던 계약연애와는 다른 차원의 제안이었다. 보는 입장에서는 너무도 가혹한, 3개월 시한부 멜로 인생에 꽃피는 로맨스의 날이 부디 길어지길 기원하는 대목이었다.

수다 포인트
– 한껏 화난 김우빈의 근육이란. 미스트 뿌리는 데 그렇게 화가 났나요. 우리는 보기 좋았지만.
– 휘황찬란하고 치렁치렁한 패션이어도, 말간 얼굴에 목도리만 둘둘 말고 나와도 수지의 꽃미모는 계속해서 빛이 납니다.
– 김우빈의 “내가 가진거 다 줄 수 있는데…”에서 오버랩 된 원빈의 “얼마면 돼! 얼마면 되니!”
– 집 청소 장면에 등장한 김우빈 5명. 실제로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이좋게 나누면 좋을 것 같은데요

최재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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