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디어 마이 프렌즈’ 방송화면 캡처
사진=tvN ‘디어 마이 프렌즈’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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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디어 마이 프렌즈(이하 디마프)’11회 2016년 6월 17일 금요일 오후 8시 30분

다섯줄 요약
처음엔 문정아(나문희)의 가출을 우습게 여기던 김석균(신구)은 며칠이 지나도 정아가 오지 않자, 정아를 찾아가 화를 내고 여행으로 타협해 보려고 한다. 석균은 이성재(주현)와 술을 마시며 하소연을 하다 결국 눈물을 흘린다. 오충남(윤여정)은 박교수(성동일)를 비롯한 젊은 친구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나선다. 본격적으로 어른들에 대한 소설을 쓰기로 한 박완(고현정), 취재를 위해 한데 모은 그들의 이야기는 막장이 따로 없었고, 막장 인생을 있는 그대로 써보기로 한다.

리뷰
지난 회, 이번 회의 제목은 그 이름도 거창한 ‘복수의 칼날을 갈며’였다. 그래서 홀연히 집을 나올 정아와 자신을 그저 돈 많은 호구로 여긴 젊은 교수들을 향한 충남의 복수가 금방이라도 스펙터클하게 펼쳐질 것을 기대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방법으로 다루어질지도 매우 궁금했을 것. 하지만 이어진 이야기는 복수라 하기엔 어딘가 부족한 듯, 기대한 만큼 엄청난 사건을 몰고 오지는 않았다. 심지어 정아는 자신의 행동을 ‘복수’로 보는 완의 말이 마음에 걸려 끝내 완에게 전화를 걸어 말한다. 복수를 하려고 집을 나온 것이 아니라고, 단지 맥주 한 병 편히 먹고 싶었을 뿐이라고. 집을 나온 정아에게 석균이 찾아와 화를 낼 때에도 정아는 석균을 원망하거나 살아온 세월에 화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제 충남의 차례. 가만두지 않겠다고 이를 갈았던 충남이기에 극적으로 통쾌한 순간을 기다려봤다. 교수들에게 산 작품들을 무심하게 여기고 홀대하는 태도를 보인다. 도자기에 화채를 담아오는 충남의 모습은 복수라기보다는 그냥 한 번 놀려보는 정도로만 느껴진다. 이영원(박원숙)을 통해 그들의 작품이 꽤 괜찮은 수준으로 평가받은 것을 확인한 충남. 이미 그녀는 그런 작품을 알아보는 눈을 가지고 있었고, 눈 먼 돈을 쓴 것이 아니라 정말 작품의 가치를 알아봤던 것이 드러나는 순간, 이토록 멋진 충남 이모라서 다행이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그것만으로 이미 충남의 복수는 충분한 듯 했다.

정아의 복수 아닌 복수 역시 자연스레 이루어지고 있었다. 정아의 가출에 꿈쩍도 안하고, 오히려 친구들과 딸들을 부려먹은 석균.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생각하기는커녕, 주변 사람들이 모두 혀를 내두를 만큼 여전히 뻔뻔했다. 정아가 집을 나가도 변한 것 하나 없던 석균은 역시나 ‘디마프’ 최고의 짜증 유발자. 이제라도 당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할 만큼 얄미웠다. 그런 석균이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준 눈물은 절대로 편들고 싶지 않은 석균을 애잔하게 느껴지게 한다. 짜증과 짠함을 묘하게 함께 선사하는 이 남자, 절대 이해해주고 싶지 않은데 어딘가 불쌍해지는 석균을 향한 이상한 미운 정은 정아에게는 어떻게 작용하게 될까. 석균을 향한 복잡한 마음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정아의 홀로서기 역시 응원하고 싶다.

완이 아름답게 써내려가고 싶었던 어른들의 이야기는 ‘막장’이라 결국 표현된다. 하지만 인생은 막장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는 어른들은 그게 늙은이들의 삶, 사실일 뿐이라고 한다. 그런 어른들의 말에 완은 소설의 방향을 바꿔 그들의 막장 인생, 전쟁 같은 삶을 있는 그대로 써보기로 한다. 신세 한탄, 잔혹 동화 같은 인생사, 짠하고 슬프고 비참한 어른들의 이야기로 젊은 시청자들을 모으고 있는 ‘디마프’처럼 완의 소설이 펼쳐지길. 난희의 말처럼 원래 막장이 재미있는 거니까.

수다포인트
-소설의 로맨스 담당은 난희(고두심)가 될 것 같은데요?
-철길 위의 석균 아저씨, 토하는 쌍분엄마(김영옥) 뭔가 불길해요.
-복수는 여기서 끝내면 안 됩니다 충남 이모!

김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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