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음악대장 하현우 / 사진=MBC ‘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
음악대장 하현우 / 사진=MBC ‘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


하현우로 행복했고, 음악대장으로 즐거웠던 지난 20주가 막을 내렸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복면가왕’에서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최종 가왕 후보로 결정된 가수는 ‘하면 된다 백수탈출’과 9연승의 신화를 쓴 ‘우리 동네 음악대장’의 제 31대 가왕전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음악대장’이 전무후무한 기록인 10연승에 성공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또한, 경연 프로그램에선 좀처럼 접하기 힘든 노래들을 선곡해 나오는 ‘음악대장’의 10연승 도전 노래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음악대장’의 선택은 015B의 ‘아주 오래된 연인들’이었다. ‘음악대장’의 진심이 담긴 듯한 노랫말과 시작과 끝을 장식한 맑은 휘파람 소리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도전자 ‘하면 된다 백수탈출’의 폭발적인 고음과 감성을 자극하는 노래를 다시 한 번 듣길 원하는 판정단이 많았다. 아쉽게도 지난 20주 동안 ‘복면가왕’에서 노래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전했던 ‘음악대장’의 행진은 멈췄다. 151일간 귀여운 장난감 병정 가면 안에 얼굴을 숨기고 있었던 주인공은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였다.

하현우는 지난 1월 31일, 5연승을 달리던 ‘여전사 캣츠걸’을 꺾고 제22대 복면가왕이 됐다. 그리고 그 후 테이, EXID 하니, 씨스타 효린, 스피카 보형, 한동근, 울랄라세션 김명훈, 양파, 김경호를 꺾고 총 9연승에 성공했다. 무려 20주나 복면가왕에 출연했지만 대다수 시청자들은 ‘음악대장’에게 호감을 표했고, 그의 다음 무대를 기다렸다.

하현우는 하늘을 찌르는 듯한 고음과 듣는 사람들의 숨을 멎게 만드는 묵직한 저음을 강력한 무기로 가지고 있는 보컬이다. ‘음역대장’이라고 불리던 하현우는 이기기 위해 노래를 고르기 보단, 시청자들에게 정말 불러주고 싶은 노래를 불렀다. 그것이 음악대장 하현우의 가장 큰 특징이었고, 그가 사랑 받는 이유였다.

하현우의 선곡은 그의 장기인 록부터 마음을 울리는 트로트까지 정말 다양했다. 그중에서 그가 부른 신해철의 노래는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그가 ‘캣츠걸’을 상대하기 위해 준비했던 3라운드 솔로곡, ‘라젠카 세이브, 어스’는 네이버 TV캐스트에 공개되자마자 단숨에 백만 뷰를 넘는 등 화제가 됐다. 그 후로도 하현우는 한국 록의 전설 전인권의 ‘걱정말아요, 그대’, 전신마비를 딛고 재기한 김혁건이 소속된 더 크로스의 ‘돈 크라이’, 파킨슨병을 투병중인 1세대 소울 가수 박인수의 ‘봄비’, 어릴 적 우상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 등 의미 있는 선곡을 이어갔다.

하현우는 가면을 벗은 후 “가면을 벗으면 정이 많이 들어 슬플 줄 알았는데, 수고했다고 격려해주시니까 기분 좋게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를 짓게 됐다. 기분 좋고 행복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다시 하현우는 ‘음악대장’ 가면을 썼다. 퇴장하는 그 순간까지 가면을 쓰고 싶다는 그의 특별 요청이었다. ‘음악대장’ 하현우는 처음 당차게 무대 위로 등장했던 그날처럼, 씩씩하게 무대 밖으로 걸어 나갔다. ‘복면가왕’에서의 음악대장은 행진을 멈췄지만, 영원한 ‘음악대장’ 쿡카스텐 하현우의 행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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