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디어 마이 프렌즈’ 캡처
사진=tvN ‘디어 마이 프렌즈’ 캡처
tvN ‘디어 마이 프렌즈 2 2016 5 14 토요일 오후 830

다섯줄 요약

박완(고현정)은 엄마 장난희(고두심)와 싸운 이영원(박원숙)을 찾아가 사과한다. 완은 엄마에게 잘하라고 훈계한 오충남(윤여정)에 언짢아하면서도, 여전한 엄마의 참견에도 감정이 격해진다. 그런 완의 변화가 이상한 난희는 서연하(조인성)와의 관계에 궁금증을 가진다. 망상장애 진단을 받은 조희자(김혜자)는 집에 CCTV를 설치하고, 혼자 살기 계획을 세우며 마음을 다진다. 하지만 지난밤 겪은 일이 CCTV에 없는 것을 발견, 죽음에 대한 결심을 한다.

리뷰

많은 ‘이모’들 중 말이 잘 통하는 것 같던 충남이었지만 막상 충남이 난희에 대해 말할 때 완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이모나 잘해’라고 날선 말을 던졌다. 왠지 모를 마음에 엄마에게 전화를 하지만 애틋함도 잠시, 김치를 가져다주러 무작정 집에 온다는 엄마에게 완은 화가 난다. ‘다른 집 딸들은’, ‘벌집을 쑤셨어’라는 엄마의 말, 만나기만 하면 사이가 벌어지는 모녀 사이. 세상의 모든 모녀는 같은 말을 쓰며 똑같이 싸우는구나 싶어 흠칫 놀라게 한다.

난희는 완이 영원과의 싸움은 물론, 그녀를 향한 긴 세월 동안의 원망을 이해해주길 바랐다. 딸을 위해 죽어라 일한 자신의 처지, 친구의 친구와 바람이 났던 남편에 대한 원망도 이해하고 자신의 편이 되길 바라지만 영원의 편인 것 같은 완이다. 완은 그런 엄마가 이해되지 않는다. 아니, 이해하기 싫은 것도 같다. 어린 시절, 먹기 싫었던 요구르트가 우리가 예상하는 그것이었다면, 엄마와 이토록 부딪히는 완의 감정이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완은 그것을 엄마와 나눌 수는 없을 것이다. 다정스럽게 전화를 해도 이상하다는 반응인 엄마와 결국 또 부딪히게 될 뿐이다.

본의 아니게 나만의 비밀이 되어버린 감정. 숨기려고 숨긴 것도 아니고, 일부러 말하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자연스레 아무도 모르게 된 내 감정의 비밀이 누구에게나 있다. 심지어 꼰대 중의 꼰대, 심술쟁이 구두쇠인 것만 같았던 김석균(신구)도 동생네 집에 돈을 무심히 던져놓고 오는 사연이 있었으니. 혼자서는 애틋하지만 둘이 함께 나눌 수 없는 난희와 완의 마음이 그래 보였고, 평생을 붙어 다녔지만 그래서 더 쉽게 넘겼을지도 모를 정아와 희자도 그랬다.

희자의 결심. 깨끗하고 남에게 피해주지 않게 죽으려는 결심은 극단적으로 보이지 않아 더 슬프게 느껴진다.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노인들의 말이 애잔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나의 부모 혹은 조부모 역시 저런 생각을, 결심을 몇 번이고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아찔해지기도 했을 것.

‘꼰대’라 부르는 세대들의 이야기에 ‘디어 마이 프렌즈’가 귀 기울이게 한 것은 분명하다. 바로 곁에선 할 수 없었던 말들, 그들이 뜻하지 않게 감출 수밖에 없던 마음을 펼쳐서 보여주고 있고 그것을 통해 그 세대를 이해하게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직 2회밖에 방송하지 않았지만 같은 세대에겐 공감을, 젊은 세대에겐 이해를 이끌어내는 이 드라마를 본격 세대 소통 장려 드라마라 해도 과함이 없어 보인다.

수다포인트

-연하와 완, 아직 헤어진 거 아니죠? 정말 연하가 장애를 가지게 된 걸까요? 아니길 바라지만 그런 것 같아서 더 슬퍼요.

-오쌍분(김영옥) 할머니와 영원 이모의 장면은 따뜻해서 마음이 뭉클해요.

-“엄마한테 주목 좀 해줘”라는 충남 이모의 말은 미안해서 뭉클해요.

-반성과 공감, 그리고 이해까지 넘나들지만 정작 바뀌지 않는 현실을 또 반성해요.

김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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