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기억


tvN ‘기억’ 92016415일 금요일 오후 830

다섯줄 요약
서영주(김지수)는 박태석(이성민)을 찾아 나서고, 괴로워하는 태석을 위로한다. 태석은 스스로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다짐을 한다. 나은선(박진희)은 동우 사고 제보자의 모습이 담긴 CCTV영상을 확보한다. 제보자는 이승호(여회현)의 친구(신재하)였고, 그는 이찬무(전노민)를 찾아가고 태석과 마주친다. 태석은 신영진(이기우)을 위해 상대의 약점을 캐내는 듯 했지만, 다른 편으로는 정진(이준호)을 통해 소송에서 질 계획을 세운다.

리뷰
평범한 상황, 일상적인 전개였던 것들이 곳곳에서 갑자기 다시 튀어나온다. 어느 것 하나 놓쳐서는 안 될 단서, 연결고리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때마다 탄식은 절로 나온다. 불친절하게 흩뿌려놓은 이야기들은 다시 친절하게 설명된다. 그저 지나치는 사람, 스쳐가는 일들이었는데 어느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음을. 그 과정은 가끔은 태석에게 잔인해서 아프기도 하며, 한편으론 긴장감을 준다.

초밥을 사들고 은선의 집으로 찾아간 태석은 은선의 분노에 정신을 차리지만, 사과를 하며 초밥을 내밀고 결국 은선의 감정은 폭발한다. 동우의 사고 날 동우에게 초밥을 사다주기로 했었다는 것이 은선의 절규를 통해 설명되고, 동우가 좋아했던 새우초밥은 정우(남다름)는 알레르기 탓에 먹을 수 없는 것임을 알려준다. 그 흔한 새우초밥에도 각자의 사연, 상반된 상황은 얽혀있다. 게다가 지난주 태석의 아버지(장광)가 엮였던 살인사건의 범인 406호 아주머니의 부탁으로 찾게 된 김창수 형사가 김선호(강신일) 박사의 사건을 수사하러 왔던 형사였다는 것이 드러나는 순간, 이 드라마의 치밀한 구성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대놓고 떡밥을 던지고, 그 떡밥을 언제 회수할 것인가를 기다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몹시도 자연스럽게 녹아있던 이야기들이 어느새 사건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 돌아온다. 태석의 잃어가는 기억은 마음 아프지만, 잊고 있었던 기억을 갑자기 수면위로 떠올린다. 그것들이 하나하나 무섭도록 치밀히 등을 맞대고 있음이 드러나는 순간은 소름끼치게 스릴 있다. 박태석이라는 한 인간이 알츠하이머를 통해 삶을 돌아보고 눈물과 감동을 선사하는 단순한 휴먼 드라마에 그치지 않고, 중심에 있는 하나의 이야기를 향해 모든 사건들이 모여드는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는 것.

병의 증상이 점점 심해지지만 무너지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치사한 방법을 동원해 신영진의 이혼 소송에 최선을 다하지만 사실은 정진을 통해 반대의 노력을 하겠다는 태석의 의지는 시청자들에게 걱정을 안겨주다가도 안도감을 선사한다. 감정의 기복, 장르의 기복을 넘나드는 ‘기억’은 이제 점점 동우의 사고 진실로 가까워지고 있다. 태선로펌에 들어오게 된 것, 성공한 변호사로서의 삶이 무엇의 대가였는지를 알게 될 태석이 겪을 혼란, 그로 인한 병의 증세가 걱정된다. 하지만 그 안에서 또 휘몰아칠 연기의 향연, 휘몰아치는 전개는 기대할 수밖에 없다. 매회 시청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는 태석, 그에게 보내는 아내 영주의 담담하려 애쓰는 눈빛, 거기에 더해진 적절한 타이밍의 배경음악까지. 이 모든 것들이 더해져 ‘기억’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게 한다.

수다포인트
-영주의 과하지 않아 더 슬펐던 눈물 연기
-그래서 정변호사랑 봉선화(윤소희)는 사내연애 하는 거예요?
-배경음악마저 연기하는 것 같은 드라마 ‘기억’
-예고편만으로도 가슴이 철렁

김지연 객원기자
사진. tvN ‘기억’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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