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정시우 기자]
엽기적인 그녀2
엽기적인 그녀2

과연 빅토리아가 ‘원조 엽기녀’ 전지현 못지않은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 결과를 살짝 엿볼 수 있는 ‘엽기적인 그녀2’의 제작보고회가 6일 조근식 감독과 배우 차태현 빅토리아 배성우가 참여한 가운데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15년 만에 돌아온 ‘엽기적인 그녀’였기에, 이날 현장에는 많은 취재진이 몰려와 영화에 대한 관심을 입증했다.

‘엽기적인 그녀’는 2001년 개봉해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차태현과 전지현을 스타덤에 오르게 한 영화. 15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한국형 로맨틱 코미디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명장면과 명대사도 많았던 작품으로 ‘신발 바꿔 신고 걷기’와 ‘교복입고 나이트클럽 출입하기’ 등은 커플들이라면 한 번씩 따라해 봤음직한 장면이다.

특히 이 영화로 열광적인 신드롬의 한 가운데 선 전지현은 당시 광고업계를 평정하는가 하면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었다. ‘엽기녀=전지현’이라는 인식이 대중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기에, 어떤 여배우라도 다시 도전하기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터. 때문에 연기 경력이 많지 않은 빅토리아의 ‘엽기녀’ 캐스팅은 조금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검증받지 않은 연기력과 발음 문제가 흥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뒤따른다.

엽기적인 그녀2
엽기적인 그녀2

그럼에도 ‘엽기적인 그녀2’ 제작진이 빅토리아라는 카드를 꺼낸 속내에는 ‘차이나머니’가 있을 것이다. ‘엽기적인 그녀2’는 한국 뿐 아니라, 중국 시장을 노리는 한중합작프로젝트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은 현재 세계 2위, 아시아 1위의 영화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노다지다. 포화상태인 한국 영화시장에서 볼 때 중국의 영화시장은 그만큼 매력적인 블루오션인 셈.

제작사 신씨네 입장에서는 일찍이 ‘아름다운 비밀’ ‘잃어버린 성의 왕자’ ‘견진기연’ 등의 중국 드라마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은(게다가 ‘중국인’인) 빅토리아가 ‘엽기적인 그녀2’ 프로젝트의 주역으로 꽤 괜찮은 카드로 다가갔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논란이 예상되는 빅토리아의 발음 문제는, ‘중국에서 온 첫사랑’이란 설정으로 미리 막아내려는 기지도 발휘한 상태다.

하지만 아무리 새로운 콘셉트이고 한중합작이라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영화의 완성도다. 특히나 ‘엽기적인 그녀’는 ‘엽기녀’의 매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리즈. 빅토리아에게 기대보다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다.

이에 대해 조근식 감독은 “캐스팅 보도 후, 빅토리아가 얼마나 한국말을 잘하나 보자’는 반응이 있더라”며 “이는 1편에 대한 애정이지, 배타적인 마음은 아니라고 믿고 있다. 극중 빅토리아가 맡은 그녀는 중국에서 온 설정이다. 그래서 빅토리아에게 한국말에 연연하지 말라고 했는데, 놀랍게도 빅토리아가 한국 영화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이유로 대사의 99%를 한국어로 연기했다. 응원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독려했다.

엽기적인 그녀2
엽기적인 그녀2

차태현 역시 “빅토이라가 1편의 전지현 씨만큼 매력을 보여준 것 같다. 빅토리아의 매력을 꼽자면 섹시하면서도 발랄하고 엉뚱하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며 “발음이 서툴지만 오히려 그게 참 귀엽다. 한국어 소화가 100% 완벽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 정도로 소화한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다른 나라에 가서 연기를 했다면 빅토리아만큼 못했을 것 같다”고 빅토리아를 칭찬했다.

한편 “에프엑스 데뷔 무대 이후 가장 떨리는 자리”라고 밝힌 빅토리아는 “전작이 너무 유명해서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감독님과 신씨네 신철 대표님, 오빠들의 응원을 받아 많이 노력했다”며 영화에 임한 각오를 전했다.

빅토리아가 자신의 첫 스크린 데뷔작 ‘엽기적인 그녀2’로 충무로에 기분 좋게 안착할 수 있을지, 결과는 5월 5일 확인 가능하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 서예진 기자 yejin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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