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엠씨더맥스
엠씨더맥스
그룹 엠씨더맥스(MC The MAX)의 콘서트엔 옷을 얇게 입고 가시길. 시린 바람 사이로 엠씨더맥스 표 감성이 더욱 스산하게 스며들 테고, 털옷이 물리치지 못한 추위를 엠씨더맥스 표 에너지가 떨쳐줄 테니.

지난 20일과 2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는 엠씨더맥스의 정규 8집 발매 기념 콘서트 ‘파토스(Pathos)’가 열렸다. 엠씨더맥스는 8집 앨범 수록곡과 과거 히트곡을 총망라하는 셋리스트로 양일 간 5,000여 명의 관객들과 뜨겁게 호흡했다.

첫날 공연이 열린 20일에는 일교차가 제법 컸다. 낮 최고 기온은 영상 7도까지 올랐지만 오후 늦게부터는 바람이 제법 불어 체감온도가 크게 떨어졌다. 이수가 공연장에 도착한 것은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무렵. 그래서 그는 이렇게 입을 열었다. “다행히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어요.” 찬바람을 맞아가며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추워요~” 그러자 이수, 무마에 나섰다. “다행히 따뜻해서 오시는 데 고생은 안 하셨겠지만, 또 춥기 때문에 엠씨더맥스의 음악을 더 잘 들으실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지금 했습니다.”
이수
이수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었지만 묘하게 공감이 되는 말이었다. 공연장 특유의 포근함이 몸을 따뜻하게 감쌌다. 동시에 아직 데워지지 않은 공기가 차갑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 묘한 이질감 사이로 엠씨더맥스의 음악이 불어왔다. 한기가 이롭게 느껴지는 순간. 두꺼운 옷을 입었더라면, 큰일 날 뻔 했다.

이날 엠씨더맥스는 8집 타이틀곡 ‘어디에도’를 비롯해 ‘아스라이’ ‘괜찮다가도’ ‘페일 블루 노트(Pale Blue Note)’ ‘얼웨이즈(Always)’ ‘이밤이 지나기 전에’ ‘말하고 싶어도’ 등 수록곡 대부분을 선곡해 무대를 꾸몄다. 오랜만에 다시 듣는 ‘입술의 말’ ‘썸데이(Someday)’ ‘행복하지 말아요’ 등도 반가웠다.

지난 1월 발매된 엠씨더맥스의 정규 8집은 ‘힘 빼기’를 골자로 했다. 뚜렷한 기승전결, 폭발적인 고음 대신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에 주력했다. 이 같은 변화는 공연장에서 더욱 크게 느껴졌다. 힘을 뺀 노래는 한결 편안하게 들렸고, 그래서 더욱 가까이에서 느껴졌다.
엠씨더맥스
엠씨더맥스
전민혁의 드럼 연주로 막을 연 2부 공연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두꺼운 옷을 입었더라면, 큰일 날 뻔 했다. 엠씨더맥스는 ‘아네피그라프(Anepigraphe)’ ‘호프(Hope)’ ‘식스센스(Six sense)’ ‘리턴즈(Returns)’ ‘난 그냥 노래할래’를 연달아 부르며 관객들을 흥분시켰다. 팬들은 어느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신나게 몸을 흔들었다. 기타를 멘 이수는, 더 이상 나직한 말투로 얘기하지 않았다. 그는 “뛰어!”라고 외치며 관객들을 호령했고 객석을 향해 기타 피크를 던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잘생겼다고 해서 준 거 아니다. 그냥 주고 싶어서 준 거다.”

공식적인 마지막 곡은 ‘잠시만 안녕’이었다. “언젠가는 돌아갈게. 흔들리지 않는 나 되어. 늦지 않게 돌아갈게. 널 많이 사랑하니까”라는 가사가, ‘마지막’이라는 주제와 더없이 잘 어울렸다. 이어진 앙코르 곡은 ‘다시 노래’였다. ‘잠시만 안녕’하자며 떠났던 엠씨더맥스가 ‘다시 노래’를 부르며 등장하다니, 묘했다. 다음의 가사를 부르는 이수의 목소리에서 은근한 설렘이 느껴졌다.

“슬퍼했던 지난 시간을 나는 잊지 않으며 노래 부르리 그 언제까지나. 멀리서도 내가 들릴 수 있게 지금 여기 너를 향해 서있다. 너와 나 여기에 서로를 향해있는 마음이 영원하기를. 슬퍼했던 지난 시간을 나는 잊지 않으며, 노래 부르리 그 슬픔까지도.”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뮤직앤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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