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장진리 기자]
김준수

김준수

400년을 기다린 운명적인 사랑을 노래하는 뮤지컬 ‘드라큘라’가 돌아왔다. 지난 2014년 초연 후 2년 만의 재연이다.

지난 23일 첫 공연을 시작해 오는 2월 9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드라큘라’는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Bram Stoker)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천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의 음악으로 뮤지컬로 재탄생된 작품이다. 브로드웨이에서는 지난 2004년 초연됐다.

‘드라큘라’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한국에 옮겨온 라이센스 작품이지만, 원 저작자들의 동의를 얻어 새로운 넘버와 연출, 뮤지컬 무대를 더해 새로운 작품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연출은 국내 정서에 맞게 조절됐고, 드라큘라와 인간들의 쫓고 쫓기는 대결이 폭발하는 4중 턴테이블 무대는 신비하고 고딕적인 극의 분위기를 완성했다. 2년 만에 재연되는 만큼 대본도 거듭 수정·보완을 거쳐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드라큘라’는 새롭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드라마의 깊이를 위해서 새로운 곡도 작곡했고, 크리에이티브 팀이 모여서 아름다운 무대와 음악을 완성했다. 대본도 끊임없이 발전시켜서 이번 시즌에 더욱 공감대가 있는 대본을 완성시켰다”며 “원 저작권자들에게 동의를 얻어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한국화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만들어졌지만 한국의 ‘드라큘라’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 신 프로듀서의 설명. 신춘수 프로듀서는 “한국의 프로덕션을 보고 한국 버전으로 공연하고 싶다, 공연 장치와 무대, 넘버를 포함해서 이 작품(드라큘라)을 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다. 그래서 일반 라이센스보다 더 의미 있다”며 ” 배우와 스태프들이 모여 뜻깊은 작품을 만들었다. 앞으로도 좋은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이 작품을 발전시켜서 400년 동안의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드라큘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격렬한 분노와 맹렬함을 가진 반면, 상처와 연약한 마음, 슬픔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드라큘라 역에는 초연에서 열연했던 김준수와 박은석이 캐스팅됐다. 김준수는 “다시 한 번 공연에 참여하게 돼 무척 행복하다. 끝났을 때부터 언제든 또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나에게 많은 걸 느끼게 해주고 나아가게 해주고 배움을 안겨다 준 작품이었다”면서 “이 작품은 특히나 더 애착이 갔다. 초연 때 다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나 나의 연기 요소들을 재연을 통해 더 성숙한 모습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은석 역시 ‘드라큘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은석은 “초연 때 스스로에게 아쉬움이 있었는데 다시 하게 돼서 너무 반갑고, 초연 때 하지 못했던 것들을 다 쏟아부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김준수는 가요계를 대표하는 인기 아이돌을 넘어 독보적인 뮤지컬 스타로 이미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준수를 대표하는 허스키한 목소리는 김준수의 특징이자 매력이 될 수도 있지만, 아직 뮤지컬 무대에서는 어색한 것이 사실.

김준수는 “사실 나는 가요에서도 항상 목소리가 독특하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클래식한 뮤지컬에서는 더더욱 그런 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초반에 연습했을 때에는 나 또한 성악의 느낌이나 분위기를 표현해보려고 노력도 하며 갈팡질팡했다. 그런데 ‘배우는 정말 많다. 그런데 그 가운데서도 너를 보러 오는 관객들은 너만이 가진 표현, 노래, 연기를 보고 싶어서 오는 것일 테다. 네 색깔이 설득력을 가진다면 그게 너의 매력이 될 수 있으니까 다른 사람을 따라하지 말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이질적이지 않은 선에서 내 색깔을 보여주려고 한다. 관객들에게 설득시키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힘들지라도, 그걸 체득한다면 나만의 매력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프레스콜을 통해 공개된 ‘드라큘라’는 무대 위에서 농익은 감정 연기와 폭발하는 가창력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김준수, 섹시 카리스마와 믿고 들을 수 있는 안정된 노래 실력으로 관객을 매료시키는 박은석이 각기 다른 색깔의 드라큘라를 완성했다. 여기에 ‘데스노트’로 실력을 인정받은 뮤지컬계 라이징스타 강홍석이 드라큘라와 맞서는 반헬싱 역으로 무게감을 더했다. 400년 동안 드라큘라의 사랑을 받은 여인 미나 역을 맡은 임혜영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푹 빠진 듯한 인상이 눈길을 끌었다.

초연을 거쳐 재연 무대에 선 배우들은 드라큘라의 서사에 이미 녹아 든 모습이었다. 초연에서 400년 동안 한 여인을 사랑하는 드라큘라의 사랑을 머리로 이해해야만 했다던 두 드라큘라는 재연에서는 드라큘라의 사랑과 운명을 가슴으로 받아들였다. 감정을 폭발시키듯 노래하는 김준수, 박은석의 모습은 이미 가혹한 운명을 거부하고 사랑만을 향해 직진하는 드라큘라, 그 자체였다.

이 치명적인 드라큘라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단 2주밖에 없다. 지금 무대 위 김준수와 박은석을 만나야 할 이유다.

장진리 기자 mari@
사진. 서예진 기자 yejin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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