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안효섭 2 퐁당퐁당 빠져들어

[텐아시아=이정화 기자]

안효섭을, 주목했다. tvN ‘바흐를 꿈꾸며 언제나 칸타레2’에 바이올린 연주자로 합류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쌍꺼풀 없이 큰 눈에 모델 느낌 물씬 풍기는 신체 조건, 여기에 악기까지 연주할 수 있다 하니, 눈이 가는 건 당연했다. ‘얼른,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막연한 호감이 ‘성장 가능성 많은 신예’라는 확신으로 자연스레 전환되기를, 바랐다.

MBC ‘퐁당퐁당 LOVE(러브)’를 연출한 김지현 PD도 그랬던 모양이다. TV에서 바이올린을 켜던 안효섭을 본 김 PD는 연기 경험이 전혀 없던 그에게 꽤나 비중 있는 역할을 안겼다. 정체불명의 궐내 체아직(조선 시대 비정규직)으로, 극 후반부 조선 시대 음률가 박연으로 밝혀지는 인물이다. 처음 하는 연기였지만 맡은 역할은 충실히 해냈기에, 성장 가능성을 엿보기엔 충분했다. 비록 그 자신은 “아쉬움 투성이였다”고 말하지만.

“MBC ‘퐁당퐁당 러브’가 드라마 데뷔작이에요. 첫 작품이라 정말 뜻 깊죠. 한편으론 아쉽기도 해요. 떨려서 감정 몰입을 잘 못 한 부분이 많았던 것 같거든요. 사실, 본 방송을 제대로 못 봤어요. 어색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제가 나올 때면 귀 막고 고개를 돌렸죠. (웃음) 재방송으로 보며 잠시 멈춰놨다가 다시 심호흡한 뒤에 틀고 그랬어요.”

처음 겪어 보는 드라마 현장이었기에 모든 것이 낯설었을 그에게 큰 힘이 되었던 건, 드라마를 함께 완성해 나가는 ‘모두’였다. “감독님, 선배님, 스태프분들 모두 내가 현장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줬다”는 그는 특히 “(김)슬기 누나가 많이 도와줬다”고 말한다.

“슬기 누나랑 붙는 장면이 많았는데, 누나가 이렇게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며 다양한 방향으로 많은 시도를 할 수 있게 해줬어요. 억양 같은 경우도 한 가지로 굳어 버릴 수 있었는데, 그걸 깰 수 있게도 해줬고요. 대사를 칠 때 다양한 방법으로 하면 상대방이 어떤 느낌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줬어요.”

“모든 사람이 나와 함께 일하고 있다”는 생각을 언제나 잊지 않으려 한다는 그는 “내가 잘해서 잘 되는 게 아니라, 같이 잘해서 잘 되는 거라는 생각”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다짐을 덧붙인다. 될성부른 떡잎에게서 발견되곤 하는, ‘성숙한’ 생각’이다. 목표를 묻는 말에 대한 답도 제법 의젓하다.

“욕심이 많긴 하지만 현재에 충실한 편이라 당장에 큰 것을 바라진 않아요. 꾸준히 연습하고 현장 경험을 계속 쌓아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저도 자연스럽게 성장해 있겠죠? 그래서 한 3년 뒤쯤에는 TV 화면에서 절 보셨을 때 그냥 ‘안효섭이다’가 아니라 캐릭터에 몰입해서 그 역할에 잘 녹아드는 배우로 보였으면 좋겠어요.”

안효섭은 열일곱에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했다. 2년 반 정도의 시간이었으니, 자신을 수련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을 게다. 그래서일지도 모르겠다. 스스로를 돋보여야 할 땐 솔직하게 답을 내어놓다가도 결코 겸손함을 잃지 않는 태도가 가능한 것이.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내달라는 주문을 했을 때, 0.1초의 망설임 없이 이야기를 이어나간 그였다. 정말이지, 당찬 신예다.

이정화 기자 lee@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My Name] 안효섭 (2) '퐁당퐁당' 빠져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