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이승철
이승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SNS는 인생의 낭비다.” 그리고 수많은 유명인들이 한 줄의 SNS로 제 명성을 깎아먹으며 퍼거슨의 말에 신빙성을 더했다. 그러나 예외도 분명 있다. 가수 이승철이 바로 그 경우다.

지난 12월 12일, 이승철의 트위터에는 재밌는 영상이 게재됐다. 한 어린이 관객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어린이는 이승철의 콘서트에서 ‘방황’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들고 있었다. 이승철은 영상과 함께 “이 어린이를 찾습니다”라는 문구를 덧붙여 궁금증을 자극했다.

해당 영상은 이승철의 전국투어 ‘더 베스트 라이브(THE BEST LIVE)’ 부산 공연 현장에서 촬영된 것. 안타깝게도 이 어린이와의 접촉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이승철은 관객들에게 또 한 번의 추억을 선사하는 한편, 현장에 함께 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공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홍보 효과를 누렸다. 1석 2조다.

이승철이 애타게 찾고 있는 열혈 어린이 관객
이승철이 애타게 찾고 있는 열혈 어린이 관객
이 뿐만이 아니다. 이승철은 이번 전국투어 콘서트를 진행하며 SNS를 활용한 이벤트로 팬들과 활발히 소통했다. 관객들이 공연 전 대기 시간 동안 가족 혹은 연인들과 현장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면, 이를 실시간으로 공연장 대형 화면에 내보냈다. 전광판에 등장한 관객들은 이승철과 따로 만나 사진을 찍는 등 잊지 못할 시간을 보냈다.

이벤트를 함께 한 클라우드캐스트(Cloudcast) 관계자는 “이승철이 엄마가 된 오랜 팬들과 디지털 시대의 자녀 세대가 함께 즐기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원했다”고 설명하며 “데뷔 30주년이 흘렀지만 최신 트렌드를 이해하고, 앞선 기술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하는 시도에 놀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이승철은 그간 SNS 등을 활용해 젊은 감각으로 팬들과 소통해왔다”고 말을 보탰다. 그는 “팬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과의 소통 역시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공연 이벤트의 경우, 관람객 절반 이상이 이승철의 공연을 처음 접하는 만큼,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하고자 고심한다”고 설명했다.
[10초점] 이승철, SNS가 인생의 낭비라고?
케이블채널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의 출연자 방세진 역시 이승철의 친(親) SNS 성향 덕을 톡톡히 봤다. 당시 이승철은 메이크어스와 함께 페이스북 페이지 ‘일반인의 소름 돋는 라이브’를 통해 ‘시간 참 빠르다’ 커버 영상을 공모했고, 그 결과 방세진이 1위를 차지해 이승철과의 작업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지난달 21일, 방세진이 리메이크한 이승철의 ‘시간 참 빠르다’와 ‘달링’이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평소 뉴미디어와 모바일 콘텐츠 채널에 관심이 많았던 이승철이 대중과 음악 소통 확대를 목표로 해당 이벤트를 기획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외에도 이승철은 지난해 ‘해낼 수 있다’와 ‘마더’ 발매 당시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팬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나아가 그는 이를 결과물에 적극 반영, 스스로는 물론 참가자까지 모두에게 유의미한 작품을 완성했다.

최근 이승철은 국내 최대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발표한 ‘올해를 빛낸 10대 가수’에 3년 연속 이름을 올리며 ‘국민 가수’로서의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그 저변에는 물론 훌륭한 음악과 변치 않는 가창력이 있었겠지만, 대중과의 끊임없는 그리고 적극적인 소통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을 테다. 자. 그러니 업계 관계자들이여. 혹 소속 아티스트의 SNS 활동이 걱정된다면, 이승철을 교과서로 삼게 하라.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진엔원뮤직웍스, 이승철 트위터, 딩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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