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01일 06:53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국내 기업들의 유상증자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상반기에만 4조원에 가까운 신주를 발행했거나 발행 계획을 확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적과 재무구조가 나빠진 기업을 중심으로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쏟아지는 유상증자 계획…올 들어서만 4兆 육박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6월 말까지 국내 기업이 공시한 유상증자 계획은 모두 3조7231억원(예정 금액 포함)에 달한다. 지난해 유상증자 규모(2조8495억원)를 뛰어넘는 규모다. 상반기에 완료한 유상증자 규모는 1조6662억원이지만 7~8월에만 2조6565억원어치 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대한항공(1조1587원)을 비롯해 에이프로젠제약(3938억원) CJ CGV(2404억원) 제주항공(1584억원) 엘브이엠씨(1100억원) 등이 1000억원 이상의 신주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6월까지 눈에 띌 만한 대규모 유상증자를 한 기업은 에이치엘비(3391억원)와 HDC현대산업개발(3207억원) 정도였다.

투자자금 조달이 한창인 제약·바이오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실적 악화가 본격화하면서 생존을 위한 재원 확보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평가다.

폭락했던 증시가 빠르게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유상증자를 추진할 기회를 열어줬다. 지난 3월19일 1457.64까지 떨어졌던 코스피지수는 6월 30일 2108.33까지 오르며 2100선을 회복했다.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0%대까지 추락한 초저금리 시대에 진입하면서 갈 곳을 잃은 자금이 대거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빠르게 회복한 때 코로나19 극복에 필요한 현금을 모아야 한다고 판단하는 기업들이 신속하게 유상증자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