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떠들썩하게 데뷔했던 그룹 아이즈원이 조용히 해체했다.

아이즈원은 29일 CJ ENM과 전속계약을 마무리하고 모든 활동을 공식 종료했다. 권은비, 강혜원, 최예나, 이채연, 김채원, 김민주, 조유리, 안유진, 장원영 등 한국인 멤버는 각자의 소속사로 돌아갔고 미야와키 사쿠라, 야부키 나코, 혼다 히토미 등 일본인 멤버들은 이날 일본으로 출국했다.

2018년 Mnet '프로듀스 48'을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즈원은 한국과 일본 멤버로 구성된 12인조 걸그룹. 한일 양국의 팬덤을 끌어모으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아이즈원이 결성되는 과정에서 투표의 조작이 있음이 밝혀졌다. 당초 이가은과 한초원이 최종 순위가 각각 5위, 6위로 데뷔할 수 있었으나 결과 조작으로 무산된 사실이 드러나며 아이즈원은 '조작돌'이라는 오명을 썼고, 거센 비판 여론이 형성됐다.
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해체와 활동 강행의 갈림길에서 아이즈원의 선택은 활동 강행. Mnet은 조작의 책임은 전적으로 Mnet에 있다고 밝히며 아이즈원의 활동을 지원했다. 아이즈원의 팬덤도 아이즈원에 대한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프로듀스 X 101'로 탄생한 엑스원이 조작 의혹으로 해체된 것과 확연히 다른 결정이었다. 특혜를 받은 멤버가 있고 피해를 입은 연습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Mnet은 아이즈원을 피해자로 설명했다.

조작에 가담한 PD가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됐으나 아이즈원이 해체를 하지 않은 건 이들이 한일 양국에서 거센 인기를 누렸기 때문. Mnet과 멤버들의 소속사는 아이즈원의 인기와 얼마 남지 않은 계약기간을 고려해 활동을 선택했다.

아이즈원은 국내와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톱 걸그룹 중 한 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음반으로만 세운 국내 기록만 보더라도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아이즈원이 2018년 10월 발매한 데뷔 앨범 '컬러라이즈(COLOR*IZ)'의 초동 기록은 8만 822장. 이는 역대 걸그룹 데뷔 앨범 초동 수량 중 최고 기록이었다. 아이즈원은 신인 그룹으로는 이례적으로 데뷔 앨범만 20만 장을 팔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아이즈원은 데뷔 3개월 차에 신인상 3관왕을 달성하는 등 그해 신인상을 휩쓸었다.

2019년 4월 발매된 두 번째 미니앨범 '하트아이즈(HEART*IZ)'는 초동 기록 초동 13만 2109장으로 자체 기록을 경신했다. '하트아이즈'는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이 앨범은 일본 오리콘 주간 앨범 랭킹 1위를 차지했고, 일본 타워레코드 전 매장 종합 앨범 주간 차트에서 2위에 올랐다.

잘 나가던 아이즈원은 조작 사건으로 인해 11월 예정했던 정규 앨범 발매를 미뤘다. 4개월의 공백을 갖고 재컴백한 아이즈원. 큰 사건이 있었음에도 팬덤의 화력은 여전했다. 2020년 2월 발표한 첫 정규앨범 '블룸아이즈(BLOOM*IZ)'는 초동 기록 35만 6313장을 세우며 아이즈원의 변함없는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2020년 세 장의 앨범을 발표한 아이즈원은 여성 아티스트 중 누적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아이즈원이 지난해 기록한 총 음반 누적 판매량은 129만 2919장. 세 번째 미니앨범 'Oneiric Diary (幻想日記)'로 43만 9994장, '블룸아이즈'로 41만 5827장, 네 번째 미니앨범 'One-reeler / Act IV'로 37만 8443장을 판매하며 역대 걸그룹 기록을 썼다.
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아이즈원의 마지막 활동은 3월 13~14일 열린 온라인 단독 콘서트였다. 멤버들은 무대에서 눈물을 보였고 "지치고 힘들 때마다 멤버들과 위즈원이 있어서 잘 버티고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항상 든든한 저희 편이 되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만큼 끈끈했던 사이였기에 팬들의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일부 팬들은 아이즈원 해체를 반대하고 모금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수차례 성명서를 통해 해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아이즈원의 선배인 아이오아이와 워너원도 해체 후 각자의 위치에서 활동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 아이즈원 멤버들이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설지 기대해보자.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