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뉴스]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으로 폐지 당한 이후 행보


30일 텐아시아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퇴근길뉴스'가 공개됐다. '퇴근길뉴스'는 그날의 가장 핫한 이슈를 짚어보는 뉴스로, 평일 저녁 6시 'TV텐'에서 공개된다. 오늘의 이슈는 역사 왜곡 논란으로 '폐지'라는 선례를 남긴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그 이후의 이야기다.

역사 왜곡으로' 2회 만에 폐지'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논란 이후 신경수 PD과 박계옥 작가, 출연 배우들은 어떤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조선구마사'는 조선 건국 이야기와 태종과 세종 등 조선의 왕, 고려 위인을 모욕하고 중국풍 소품으로 역사를 왜곡하려했습니다. 하지만 대중들의 행동하는 분노로 인해 방송 2회 만에 제작 중단됐습니다.

역사 왜곡 드라마를 만든 제작진과 참여한 배우들에 대한 대국민 사과 요구가 나왔지만, 제작진과 배우들은 SNS 사과문으로 대신하려고 해 빈축을 샀습니다. 비문과 띄어쓰기 오류 등 성의없고 게으른 사과문 때문인데요. 이유비의 경우 '노렸하겠습니다'라는 오타로 황당함까지 줬죠.
사진=장동윤 인스타그램
사진=장동윤 인스타그램
배우들의 사과 릴레이는 충녕대군 역의 배우 장동윤부터 시작됐습니다. 장동윤은 '조선구마사' 선택은 우매하고 안일했다"며 사과했고 이유비가 '조선구마사'의 "역사 왜곡 부분에 무지했고, 깊이 생각하지 못한 점 반성한다"고 했습니다. 박성훈 역시 "창작과 왜곡의 경계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했다"고 사과했죠.
사진=박성훈, 정혜성 인스타그램
사진=박성훈, 정혜성 인스타그램
김동준은 "변명으로 용서받고 되돌릴 수 없음을 알고 있기에 다시는 이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항상 배우고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정혜성은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을 갖고 작품에 임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적었습니다.

태종 역의 감우성은 "허구의 스토리라 하더라도 실존 인물을 통해 극을 이끌어 가야 하는 배우로서 시청자분들께 역사 왜곡으로 비춰질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사진=김동준, 감우성 공식 사과문
사진=김동준, 감우성 공식 사과문
박계옥 작가와 신경수 PD도 차례로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들도 찝찝함을 남겼는데요. 박계옥의 경우 "조선의 건국 영웅 분들에 대해 충분한 존경심을 드러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판타지물이라는 장르에 기대어 안이한 판단을 해 죄송" "의도적인 역사 왜곡은 추호도 의도한 적이 없다" 등의 낯선 표현으로 의문을 남겼죠.

연예계의 논란에서 본인의 자필 사과문은 마치 '만능 치트키'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SNS는 팬들과의 소통 창구인만큼 반성문을 올리기엔 이만큼 효율적인 공간이 없죠.
'조선구마사' 이유비(왼쪽부터) 박성훈 서영희 감우성 장동윤 김동준 정혜성 금새록/ 사진=SBS 제공
'조선구마사' 이유비(왼쪽부터) 박성훈 서영희 감우성 장동윤 김동준 정혜성 금새록/ 사진=SBS 제공
하지만 '조선구마사'의 경우 단순 말실수 등 구설수 정도가 아니라 왜곡으로 방송 2회 만에 방영을 중단하고, 폐지한 방송사 최초의 사건입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조선구마사'의 방영 정지 뿐 아니라 편성을 결정 지은 SBS의 지상파 재허가 철화 요청까지 등장했죠. 때문에 SNS 사과문으로 끝내기엔 결코 가볍지 않은 사안입니다.

물의를 일으킨 유튜버들도 방송으로 사과하는 세상입니다. "코로나19 시기라 기자회견이 어렵다면, 사과문을 동영상이라도 찍어 올리는 정도의 성의를 보여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은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죠.

특히 대중들이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한국사 시험을 치고 합격을 인증하라고 하는 건 웃자고 하는 농담이 아닙니다. '조선구마사'의 시놉시스와 대본을 보고 '재밌다'며 출연을 결정했고, 제작발표회 전까지 방송분의 절반 이상을 촬영했다면 무지한 게 맞고 역사의식이 없는 건 사실입니다. 자필 사과문으로 남긴 죄송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진실이라면 행동으로 보여줘야지 않을까요? '조선구마사' 출연을 용서받을 수 있는 진정성 있고 가장 빠른 길인 것 같습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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