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희, '펜트하우스' 종영 인터뷰
"이렇게까지 시청률 높을지 몰랐죠"
"제 역량과 나이에 맞는 연기 하고파"
"연기 욕심 多, 더 잘하고 싶어요"
배우 진지희/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진지희/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진지희가 6일 텐아시아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의 종영소감과 17년간 이어온 연기 생활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5일 시즌1이 종영한 '펜트하우스'는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여자들의 일그러진 욕망과 부동산 성공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숨 쉴 틈 없이 휘몰아치는 전개와 충격 반전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일찌감치 시즌 2, 3 제작을 확정했다.

진지희는 극 중 강마리(신은경 분)의 외동딸이자 청아예고 학생 유제니 역을 맡았다. 유제니는 실력은 없는데 욕심만 가득한 인물로, 돈 없는 아이들을 무시하는 악역으로 그려졌다.

이날 진지희는 드라마의 인기를 예상했냐는 질문에 "김순옥 작가님과 주동민 감독님, 멋진 선배님들이 함께한 작품이라 잘 되겠다고 생각했다. 재밌는 드라마가 한 편 나오겠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까지 시청률이 올라갈 거 라곤 예상 못했다. 정말 놀랍고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이어 인기 요인에 대해 "감독님의 연출력, 작가님의 필력, 그리고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력이라는 3가지 환상의 조합이 있었기 때문에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감독님도 현장에서 배우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다 들어주시고 작가님또한 저희 연기에 피드백을 자세히 해주셔서 좋은 드라마가 나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 중에서도 자신의 엄마로 분한 신은경과의 호흡에 대해 깊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진지희는 "선배님을 만나면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됐다"면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제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의견을 물어봐주시고 배려해주신 덕분에 시청자분들이 '진짜 모녀 같다'고 해주셨다. 선배님 덕분에 좋은 케미가 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님께서 헤라클럽 아이들은 어른들의 미니미 버전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신은경 선배님 영상을 많이 찾아보고 대본리딩 때도 선배님의 호흡과 표현 방식을 주의 깊게 봤어요. 저희 모녀가 웃음을 주는 역할도 하고 있어서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연기하시는지 지켜보며 몰래 따라하려고 공부를 많이 했죠"
'펜트하우스' 속 진지희/ 사진=SBS, 씨제스 제공

'펜트하우스' 속 진지희/ 사진=SBS, 씨제스 제공

진지희는 헤라클럽의 또래 배우들과의 호흡도 언급했다. "악동처럼 보였으면 좋겠단 감독님 말씀을 듣고 사전에 만나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저희가 다 젊으니까 열정들이 대단했죠. 각자의 아이디어가 합해서 더 좋은 장면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해요. 호흡도, 관계도 너무 좋아서 장면에 대해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현장에서 즐겁게 웃다가도 연기에 집중했어요. 저도 보고 배우는 점이 많았고, 편안한 상황에서 연기하니까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 좋았죠."

유제니는 악동 그 자체였지만 마지막회에선 반전 매력도 엿볼 수 있었다. 그간 괴롭힘의 대상이었던 배로나(김현수 분)가 자신을 도운 뒤 엄마의 부재로 힘들어하자 샌드위치를 건네는 따뜻한 면모를 드러낸 것. 진지희는 해당 장면에 관해 "유제니는 단순한 캐릭터다. 악행을 펼치고 있지만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는 아이"라며 "우리를 쓰레기더미에서 구해줬으니까 그거라도 먹고 힘내라는 '츤데레'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로나를 괴롭힌 것에 대한 반성의 마음이 생겼던 것 같다. 제니가 엄마에게 받은 사랑이 당연시되어서 나온 행동이다. 물론 로나를 엄청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제니도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아이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진지희는 이러한 반전을 극 초반부터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작가님에게 이 장면에 대해 미리 들었다"며 "그 부분을 잘 살리려면 초반에 더 못되게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로나를 더 괴롭히고 불쌍하게 보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이런 흐름이 과격하고 급하게 변한 것 같지 않게 보이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지희도 극 중 민설아를 죽인 범인과 심수련(이지아 분)의 죽음은 몰랐다고. 그는 "저희도 2~3회씩 대본을 받기 때문에 매순간 반전이었다"며 "무엇보다 민설아를 죽인 범인이 오윤희라는 것에 놀랐고, 심수련이 죽을 때도 놀랐다. 또, 배로나가 자퇴하고 다른 일이 펼쳐질 줄 알았는데 석훈(김영대 분)이와 사귀고 돌아온 것도 의외였다. 작가님은 상상 이상을 쓰시기 때문에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펜트하우스' 속 진지희/ 사진=SBS, 씨제스 제공

'펜트하우스' 속 진지희/ 사진=SBS, 씨제스 제공

아역배우 출신인 진지희는 올해 23세가 됐다. 성인이 됐지만 '펜트하우스'를 통해 또 다시 고등학생 역할을 맡았다. '고등학생 연기가 부담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오히려 다시 교복을 입고 연기하니까 재밌었다. 고등학생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동안이라는 얘기인 것 같기도 하고, 부담보다는 즐기면서 했다"고 답했다. 19세 미만 관람 불가 드라마에 출연한 것에 대해선 "사실 저희 작품이 19금이 될진 몰랐다"며 "워낙 섬세하게 내용을 전달드리려다 보니까 중간중간 바뀌었던 거고, 작품의 퀄리티를 위해 된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펜트하우스' 출연 전까지 많은 대중들은 진지희를 '빵꾸똥꾸'로 기억했다. 2009년 '거침 없이 하이킥'에서 그가 연기한 '정해리' 캐릭터가 유행시킨 대사였기 때문이다. 당시 '정해리'는 '유제니'만큼 철 없고 다혈질의 소녀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유제니'를 보며 "정해리의 고등학생 버전"이라는 반응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진지희는 "시청자들이 보시기에 제니가 해리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저는 전혀 다른 아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제니와 해리는 화를 내는 이유, 괴롭히는 이유가 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2003년 아역으로 데뷔한 진지희는 연기 변신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그는 "이제 23살이기 때문에 감정을 함축적으로 담을 수 있는 강도가 강해졌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많은 작품을 하기 위해 연기변신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캐릭터의 매력에 느껴 작품을 고르는 경우도 있다. 제니도 그만큼 사랑스럽고 잘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 관점에선 이 작품을 하면서도 변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아역 이미지를 벗고 싶단 생각을 예전에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갖고 있는 역량과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벗어나려고 하기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다면 더 도전해보고 싶어요. 항상 도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배우 진지희/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진지희/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진지희는 또 "이렇게 긴 호흡의 드라마는 처음이었다"며 "초반부터 감정을 탄탄하게 쌓아가면서도 전체를 보고 연기하게 됐다. 또 상대방과의 호흡이 중요한 캐릭터고, 중간중간 감초 역할도 해야되서 신은경 선배님을 보면서 흐름을 좀 더 재밌게 풀 수 있는 방법을 많이 배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인 역할 중 가장 탐나는 배역을 꼽았다. 진지희는 "제가 어른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면 김소연 선배님의 천서진 역할을 해보고 싶다. 여태까지 보여드리지 못했던 연기기도 하고 악랄한 악녀의 모습을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소연 선배님의 피아노 연주신이 가장 소름 돋았어요. 모든 감정이 압축돼 있고 피아노를 치면서 광기에 다다르게 연기하시는 모습에 그 날 해라팰리스 아역 단톡방도 뜨거웠죠."
'펜트하우스' 속 진지희/ 사진=SBS, 씨제스 제공

'펜트하우스' 속 진지희/ 사진=SBS, 씨제스 제공

욕망으로 똘똘 뭉친 유제니를 연기한 진지희. 그가 실제로 욕심 부리는 건 무엇일까. 진지희는 이렇게 답했다. "연기에 욕심이 제일 큰 것 같아요. 다른 것에는 욕심이 별로 없어서 걱정도 하는데 연기하는데 있어선 누구보다도 욕심이 강한 것 같아요. 더 실감나게, 더 많이 공감하실 수 있게 표현하고 싶어요. 제가 하는 일에 프라이드가 강한 편이거든요. 항상 후회되지 않게 연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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