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의 매력은 '천의 얼굴'이다. 순수한 듯 섹시하고, 시크한 듯 사랑스럽다.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 없는 그윽한 눈빛으로 보다가 이내 티 없이 순진한 눈웃음을 짓는다. 부끄러움 많은 소년 같다가도 어느새 상남자의 매력을 풍기고, 해사한 미소는 봄처럼 가슴을 설레게 한다. 운명처럼 아이돌이 됐고 그룹 엑스원의 센터로 뛰어난 활약상을 펼쳤다. 가진 매력의 1/10도 보여주지 않은 김요한. 미소 하나로 국민 프로듀서를 녹인 이 남자, 우리를 무장해제시킨다.

10. 단추도 서너 개 풀고 섹시하면서도 시크한 콘셉트의 화보 촬영이었어요. 소년미(美) 있고 청순했던 지난날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는데요?
김요한 :
사실 제가 이런 콘셉트를 되게 좋아해요. 노출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강렬하고 센 느낌이 좋아요. 세고 섹시한 느낌의 얼굴이 좋달까요. 하하. 그래서 오늘 촬영이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메이크업도 진하게 하니까 굉장한 자신감도 생기더라고요.

10. 최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000만 원을 기부해서 화제가 됐어요.
김요한 :
돈을 헤프게 쓰진 않지만 써야할 땐 쓰는 편이에요. 친구랑 밥을 먹을 때도 더치페이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특히나 지금은 시국이 어렵잖아요.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의 금액을 기부했어요. 금액을 떠나서 저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더 귀하게 쓰였으면 했거든요.
'텐스타' 5월호 메인 모델 가수 김요한
'텐스타' 5월호 메인 모델 가수 김요한
10. 보통 아이돌은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는데 김요한의 이력은 굉장히 독특해요. 태권도 선수 생활을 하다가 연습생이 됐고 바로 데뷔를 하게 됐어요.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볼까요?
김요한 :
아버지가 태권도 코치라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태권도를 접했어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선수 생활을 시작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게 당연한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태권도를 하면서 국가 대표를 꿈꿨고, 주변의 기대도 많이 받았고 크면서 당연하게 나는 태권도 선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10. 태권도로 대학교 진학까지 한 상태에서 연습생이 됐어요. 어쩌다 가수의 꿈을 꾸게 됐나요?
김요한 :
꿈을 꾼 건 아니고, 그냥 동경의 대상이었어요. TV에서 가수들을 보면 '와 멋있다' 이 정도로의 관심이요. 아이돌은 멋있지만 저는 아이돌이 될 수 없으니까 지구 반대편에 서있는 듯한 느낌?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여러 소속사로부터 캐스팅 제의가 왔는데 다 거절했어요. '네가 무슨 연예인이야. 운동이나 해'라고 말했고 저도 장학생으로 대학을 가야 했기 때문에 태권도에만 집중했어요. 그러다 얼떨결에 지금의 회사를 만났어요. 미팅 다음날 바로 회사에 나오라고 해서 나갔어요. 정말 아무것도 모른 채로 연습생이 된 거죠.

10. 어떻게 보면 운명적으로 아이돌의 길에 접어든 거네요?
김요한 :
제가 운이 좋았죠. 이 세계가 호락호락하지 않더라고요. (웃음)
'텐스타' 5월호 메인 모델 가수 김요한
'텐스타' 5월호 메인 모델 가수 김요한
10. 태권도 유망주였기 때문에 10년 넘게 해온 운동을 접고 아이돌이 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다 말렸을 것 같아요.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있어도 부정적인 반응은 부담과 불안이었을 텐데요.
김요한 :
아마 그때의 저를 보신 분들은 머리에 바람이 들었다고 여길 수 있어요. 근데 저는 뭐든 하면 될 것 같았어요. 주변 반응은 모두 부정적이었지만 저는 성공할 길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다들 안 될 거라고 하니까 괜한 오기가 생겨서 이를 더 악물었죠.

10. 이젠 입장이 바뀌었어요. 김요한이 아이돌을 꿈꾸는 친구들의 동경의 대상이 됐잖아요.
김요한 :
방송이 끝나고 한 팬께서 부럽다, 고맙다는 말을 해주셨어요. 왜 고맙냐고 하니까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본인은 하고 싶은 걸 못하고 해야만 하는 것을 선택했대요. 근데 김요한은 하고 싶을 해냈기 때문에 나를 보고 희망을 얻었다고 하셨어요. 하고 싶은 걸 할 용기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 띵했어요. 대단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도 되고 부담도 됐는데, 나를 보고 용기를 얻으셨다는 것에 감사했어요.

10. 스스로도 이 세계가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했지만, 운동만 하다가 갑자기 노래와 춤을 배우려니 힘들었죠?
김요한 :
처음에는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스포츠와 연예계는 세계관이 다른 정도의 수준이에요. 적응하기까지 너무 힘들었고 완전히 고립됐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근데 지금은 또 괜찮아요. 완벽하진 못 해도 익숙해졌어요.
'텐스타' 5월호 메인 모델 가수 김요한
'텐스타' 5월호 메인 모델 가수 김요한
10. Mnet '프로듀스 X 101'은 첫 등장부터 강렬했죠. 힐리스를 타고 세븐의 '와줘'를 그대로 재현했어요. 어떤 마음으로 서바이벌에 임했나요?
김요한 :
노래, 춤, 랩 다 못 하는 날 위한 최선의 전략이었죠. 힐리스 타는 연습이랑 노래 연습만 많이 했어요. 하하. 어머니께 방송에 나간다고 하니까 '떨어져도 돼. 배운 게 없는데 그게 당연한 거야. 99등을 하던 100등을 하던 다 괜찮아.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경험이 되는 거야'라고 하셨어요. 저도 어머니 말씀에 동의했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무조건 경험하자, 배우고 돌아오자는 마음이었습니다.

10. 그러다 덜컥 1등을 했어요.
김요한 :
기분이 정말 좋더라고요. 1등보다는 멋진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드릴 수 있어 행복했죠. 태권도 선수 시절 부모님이 늘 시합장에 오셨는데 생방송 때도 오셨어요. 시합장에선 늘 대결하는 모습, 승패를 떠나 다치는 모습만 보셨거든요. 팬들의 함성을 받으며 멋지게 공연하는 아들의 모습은 처음 보여드린 거니까 기분이 좀 이상하더라고요. (웃음)

10. 엑스원의 센터가 되면서 '네가 무슨 연예인이야'라고 했던 사람들한테도 보기 좋게 한 방을 날렸어요. 짜릿했겠는데요?
김요한 :
그럼요. 운동을 그만뒀을 때 '되겠냐, 맨땅에 헤딩인데'라고 하던 사람들한테 당당하게 '됐다'는 모습을 보여준 거잖아요. 생방송 후에 어머니가 '네가 행복해하는데 왜 일찍 시켜주지 못했을까'라고 하시면서 우셨어요. 예전에 했으면 사랑을 못 받았을 수도 있는데, 시기가 잘 맞은 거라는 위로 아닌 위로를 해드렸어요.

10.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이 있죠. 결과는 영광스럽지만 그 자리까지 올라가는 과정은 무척 힘들었을 것 같아요. 화제의 참가자이기도 했고, 방송 특성상 과정이 평탄하진 않았잖아요.
김요한 :
지금은 제 이름을 검색하지 않지만 '프듀 X' 할 때는 자주 검색해봤어요. 하지도 않은 걸로 욕을 먹고 루머가 만들어지는데 아니라고 할 수가 없으니까 힘들었어요. 악플과 루머성 댓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잠깐 공황도 왔어요. 사람들을 보면 얼굴을 피하게 되더라고요. 그만둘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어머니도 그만 둘 거면 빨리 그만두라고 하실 정도였죠. 될 때까지 하자는 마음으로 버텼어요.

10. 어려움을 이겨낸 자신이 기특했겠어요.
김요한 :
음, 끝나고 '수고했다 요한아. 긴 여정이었다'라고 스스로에게 칭찬해줬죠. 하하
'텐스타' 5월호 메인 모델 가수 김요한
'텐스타' 5월호 메인 모델 가수 김요한
10. 지난해 엑스원의 센터로 활약했어요. 짧고 굵은 활동이었지만 돌아보니 어떤가요, 가수로서 매력을 충분히 보여준 것 같나요?
김요한 :
저는 아이돌은 듣는 귀도 즐겁고 보는 눈도 즐거워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선 팬들을 만족시켜드리지 못 한 것 같아요. 엑스원 활동 중간에도 부상으로 앉아서 공연을 했는데, 사실 그게 조금 한으로 남아요.

10. '프듀X'부터 엑스원으로 활동했던 모든 순간이 김요한에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김요한 : 감사한 프로그램이죠. '프듀 X'가 없었다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도 않았을 거고 엑스원으로 활동하는 꿈같은 일도 일어나지 않았겠죠. 엑스원으로 데뷔하면서 꿈같은 상황을 많이 겪었어요. 고척돔을 매진시키고 외국에 나가서 공연도 하고 음악 방송 1등에 음원차트 1등까지 굉장히 꿈같은 시간이었어요. 다시는 느껴보지 못할 벅찬 감정이에요. 활동 기간이 짧아서 아쉽긴 하지만 꿈같고 감사합니다.

10. 데뷔 이후 가장 체감되는 변화가 있다면요?
김요한 :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제 SNS에 사진을 업로드하면 하트와 댓글이 쏟아져요. 아직 신기해요. 근데 친구들은 저를 연예인이라고 생각도 안 해요. 저 역시 친구들이 저를 연예인처럼 대하는 것도 싫어요. 김요한 그대로 대해줬으면 좋겠어요.
'텐스타' 5월호 메인 모델 가수 김요한
'텐스타' 5월호 메인 모델 가수 김요한
10.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어요?
김요한 :
고민이 있거나 잠이 오지 않을 땐 혼자 맥주 한 캔을 마셔요. 사실 시간이 약인 것 같아요. 악플과 루머로 괴로울 때도 그냥 가만히 있었어요. 시간이 지나니까 아무렇지 않게 되더라고요.

10. 2020년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마음가짐이 남다를 것 같아요.
김요한 :
'안되면 될 때까지 하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될 건 없다'. 이 마음으로 '프듀X'도 했어요. 중간에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마음을 다 잡았죠. 계속 잘하고 싶어요. 다양한 것들을 팬들에게 보여드리려고 해요. 심지에 막 붙을 붙인 것 같아요.

10. 김요한이 김요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김요한 :
항상 겸손하게 살아라. 그거면 됐다.

10. 팬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김요한 :
앞서 말했지만, 길었던 공백이 끝나고 심지에 붙을 붙이기 시작했어요. 앞으로 요한이가 하는 일과 가는 길에 팬들이 발자국이 되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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