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정, KBS 주말드라마 복귀
현실성과 공감 모두 이끌어 낸 연기로 호평
'한 번 다녀왔습니다' 속 이민정/ 사진=KBS2 제공
'한 번 다녀왔습니다' 속 이민정/ 사진=KBS2 제공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의 이민정이 한층 깊어진 감정 연기로 현실성과 공감을 모두 잡았다. 그는 캐릭터에 흡입력을 더하며 KBS 주말드라마의 흥행 불패 신화를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송나희(이민정 분)는 지나치게 이성적이고 원리원칙주의자며 유능하지만 인간미 없는 의사로 병원에서 왕따인 인물. 집에서는 빨래며 음식물 뒤처리며 모든게 허술해서 남편 윤규진(이상엽 분)의 잔소리를 듣는 반전을 보인다.

무엇보다 남편과 티격태격 하며 기싸움을 펼치는 현실 부부 연기는 첫회부터 환상의 커플 케미를 보여주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민정은 시어머니로 인해 남편과 말다툼을 하게 되는 상황들, 한 때는 그와 달콤했던 시절이 있었음을 떠올리며 마음 아파하는 모습 등 현실에서 겪을 수 있는 결혼, 부부의 문제들을 다양한 감정 연기로 표현하며 송나희가 갖는 아픔과 고민에 많은 공감을 하게 만들었다.

지난 29일 방송에선 두 사람이 자주 싸우면서도 아이를 갖기 위해 집착하는 원인이 유난스런 시어머니만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음이 밝혀졌다.

과거 송나희가 임신 초기에 윤규진의 걱정어린 말을 무시한 채 의학 컨퍼런스 등으로 무리를 하면서 유산을 했던 것. 그의 임신과 유산은 양가 가족들이 아무도 모르고 있는 상황.

이 일은 두 사람 모두에게 큰 상처가 됐고, 애써 상처를 숨긴 채 지내는 사이 부부 관계에도 균열이 생겼으며 점점 겉잡을 수 없게 커졌다.

여기에 윤규진이 술에 취한 어머니를 챙기느라 난임 클리닉을 예약하고 기다리던 송나희와의 약속을 펑크낸 일로 둘은 크게 싸우게 된다. 이어 윤규진이 홧김에 송나희의 유산 이야기를 꺼내며 위태롭게 유지되던 두 사람의 관계가 터지고 말았다.

이후 송나희는 전 올케를 통해 ‘이혼하고 나서 가장 좋은 건 그 사람을 더 이상 미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였다‘라는 말을 듣고 자신과 있을 때엔 늘 날카롭기만 한 윤규진이 동료들과 병원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떠올린다.

동생 다희의 파혼 후 병원으로 자신을 찾아온 엄마에게 너는 자신을 실망시키지 말아 달라는 당부를 듣고 고민에 빠진 송나희는 결심이 선 듯, 남편을 빵집으로 불러내 조건부 이혼이라는 제안으로 강렬한 엔딩을 장식했다.

송나희가 제안한 '조건'은 무엇일지 다음회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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