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배우 홍종현(왼쪽부터), 이청아, 박경혜, 박지빈, 정용주 감독이 8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다시, 봄’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홍종현(왼쪽부터), 이청아, 박경혜, 박지빈, 정용주 감독이 8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다시, 봄’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하룻밤 자고 나면 시간이 어제로 돌아간다면, 그래서 ‘오늘’을 살 수 없게 된다면, 삶은 어떻게 바뀔까. 영화 ‘다시, 봄’에서 이청아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통해 잃어버린 딸을 찾고, 다시 시간을 바로잡기 위해 분투한다. 시간여행을 하며 절망과 희망의 순간을 오가는 이청아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다시, 봄’은 하루 전날로 되돌아가는 시간여행을 하는 싱글맘의 이야기다. 8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다시, 봄’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정용주 감독과 함께 배우 이청아, 홍종현, 박지빈, 박경혜가 참석했다.

정 감독은 “특정 사건이 아니라 하루하루 어제로 가는 시간여행의 서사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조(이청아 분)와 호민(홍종현)의 악연이 좋은 인연으로 바뀐다. 관객들은 어제로 가는 은조의 시간을 따라가면서 어제의 시간 속에 있는 호민을 보게 된다”고 소개했다.

정 감독은 “미래, 현재, 과거의 시간이 공존한다는 세계관에서 출발했다. 7년 정도 과거로 시간여행을 가지만 미래의 정신과 영혼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설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는 날카로운 이미지로 표현했고, 과거의 장면들은 흐리게 하기도 하고 색감을 다운시켰다”고 설명했다.

영화 ‘다시, 봄’에서 하루 전날로 돌아가는 시간여행을 하는 배우 이청아. /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다시, 봄’에서 하루 전날로 돌아가는 시간여행을 하는 배우 이청아.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청아는 시간여행을 하게 된 은조 역을 맡았다. 이청아는 “인물이 특정한 과거로 시간 여행을 가는 게 아니라 어제로만 갈 수 있다는 점이 다른 타임루프물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른 시간여행자들은 오늘의 행동으로 미래를 바꿀 수 있지만 은조는 어제로 돌아가기 때문에 처음에는 약간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다”면서 “은조가 현재의 시간에서는 싱글맘·워킹맘으로 초조하게 살아가지만 시간여행을 하면서는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 오늘 안에 숨어 있는 행복을 발견한다”고 덧붙였다.

이청아는 엄마 역할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내가 아직 엄마가 아니라 딸로만 살아봐서 엄마 역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주변에 엄마가 된 사람들에게 물어볼수록 내가 아이를 키워보지 않았기 때문에 더 초조하고 막막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문득 어릴 적 엄마와 싸웠던 날이 떠올랐다고 했다. 이청아는 “‘엄마는 왜 그래?’라고 했더니 ‘나도 엄마를 처음 해 봐서 잘 몰라’라고 했던 게 생각났다”면서 그 때의 기분을 살려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다시, 봄’에서 홍종현이 연기한 호민은 은조의 시간여행을 되돌릴 수 있는 열쇠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다시, 봄’에서 홍종현이 연기한 호민은 은조의 시간여행을 되돌릴 수 있는 열쇠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홍종현은 유망한 유도선수였던 취업준비생 호민 역을 맡았다. 극 중 은조는 시간여행을 하면서 과거의 호민을 만나게 된다. 홍종현은 “호민의 인생그래프를 그려보면서 그 시점에 호민은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본 게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홍종현은 유도 연습을 하면서 작은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는 “유도하는 연기도 욕심이 나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 체육관에서 최대한 보냈다. 현장에서는 대련하듯이 촬영했다”면서 “촬영 이틀 전 연습하다가 살짝 삐끗했다. 후유증 때문에 욕심만큼 하지 못한 것 같아 좀 아쉬웠다”고 말했다.

박지빈은 과거로의 시간여행으로 인해 고등학생이 된 준호 역을 맡았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지빈은 과거로의 시간여행으로 인해 고등학생이 된 준호 역을 맡았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지빈은 시간여행을 바로잡을 수 있는 힌트를 쥐고 있는 준호를 연기했다. 그는 “평소에 많이 하던 상상과 비슷해서 대본을 재밌게 읽었다. 캐릭터도 재밌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박지빈은 긴장했던 첫 촬영날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잔뜩 긴장하고 촬영장에 갔는데 비가 와서 촬영이 하루 미뤄졌다. 긴장감 때문에 잠을 못 자서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였는데, 미뤄진 게 다행이었다. 동료 배우들, 감독님과 대화할 시간도 생겼다”고 말했다.

극 중 준호는 은조보다 먼저 시간여행을 하고 있는 인물. 외모는 고등학생이지만 실제로는 70대 노인이다. 박지빈은 “노인처럼 보이려고 애쓰지 않고 오히려 고등학생으로 지금을 살면서 행복해하는 준호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연기 포인트를 설명했다.

영화 ‘다시, 봄’에서 이청아와 자매로 등장하는 박경혜. /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다시, 봄’에서 이청아와 자매로 등장하는 박경혜.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경혜는 은조의 동생 미조 역을 맡았다. 이청아와 극 중 자매로 나오는 만큼 현장에서의 찰떡 케미를 사랑했다. 박경혜는 “(이청아) 언니가 양보도 많이 해주고 챙겨줬다. 든든하게 의지할 수 있는 언니다. 앞으로도 언니에게 의지하고 싶다”면서 웃었다.

극 중 미조는 카페에서 타로점을 봐주는 일을 한다. 박경혜는 그 동안 변호사, 간호사 등 전문직뿐만 아니라 처녀귀신 같은 이색 역할도 맡았다. 이에 대해 “1만5000여 개의 직업이 존재한다는데, 그 정도만 해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다시, 봄’은 오는 17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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