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영화 ‘언니’의 주연배우 이시영.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필름에이픽쳐스
영화 ‘언니’의 주연배우 이시영.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필름에이픽쳐스
국가대표 복싱선수로 활약했던 배우 이시영이 여성 주연 액션 영화 ‘언니’로 돌아온다. 공권력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가 액션으로 가해자를 응징하는 이야기다.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니’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임경택 감독과 함께 이시영, 박세완, 이준혁이 참석했다.

‘언니’는 사라진 동생 은혜(박세완)의 흔적을 점점 찾아갈 수록 어떤 사건에 가 닿으며 분노하는 언니 인애(이시영)의 이야기를 담은 액션 영화다.

이시영은 “극 중 인애는 특공무술을 연마한 실력 좋은 경호원”이라며 “임무 수행 중에 과잉 경호 논란으로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출소하면서 하나밖에 없는 가족인 동생과 평범한 삶을 생각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동생이 사라진다”고 귀띔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공권력에도 그는 보호받지 못하자 스스로 동생을 찾으러 나선다. 만 하루 동안 동생을 찾으러 다니면서 굉장히 분노하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이시영은 ‘언니’의 시나리오에 대해 “너무 고마웠다”고 표현했다. 여성 주연 액션은 적었기 때문. 그는 “나에겐 너무 감사한 시나리오였다. 인애라는 인물이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을 끌고나간다. 다른 영화에서는 여자 배우의 액션이 클라이맥스에서만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언니’는 ‘기승전 액션’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액션으로 꽉 채워졌기 때문에 도전하고 싶은 시나리오였다”고 강조했다.

영화 ‘언니’의 박세완.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필름에이픽쳐스
영화 ‘언니’의 박세완.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필름에이픽쳐스
박세완은 인애의 동생 은혜를 연기한다. 그는 “은혜는 언니를 너무 사랑하는 ‘언니 바라기’다. 언니가 출소해 돌아올 날만 하루하루 기다린다”며 “상처가 많은 캐릭터라 조심스러웠지만 배우로서 역할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임경택 감독은 박세완을 “디렉션이 필요없을 정도로 준비된 배우”라고 칭찬했다.

박세완은 이시영의 액션을 보면서 몸 쓰는 연기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람들이 나에게 ‘힘없어 보인다’는 말을 많이 한다. 몸을 쓰는 일에 대해서 아예 생각을 안하다가 이시영 언니를 보면서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언니를 보면 몸매부터 시작해 에너지가 느껴진다”고 감탄했다.

영화 ‘언니’의 배우 이준혁.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필름에이픽쳐스
영화 ‘언니’의 배우 이준혁.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필름에이픽쳐스
이준혁은 극 중 박영춘(최진호)의 해결사 정우 역을 맡았다. 이준혁은 “정우는 박영춘이 삶의 전부인 인물이다. 그가 시키는 것은 어떤 판단도 하지 않고 수행한다”며 “그런 사람이 인애와 은혜를 만나면서 변화한다. 살면서 처음으로 자신의 선택을 하게 되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한 가지 목적성을 가지고 끝까지 속도감 있게 밀고가는 영화라서 좋았다”며 “영화 속 액션이 약간 판타지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필요한 판타지”라며 “요즘 사회에 분노할 일들이 많다. 이시영 씨의 멋진 액션으로 대리만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언니’에서 이시영은 주짓수부터 총격, 차량 추격 등 끊임없이 액션을 보여준다. 임 감독은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너무 많고 고통받는 피해자가 많다”며 “극 중 여성 주인공은 피해자로서 굴하지 않는다. 하나하나 나쁜 사람들을 응징해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제대로 표현한 액션 영화를 찍고 싶었는데, 이시영 씨가 흔쾌히 출연을 결정해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리얼액션이 결코 쉬운 게 아니다. 배우가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이시영은)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역 없이 99%없이 소화해줬다. CG와 와이어도 없었다”며 극찬했다.

영화 ‘언니’의 이시영(왼쪽부터), 박세완.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필름에이픽쳐스
영화 ‘언니’의 이시영(왼쪽부터), 박세완.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필름에이픽쳐스
이시영은 “인애는 경호원이기때문에 누군가를 보호할 수 있는 인물이지만, 반대로 폭력을 가하는 건 익숙지 않은 인물이다. 말 그대로 사회적 약자를 상징한다”며 “액션에도 여러 장르가 있다. 와이어가 있고 화려한 액션도 있지만 이 영화는 극을 관통하는 단순한 분노를 제대로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정말 악에 받치고 있을 때는 기술적인 현란함 보다는 상대를 진짜 한 번에 죽일 수도 있는 단순한 액션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래서 기본에 충실하고, 클래식한 액션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촬영 중에 배운 ‘카 체이싱’에 대해서는 실제로 깊게 파보고 싶은 열정을 느꼈다고도 했다.

이시영은 ‘여성이 다수의 남성을 제압하는 액션’을 설득력있게 표현하려고 끊임없이 운동을 했다고 한다. 그는 “평소 영화를 볼 때 ‘여자가 남자를 한두 명이라도 제압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를 항상 생각해왔다”며 “이런 장면에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 힘있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애의 의상은 여성성을 대표하는 빨간 원피스 일 수 있다. 그래서 액션의 선은 더 무식해보일 정도로 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설득력을 주고 싶었다. 체중도 그냥 늘리는 게 아니라 근육을 많이 만들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인 역할이다. 실망시켜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언니’는 오는 12월 말 개봉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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