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배우 서영희(왼쪽부터), 손나은, 박민지, 이태리가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여곡성’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서영희(왼쪽부터), 손나은, 박민지, 이태리가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여곡성’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공포 영화의 전설’이라 불리는 1986년작 ‘여곡성’이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했다.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적외선 촬영기법, CG, 빠르고 역동적인 편집을 더해 더욱 강렬하고 충격적인 공포를 예고했다. 개봉 이후 32년 만에 돌아온 ‘여곡성’이 한국형 공포영화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을까.

17일 서울 CGV 압구정에서 ‘여곡성’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서영희,손나은, 이태리, 박민지와 유영선 감독이 참석했다.

‘여곡성’은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옥분(손나은)과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서영희)이 집 안의 상상할 수 없는 진실과 마주하는 미스터리 공포영화다.

유 감독은 “공포영화를 원래 좋아하는데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원작이 워낙 유명해서 기대가 되면서 부담도 컸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원작을 모르는 10대와 20대도 흥미있게 볼 수 있는 방법이 뭘까 많이 고민했다”며 “원작의 스토리텔링과 구성을 그대로 가져 가면서 뭔가를 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공포스러운 장면을 다이나믹하고 에너지 넘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한국 공포영화의 방식이 아니라 빠른 호흡의 액션 영화처럼 연출하면 좋을 것 같아서 해외 영화를 많이 참고했다. 좋아하는 공포영화 감독님들의 작품을 오마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 등 집안 여성들간 갈등을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그는 “영화를 보면 ‘꽃들의 전쟁’을 연상할 것이다. 음모와 욕망으로 가득찬 집안의 이야기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여곡성’에서 조선시대 최고 사대부 집안의 ‘신씨 부인’ 역을 맡은 배우 서영희./ 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여곡성’에서 조선시대 최고 사대부 집안의 ‘신씨 부인’ 역을 맡은 배우 서영희./ 이승현 기자 lsh87@
‘추격자’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등을 통해 공포, 스릴러 장르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여온 배우 서영희는 이번 작품에서 조선시대 최고 사대부 집안의 ‘신씨 부인’ 역을 맡았다. 그는 “오랜만에 공포 장르를 찍게 됐다”며 “그동안 공포를 많이 즐기진 않았다. ‘여곡성’을 통해 공포영화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이어 서영희는 “그동안 출연했던 작품에서는 누군가에게 당하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는 누군가를 해치는 역할이다. 그래서 다른 재미가 있었다”며 웃었다.

영화 ‘여곡성’에서 가문의 비극을 마주하게 된 기묘한 신력을 지닌 여인 ‘옥분’ 역을 맡은 배우 손나은./ 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여곡성’에서 가문의 비극을 마주하게 된 기묘한 신력을 지닌 여인 ‘옥분’ 역을 맡은 배우 손나은./ 이승현 기자 lsh87@
손나은은 스크린 데뷔작으로 공포 장르를 택했다. 극 중 가문의 비극을 마주하게 된 기묘한 신력을 지닌 여인 ‘옥분’ 역을 맡았다. 그는 “공포영화에 한 번 쯤 도전해보고 싶었다. ‘여곡성’을 함께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막상 출연을 결정했을 때는 부담감이 컸고 걱정했는데 감독님께서 많이 도와주셨다. 공포와 관련한 영화나 책을 많이 공유해 주셔서 잘 준비 할 수 있었다. 감독님, 스태프, 선배님들의 도움으로 공포영화이지만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했다.

또한 손나은은 “원래 공포영화를 즐겨 봤다. 감독님이 원작은 보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하셔서 안 봤다”며 “이전에 봤던 영화들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연기했다”고 전했다.

영화 ‘여곡성’에서 한양 최고의 박수무당 ‘해천비’ 역을 맡은 배우 이태리./ 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여곡성’에서 한양 최고의 박수무당 ‘해천비’ 역을 맡은 배우 이태리./ 이승현 기자 lsh87@
1990년대 인기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의 정배로 친숙한 이태리도 처음으로 공포 사극에 도전했다. 이태리는 극 중 한양 최고의 박수무당 ‘해천비’를 연기했다. 그는 자신의 모습이 멋있게 나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태리는 “처음엔 여성 목소리를 내면 어떨까 고민했다. 더 섬뜩하고 기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감독님께서 멋있는 남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하셨다. 이후로 멋있는 목소리를 연구했다”고 말했다.

영화 ‘여곡성’에서 미스터리한 비밀을 간직한 여인 ‘월아’ 역을 맡은 배우 박민지./ 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여곡성’에서 미스터리한 비밀을 간직한 여인 ‘월아’ 역을 맡은 배우 박민지./ 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제니, 주노’부터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데릴남편 오작두’ ‘미스 마: 복수의 여신’ 등을 통해 다채로운 모습으로 사랑받은 박민지는 극 중 미스터리한 비밀을 간직한 여인 ‘월아’로 열연했다.

공포물에 처음 출연하는 박민지는 “‘여곡성’에 출연하게 됐을 때 새로운 기분이었다”며 “제 자신이 밝고 재미있는 이미지라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에 설레고 욕심났다”고 했다.

이어 “해보지 않았고,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제 얼굴을 보고 섬뜩함을 느낄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며 “감독님을 믿고 따라갔다.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웃었다.

유 감독은 “많이 봐 왔던 단순한 공포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조선을 배경으로한 여성 누아르를 만들고 싶었다. 빠르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들에서 그런 부분들이 두드러지게 보일 것”이라며 ‘여곡성’ 만의 차별점을 설명했다. 또 “배우들이 충실하게 연기를 해 준 덕분에 무사히 찍었다”며 고마워했다.

서영희는 “수능을 마치고 수험표 들고 극장에 찾아와 달라. 학생들은 할인도 해준다. 수능 공포를 공포 영화로 털길 바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태리는 “공포영화가 왜 11월에 개봉하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으스스한 날씨에 으스스한 영화를 보면 더 무서울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여곡성’은 11월 8일 개봉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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