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흉부외과’ 고수(왼쪽부터), 엄기준, 서지혜/사진제공=SBS
‘흉부외과’ 고수(왼쪽부터), 엄기준, 서지혜/사진제공=SBS
SBS ‘흉부외과’의 고수와 엄기준, 서지혜는 흉부외과의 현실을 대표하는 인물들이었다.

‘흉부외과’ 1~4부 연속 방송으로 지난 9월 27일 본격적인 포문을 열었다. 드라마는 2017년 히트작 ‘피고인’ 제작진의 두 번째 작품인 만큼 몰입도 높은 전개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로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 방송에서는 박태수(고수), 최석한(엄기준), 윤수연(서지혜)의 캐릭터와 관계들이 드러났다. 이들은 각기 흉부외과의 현실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드라마의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대표성을 띄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 흉부외과, 생명을 다루는 데에 대한 엄청난 중압감

흉부외과는 높은 업무강도, 낮은 보상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로 연간 전문의가 20여 명 밖에 나오지 않는 등 대표적인 기피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선뜻 흉부외과에 지원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바로 생명을 다룬다는 중압감이다. 의사가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라고 할 때 제일 먼저 떠올려지는 게 바로 흉부외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중압감을 이겨내고 죽어가는 환자를 살려내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이들이 흉부외과 의사들이다. 이들은 수술장 안에서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의 일을 해낸다. 특히 심장 수술은 당장 출혈을 막지 못하면 사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출혈점을 몇 시간이나 손으로 막고 버티기도 하고 본드를 써서라도 지혈을 하는 등 사투를 벌인다.

이러한 무게감을 견딜 수 있는 사람만이 흉부외과 서전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흉부외과 의사는 이론뿐만 아니라 강한 정신력, 본능적인 감각이 필요하다. 이런 과의 특성상 환자가 희생됐을 때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이들도 사람이기에 수술가능성이 낮은 환자는 회피하고 싶은 마음도 들 것이다.

제작진이 만나본 흉부외과 의사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한다”고 말했다. 이유는 “그게 바로 흉부외과 의사”이기 때문이다.

◆ 흉부외과 대표성을 지닌 캐릭터들

극 중 박태수는 이렇게 말한다. “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어떻게든 살려내는 게 흉부외과 의사다.” 흉부외과 의사는 자신들이 포기하면 환자에게 남는 건 죽음 밖에 없기 때문에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환자를 살리겠다는 신념이 꼭 필요하다.

융통성이 다소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이상적인 흉부외과 의사의 모습이 박태수다. 다만 아직 펠로우 4년 차는 흉부외과에서는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실력 또한 부족할 수 있다. 실력은 노력을 통해 늘릴 수 있지만 사람의 신념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박태수의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태수와 같은 신념에다 실력까지 갖춘 의사가 있다. 바로 최석한이다. 최석한은 박태수에게 “날 닮아서 뽑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태수가 가진 신념과 정신력에서 좋은 흉부외과 의사가 될 자질있다고 파악했다. 다만 닮은 듯한 태수와 석한이 향후 갈등하는 모습이 드라마 초반에 이미 공개돼 이들 간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윤수연은 태산병원 이사장의 딸인 금수저이면서 흉부외과 의사라는 점이 흥미롭다. 경력으로만 봤을 때는 실력이 뛰어나지만 돌발상황에서는 많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 온실 속의 화초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는 구급차에서 배를 열고, 심장에 본드를 쓸 생각을 하는 본능적인 감각을 가진 태수와 대비된다. 갖춰진 시스템 안에서만 배워온 수연이 잡초처럼 살아남은 석한, 그리고 태수와 엮이면서 어떻게 흉부외과 의사로 성장해 나갈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이다.

구희동(안내상)은 수술에 대한 두려움도 가진 현실적인 캐릭터이다. 제작진은 의사들과 인터뷰 중 “나도 사람인데 왜 피하고 싶지 않겠나? 가능성이 희박한 환자를 수술할 때는 두려운 마음도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 데서 착안한 캐릭터다. 이에 따라 이기심과 나약함을 가진 구희동이 탄생했다. 희동은 희화화돼 묘사되지만, 흉부외과 의사들의 내적갈등을 표면적인 갈등으로 드러내게 할 수 있게 한 인물이다.

드라마 관계자는 “‘흉부외과’가 극초반임에도 현실을 반영한 흥미롭고도 다양한 캐릭터들과 함께 스토리를 전개하면서 높은 몰입도를 선사하고 있다”며 “수술장에서 본드를 사용하고자 하는 고수의 선택이 초래할 결과와 더불어 엄기준과 서지혜의 관계가 밝혀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흉부외과’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되며, 5~8회는 오는 3일과 4일 공개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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