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MBC 새 주말극 ‘숨바꼭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송창의(왼쪽부터), 이유리, 엄현경, 김영민./사진제공=MBC
MBC 새 주말극 ‘숨바꼭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송창의(왼쪽부터), 이유리, 엄현경, 김영민./사진제공=MBC
OCN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드라마 ‘터널’의 신용휘 감독과 ‘두 여자의 방’(SBS) ‘사랑해 아줌마'(MBC) 등 여성의 삶을 그려온 설경은 작가가 만났다. 여기에 ‘왔다! 장보리’(MBC)의 이유리가 주인공으로 나선다. 오는 25일 첫 회를 방송하는 MBC 새 주말극 ‘숨바꼭질’에서다.

22일 오후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숨바꼭질’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신용휘 PD를 비롯해 이유리, 송창의, 엄현경, 김영민 등 주연배우들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숨바꼭질’은 국내 유수의 화장품 기업의 상속녀와 그녀의 인생을 대신 살아야만 했던 또 다른 여자, 이들을 둘러싼 비밀과 운명을 다룬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신용휘 PD는 ‘터널’과 ‘크로스’ 등 주로 전개가 빠른 장르물을 맡아온 감독이지만 ‘숨바꼭질’을 통해 주말극에 도전한다. ‘두 여자의 방’과 ’사랑해 아줌마’를 통해 여성들의 삶과 맛깔나는 대사를 풀어낸 설경은 작가와의 조합도 신선하다.

MBC ‘숨바꼭질’의 신용휘 PD/사진제공=MBC
MBC ‘숨바꼭질’의 신용휘 PD/사진제공=MBC
신 PD는 “특별히 장르물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기회가 돼서 해온 것 같다”며 “장르물만의 재미도 많지만 더 많은 인물들과 함께 폭넓은 시청자들과 만나고 싶었다. 무엇보다 우리 어머니가 웃으면서 볼 수 있는 드라마를 해보고 싶었는데 ‘숨바꼭질’을 통해 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숨바꼭질’을 ‘욕망에 충실한 인물들이 주어진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휴먼 드라마’라고 정의했다. 그는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 타인과 환경에 의해 주어졌던 삶을 자신의 의지로 극복하고 개척해 나가는 여정을 그리는 드라마다. 각자의 욕망에 충실한 많은 군상들이 얽혀 있다. 민채린(이유리)은 그들과 얽혀서 선과 악으로 재단할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을 표현한다. 싸우고 분투하는 모습이 강조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MBC ‘숨바꼭질’의 이유리/사진제공=MBC
MBC ‘숨바꼭질’의 이유리/사진제공=MBC
인기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악녀’ 연민정으로 MBC 연기대상까지 받았던 이유리는 ‘숨바꼭질’을 통해 대한민국 여성들의 워너비인 민채린 역을 맡았다. 이전의 악녀 연기에서 벗어나 선과 악이 공존하는 연기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이유리가 연기하는 민채린은 유명 화장품 브랜드 ‘메이크 퍼시픽’의 실력파 전무다. 보육원에서 재벌가로 입양돼 갖은 차별을 갖으며 자라나는 인물.

이유리는 “막상 촬영을 하자 ‘민채린’이라는 여성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고 느꼈다. 머릿속에서 상상하던 민채린이 아니라 어딘가 살고 있을 법한 인물로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은 때로 비겁해질 수도 있고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도 있지만 또 다시 새로운 길로 갈 수도 있다. 선과 악을 떠나 인간 본성에 충실하고 가족, 그리고 연인의 사랑을 지키려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채린의 수동적이지 않은 면모를 강조했다. 이유리는 “채린이라는 캐릭터는 강하다. 지독하리 만큼 자신의 삶에 집착한다. 자신의 가족과 회사, 삶을 지키려는 채린의 역할이 수동적이지 않고 굉장히 강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어 “주변 환경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는 점에 중점을 두면서 연기를 하고 있다. 채린은 거의 모든 사람들과 대립한다. 이때까지 연기를 하면서 비슷한 장면들을 굉장히 많이 해왔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는 신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됐다”며 “앞으로 인생의 폭풍을 만나게 될 채린에게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나도 기대가 되고 무섭다”고 했다.

작품을 선택한 계기로는 단연 “재미”를 꼽았다. 이유리는 “1부를 보고나서 정말 재밌었다”며 “결과보다는 연기를 할 때 느끼는 쾌감과 즐거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드라마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과 비교되는 부담에 관해서는 “부담감도 있지만 주어진 환경에 몰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BC ‘숨바꼭질’의 송창의/사진제공=MBC
MBC ‘숨바꼭질’의 송창의/사진제공=MBC
송창의는 극 중 ‘태산 그룹’ 후계자의 수행비서 차은혁을 맡았다. 그는 “은혁은 어렸을 때 힘든 사연을 가진 인물이다. 가난이라는 운명과 어두운 과거가 있지만 나아가려는 욕망이 크다. 은혁이 민채린과 만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길 예정”이라고 했다. 또 “극 초반인데도 이유리와 내가 매우 긴장감 있게 붙으며 호흡한다”며 “각자 불쌍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 인물 둘이 만나게 된다. 그럴 때 나오는 멜로는 어떤 걸까 고민하며 연기했다.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는 멜로와는 또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유리 씨가 멜로를 정말 잘한다. 기대해도 좋다”고 귀띔했다.

MBC ‘숨바꼭질’의 엄현경(왼쪽), 김영민/사진제공=MBC
MBC ‘숨바꼭질’의 엄현경(왼쪽), 김영민/사진제공=MBC
엄현경은 화장품 방문판매원 하연주 역을 맡았다. 그는 “내 캐릭터는 착하고 긍정적이고 밝다. 차은혁을 굉장히 사랑하는데 그에게 배신을 당하고 악한 모습이 스믈스믈 기어오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초반에는 선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새로운 모습이 나타난다. 선과 악의 양쪽 모습을 다 보여줄 수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김영민은 ‘재벌들의 재벌’인 태산 그룹의 후계자 문재상 역을 맡았다. 그는 “문재상은 갑질도 하고 못난 캐릭터”라며 “여러 군상을 만나서 변화하는 모습이 담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MBC ‘숨바꼭질’의 엄현경(왼쪽), 이유리/사진제공=MBC
MBC ‘숨바꼭질’의 엄현경(왼쪽), 이유리/사진제공=MBC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주 68시간의 근로시간 준수에 관한 대화도 오갔다. 이에 대해 이유리는 “과도기에 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는 쉬는 시간에 쉴 수 있지만 사실 스태프들은 쉬지를 못한다”며 “우리가 찍어야 할 분량이 너무 많아서, 빨리 몰입하는 게 필요하지만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숨바꼭질’은 오는 25일 오후 8시 45분 처음 방송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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