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Mnet ‘고등래퍼’ 시즌을 통틀어 최연소 멘토로 출연한 프로듀싱 팀 그루비룸(이휘민, 박규정). / 사진제공=하이어뮤직
Mnet ‘고등래퍼’ 시즌을 통틀어 최연소 멘토로 출연한 프로듀싱 팀 그루비룸(이휘민, 박규정). / 사진제공=하이어뮤직
멜론 차트 ‘TOP 100’만 듣는 사람이라도, ‘그루비룸’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루비 에브리웨어’는 익숙하게 들릴 것이다. 그루비룸의 시그니처 사운드인 ‘그루비 에브리웨어(Groovy Everywhere)’로 시작하는 곡들이 지난해 주목할 만한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휩쓴 헤이즈의 ‘널 너무 모르고’와 효린X창모의 ‘BLUE MOON(블루문)’ 등이 그 예다. 그루비룸은 지난해 ‘한국 힙합 어워즈’에서 2년 연속 ‘올해의 프로듀서상’을 수상하며 평단으로부터도 인정받았다.

대중과 평단을 동시에 사로잡은 대세 프로듀싱팀 그루비룸이 올해에는 Mnet ‘고등래퍼2’에 멘토로 출연했다. 첫 케이블 출연에 ‘고등래퍼1,2’를 통틀어 최연소 멘토로 이목을 끌고 있는 그루비룸을 만났다.

10. ‘고등래퍼2’가 ‘고등래퍼1’과 달라진 점은 뭔가요?
이휘민: 출연자들의 수준이 확실히 높아진 것 같아요.
박규정: 시즌1에서는 잘하는 친구들이 출연했다면, 시즌2에서는 잘하고 개성까지 있는 친구들이 많이 나왔어요. 예를 들어 김하온 같은 친구죠.

10. 김하온은 실제로 현장에서도 ‘명상 스웨그’가 느껴지나요?
박규정: 방송이랑 똑같은 친구에요. 성격도 허당끼가 있다고 해야 할까요, 잘 모르겠을 때는 수줍게 머리를 긁는데 귀여워요.(웃음)

10. 주목하고 있는 출연자는 누구인가요?
이휘민, 박규정: 일단 하온이와 이병재(빈첸), 하선호, 박준호, 배연서, 오담률, 윤병호, 김윤호, 방재민, 윤진영을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10. 오담률은 1회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휘민: 아쉬웠어요. 그게 담률이의 진짜 실력이 아닌 걸 알거든요. 싸이퍼 형식의 경연이어서 아쉬웠던 것일 뿐, 아직 더 보여줄 것이 많은 친구라고 생각해요.
박규정: 담률이는 싸이퍼를 포함해 ‘고등래퍼1’에서도 자신감을 보여주다가 한 번 실수를 해서 비호감 캐릭터로 보여질까봐 걱정도 들고 아쉬웠어요.

10. ‘고등래퍼2’는 크루 딕키즈와 키프클랜의 경쟁 구도도 시청 포인트인데, 어떤 크루의 승률이 더 높을까요?
이휘민: 딕키즈보다 키프클랜 소속 출연자들의 수가 더 많으니까 확률적으로는 키프클랜에게 승률은 더 있다고 봐요. 실력을 떠나서요. 올해 더 주목받을 크루라고 생각합니다.

10. 딕키즈, 키프클랜 등 크루원들 중 원래 알고 있던 사이인 출연자는 없나요?
이휘민: 담률이만 얼굴을 한번 봤던 사이고, 키프클랜은 이미 존재를 알고 있었어요. 딕키즈는 방송으로 봤고요.
박규정: 저도 대부분 영상 클립 위주로 참가자들을 봤어요.

10. 옐로즈맙(그루비룸이 속한 크루)과 ‘고등래퍼2’ 출연자, 혹은 크루들과 협업할 가능성도 있나요?
이휘민: 물론 있습니다. 그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고등래퍼2’에 출연한 것도 있거든요.
박규정: 실제 고등학생 래퍼들의 활동 영역이 크다고 소문만 듣고 친해질 기회는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고등래퍼2’에 관심있게 지켜봤던 친구들이 많이 출연해서 친해지려고 나왔어요.(웃음) 출연자들의 옐로즈맙 합류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지난 23일 오전 서울 상암동 CJ E&M 스튜디오에서 열린 Mnet ‘고등래퍼2’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그루비룸.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지난 23일 오전 서울 상암동 CJ E&M 스튜디오에서 열린 Mnet ‘고등래퍼2’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그루비룸.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고등래퍼2’ 우승권으로 예상하고 있는 출연자는 누구인가요?
박규정: 하온이를 포함해 병재, 연서, 담률이, 병호에요.
이휘민: 하온이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힙한(신)의 미래를 기분 좋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10. 윤병호는 첫 회에서 넘치는 자신감을 보여줬는데 현장에서는 어떤가요?
박규정: 실제로는 너무 착해요.
이휘민: 예의가 없는 친구는 절대 아니에요. 당당함이 정답이 아닐 수는 있지만, 잘못된 건 아니거든요. 예의와 눈치를 많이 따지는 국내 문화와 정서상 필요한 캐릭터라고도 생각해요. 제가 병호에게 먼저 다가가서 ‘너무 잘 보고 있다, 잘 챙겨들었고 리스펙한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들었냐면서 신기해하더라고요.(웃음)

10. 출연자들을 보면 자신의 고등학생 시절도 떠오를 것 같아요.
박규정: 맞아요. 제가 그 친구들을 평가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용기있고 멋있는 친구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저는 그때 열심히 공부하고 스마트폰으로 곡을 끄적거리면서 노는 정도였거든요.

10. 하이어뮤직의 대표인 박재범도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쇼 미 더 머니(이하 ’쇼미‘)’에 멘토로 나왔는데, 조언은 따로 해주지 않았나요?
이휘민: 사실 규정이가 ‘쇼미’에 나온 재범이 형을 따라 하고 싶다면서 형이 ‘쇼미’에서 자주 지었던 표정을 녹화 전날까지 연습했어요.
박규정: 녹화 때 열심히 표정을 지었는데 방송에서는 전혀 다르게 나오더라고요.(웃음) 이제는 말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형이 준 조언은 전혀 없었어요.
이휘민: 만약 물어봤다면 조언을 해줬을 테지만 형은 단지 방송에 멘토로 출연하게 된 것도 대단하다고 격려를 많이 해줬어요.

지난 2일 방송된 Mnet ‘고등래퍼2’에서 팀 대표 결정전을 보고 있는 그루비룸의 박규정(왼쪽), 이휘민.
지난 2일 방송된 Mnet ‘고등래퍼2’에서 팀 대표 결정전을 보고 있는 그루비룸의 박규정(왼쪽), 이휘민.
10. 래퍼, 아이돌, 싱어송라이터까지 다양한 아티스트들에게 비트를 줬어요. 그야말로 ‘비트왕’인데 ‘고등래퍼2’나 다른 뮤지션들에게 비트를 주는 게 아깝다고 느껴진 적은 없나요?
이휘민: 저희도 이름을 걸고 앨범을 내니까 ‘고등래퍼2’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줄 때 아까울 때가 물론 있었죠. 하지만 아까워해도 더 좋은 곡이 나오거나 하지는 않더라고요. 누가 언제 만들어놓은 비트를 쓰든, 곡이 잘 나오는 게 중요하게 됐어요.

10. 평소 작업량이 엄청나다고 들었는데, 외장하드에는 그간 써 둔 비트들이 많이 남아있나요?
이휘민: 갓 작곡팀을 꾸리기 시작했을 때부터 작업을 정말 많이 해놓았기 때문에 지난해까지 3~4년은 쌓아둔 비트들로 버텼어요. 작년 하반기부터는 의뢰를 받을 때 바로 만들기 시작했고요.
박규정: 아직 남아있는 비트들도 있긴 하지만 저희도 곡의 수준이 높아야 만족을 할 수 있으니까 버리는 것도 많아요. 4년 전에 써 놓은 걸 지금 쓰기엔 아무래도 트렌디한 매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까요.

10. 헤이즈의 ‘널 너무 모르고’‘먹구름(Feat. NAFLA)’을 작업할 때 영감이 안 떠오르면 오버워치를 한다고 밝혔는데, 지금도 그런가요?
박규정: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찾는 돌파구는 매번 달라지는 것 같아요. 오버워치에서 배틀그라운드로 넘어갔었는데, 지금은 다시 찾고 있습니다.(웃음)

10. 팀워크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이휘민: 저희는 토론하듯이 대화를 많이 나눠요. 절대 흥분하지 않아요. 예전에는 흥분도 좀 했지만….(웃음)
박규정: 휘민이가 가끔 눈물을 흘려요. 휘민이는 메모장에 말할 것들을 정리해서 준비해 오는 편인데 그럼 허점이 더 잘 보이거든요.(웃음) 조목조목 얘기하면 분해하더라고요. 요즘에는 일 때문에는 싸우지 않아요. ‘왜 그 술자리에 나는 안 데려갔나’ 같은 일상 속 서운함을 주로 얘기해요.(웃음)

올해 신곡을 공개할 예정일 그루비룸 / 사진제공=하이어 뮤직
올해 신곡을 공개할 예정일 그루비룸 / 사진제공=하이어 뮤직
10. 하이어뮤직과 ‘고등래퍼2’ 출연자들과의 협업 가능성은 어떻게 되나요?
이휘민: 우승자라고 해서 바로 협업으로 이어지진 않을 거에요. 재범이 형은 ‘급’을 아예 보지 않거든요. 상대방이 멋있고 잘한다면 그걸로 끝인 형이라, 출연자들의 가능성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10. 올해 발매 예정인 박재범의 새 앨범에도 참여했나요?
이휘민: 어제도, 이틀 전에도 작업했습니다.(웃음) 어제는 두 곡 작업했어요. 저희가 너무 잘하는 것 같아서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빨리 앨범이 나왔으면 좋겠어요.(웃음)

10. 저스디스X팔로알토의 새 앨범 ‘4 the Youth’에 수록된 ‘Seoul Romance’에도 참여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어요.
이휘민: 저희가 신인이었던 시절 저스디스 형에게 3년 전에 보낸 비트에요. 형이 뒤늦게 확인하고 이런 비트가 있었냐며 너무 좋아했어요. 저희도 곡이 드디어 제 주인을 만난 것 같아 기쁘고요. 달달한 곡은 아니고 사회적인 얘기를 하는 곡이라 곡의 메시지에 초점을 맞춰서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0. 그루비룸의 신곡은 ‘고등래퍼2’ 종영 이후 기대해봐도 되나요?
박규정: 기대해주세요. 원래 3월 발매 예정이었는데 조금 늦춰졌네요. EP가 될지 싱글이 될지는 고민 중이지만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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