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력’, ‘한국형 히어로’의 탄생(종합)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김민재(왼쪽부터),박정민,연상호 감독,심은경,류승룡이 23일 오후 서울 한강로 용산 아이파크몰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염력’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한국형 히어로의 탄생이다. 우연히 초능력을 얻게 된 중년의 남성이 정의를 위해 달린다.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 아빠와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빠진 딸이 세상에 맞서 능력을 펼치는 영화 ‘염력’ 이야기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염력’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영화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과 주연배우 류승룡·심은경·박정민·김민재가 참석해 완성된 작품을 처음으로 본 소감 등을 얘기했다.

류승룡은 평범한 중년의 남성에서 초능력을 갖게 된 후 철거민들의 영웅이 되는 신석헌 역을 맡았다. 그는 초능력이라는 비현실적 소재에 부성애라는 감성을 녹여내 이야기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무엇보다 류승룡은 처음 초능력을 갖게 된 후 능력 사용이 서투른 모습을 코믹하게 표현해 재미를 더한다. 그는 “(컴퓨터그래픽을 사용하지 않고)낚싯줄에 물건을 묶어서 날리는 등 현장감이 있어서 연기하기가 수월했다. 감독님도 촬영 전에 연기 지도를 해줘서 따라하면 됐다”고 설명했다.

신석헌의 딸 루미 역의 심은경은 당찬 청년 사업가의 모습부터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서 처절해지는 인물까지 섬세하게 표현한다. 그는 “차지고 재미난 대사를 위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김민재 선배와 경찰서에서 다투는 신은 거의 애드리브였다”고 말했다.

‘염력’은 초능력이라는 비현실적인 소재를 내세우면서도 재개발, 철거민 문제 등 현실적인 사회문제를 심도 있게 녹여냈다. 부성애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감성을 담아냈고 독특한 악역 캐릭터를 가미해 영화의 재미를 더했다. 때문에 어느 한 장르로 규정하기가 어렵다.

연 감독은 “초현실적인 소재를 다룰 땐 한국의 현실적인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도시개발은 근대화 과정부터 지금까지 계속 우리 주변에 있는 문제다. 그래서 비현실적 소재와 현실적 소재의 조화가 대중영화로서 많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연 감독은 신선한 이야기를 선보일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전작 ‘부산행’의 흥행을 언급하며 “‘부산행이’ 흥행했기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었다. 때문에 남들이 하기 어려운 걸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 감독은 이어 “국내에서 블록버스터급으로 만들어지기 어려운 코미디 장르를 해보고 싶었고, 여기에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고 싶었다. 신선한 초능력 소재까지 녹여내고자 했다. 전작이 흥행하지 못했다면 시작하기 힘든 프로젝트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 감독은 ‘염력’의 흥행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그는 “나도 ‘염력’이 어느 선에 있는 영화인지 모르겠다. 적당한 존중과 적당한 경멸을 받으며 생명력 있게 관객들 사이에 살아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염력’은 오는 31일 개봉한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