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아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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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에 나온 ‘밤편지’를 사계절 내내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곡을 만드는 내내 가사에 나오는 ‘내게 온 행운’이란 말처럼 행복했어요. 좋은 곡을 준 작곡가, 진심으로 연주해준 연주자들, 뮤직비디오 연출가, 팬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가수 아이유가 지난 10일 경기도 대화동 킨텍스에서 열린 제32회 골든디스크 어워즈의 디지털 음원 부문에서 대상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밤편지’는 정규 4집의 선공개 곡이다. 김제휘, 김희원이 작곡하고 가사는 아이유가 썼다. 잔잔한 선율과 아이유의 한층 깊어진 음색이 돋보인 이 곡은 내놓자마자 음원차트 1위를 했고, 줄곧 정상을 지켰다. 봄에 나왔지만 여름, 가을, 겨울까지 음원차트 상위권에 머물렀다. 해가 바뀌었지만, 11일 오전 8시 기준으로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39위다.

‘밤편지’는 정규 4집의 타이틀곡 ‘팔레트’보다 더 사랑받았다. 제목 그대로 사랑하는 이에게 고이 접어 보내는 편지처럼, 꾹꾹 눌러 담은 아이유의 진심은 통했다. ‘이 밤 그날의 반딧불을 당신의 창 가까이 보낼게요’ ‘파도가 머물던 모래 위에 적힌 글씨처럼’ 등 문학적인 표현으로 작사가로서도 인정받았다.

이 곡은 아이유에게 특별한 곡이다. 그는 자신의 콘서트에서 종종 “불면증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잘자’라는 인사가 특별하다고 한다.

“불면증에 시달린 적이 있어요. 새벽 내내 뜬눈으로 지새웠죠. 밤이 되는 게 무서웠고, 혼자만 못 자는 것 같아서 화도 났어요. 심지어 잘 자는 사람이 있으면 섭섭하기까지 했어요. 그래서 사랑하는 이들에게 ‘잘자’라고 인사해요. 비록 나는 잠들지 못해 외롭고 쓸쓸하지만 당신은 좋은 꿈을 꾸고 잘 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각해보니 진짜 사랑인 것 같아요.”

‘밤편지’는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해 쓸쓸한 시간을 보낸 아이유만이 할 수 있는 사랑 고백인 셈이다.

10일 밤, 대상 트로피를 안은 아이유는 또 하나의 편지를 띄웠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그룹 샤이니 종현과 동료 가수들에게 하는 말이었다.

“사실 아직도 많이 슬퍼요. 사람으로, 친구로, 뮤지션으로서도 소중한 한 분을 먼저 먼 곳에 보내고 그가 왜 그렇게 힘들고 괴로웠는지 어느 정도 알 것 같고, 저 역시 모르는 감정은 아닌 것 같아서 슬프고 미안합니다. 아마 다들 슬플 거라고 생각해요. 내일이 바쁘고 한 달, 1년 후의 계획도 세워야 하는 사람들이어서 슬픈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보내주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고 그래서 더 슬픕니다. 기쁠 때 웃고 슬플 때 울고, 배고프면 힘없고 아프면 능률이 떨어지는 자연스러운 일들을 드러내고, 받아들여졌으면 좋겠어요. 가수들은 누군가를 위로하는 일을 하는 만큼, 스스로 돌보고 다독이고 내색하지 않으려고 하다가 병들고 아픈 일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잘 잤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러겠습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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