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영화 ‘청년경찰’에 출연한 배우 박서준이 극 중 캐릭터 기준의 어리숙한 모습을 벗고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청년경찰’에 출연한 배우 박서준이 극 중 캐릭터 기준의 어리숙한 모습을 벗고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지난 7월 11일 종영한 KBS2 드라마 ‘쌈 마이웨이’는 꿈을 찾아가는 청춘들의 분투와 로맨스를 그려내 열풍을 일으켰다. 4인4색 청춘들의 이야기가 사랑받은 가운데 박서준은 학창시절 태권도 국가대표를 꿈꿨지만 사고로 꿈을 접게 된 동만을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현실에 타협하며 살았지만 다시 꿈을 꾸고 이뤄내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 시청자들의 공감과 응원을 이끌었다.

박서준이 영화 ‘청년경찰’로 돌아왔다. 이번엔 꿈 없이 경찰대학교에 입학한 갓 스무 살 기준을 연기한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꿈을 찾아가는 캐릭터다. 청춘극이라는 장르에서 오는 기시감이 있을 법하지만 박서준은 각각의 캐릭터에 몰입해 전혀 다른 두 인물을 완성했다. “늘 신선한 배우로 보였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이 실현됐다.

10. ‘청년경찰이 여름 극장가 대작들 사이에 이름을 올리게 됐는데.
박서준: 조금 더 빨리 개봉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됐다. 처음에 8월 개봉이라는 얘길 듣고 감독님한테 ‘우리 괜찮을까요’라고 묻기도 했다. 다른 작품들과 제작비 차이가 많이 나니 관객들의 기대감이 떨어질 것 같았다. ‘IPTV로 봐야겠다’라는 댓글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개봉을 앞둔 지금은 걱정과 기대가 공존한다.

10. 첫 스크린 주연작인데 어떤가?
박서준: 연기를 하면서는 역할의 비중에 연연하지 않았다. 스크린이 크니 어느 정도 강도로 연기를 해야 하는지 감독님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스크린에 얼굴이 크게 나오니 부담스럽긴 하다.

10. 2000년대 유행했던 남성 투톱의 버디무비다. 참고한 작품이 있나?
박서준: 참고하려고 생각은 해봤지만 과거의 작품들과 ‘청년경찰’은 풀어가는 방식이 달랐다. 참고하는 게 의미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청년경찰’의 성공으로 이런 장르의 영화가 많이 제작됐으면 좋겠다. 최근엔 내 또래의 배우들이 영화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지 않다. 버디무비는 청춘 배우들에게 최고의 작품 아닌가.

10. 로맨스 연기에 강한 줄 알았는데 여배우 없이도 빛을 발했다. 상대배우 강하늘과의 호흡은 어땠나.
박서준: 상대방이 이성이냐 동성이냐에 따라 내가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다가가는 방식도 다르고 호흡을 맞추는 법도 달라진다. 확실히 동성 친구를 만나면 친해지는 데 시간도 많이 안 걸리고 좋다. 게다가 전부터 하늘이의 작품을 챙겨봤던 터라 기대를 많이 했다. 처음 만나는 날부터 마음을 열고 친해지다 보니 촬영을 하면서도 애드리브가 끝없이 나가서 감독님이 ‘그만하라’고 한 적도 있다.

10. 양꼬치 액션부터 골목길 액션, 주차장 액션까지 선보였다. 육체적으로 힘들진 않았나?
박서준: KBS2 드라마 ‘화랑’을 촬영할 때 액션 준비를 많이 했다. 덕분에 몸을 쓰는 것에 자신감이 생겼다. ‘청년경찰’뿐 아니라 전작인 KBS2 ‘쌈 마이웨이’에서도 큰 어려움 없이 액션을 소화할 수 있었다. 힘들었던 건 날씨였다. 추위 속에서 셔츠 한 장만 입고 액션을 하고 달렸다. 별거 아닌 동작도 잘 안 나오고 관절에 무리도 많이 왔다.

배우 박서준이 고뇌에 찬 표정으로 깊이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박서준이 고뇌에 찬 표정으로 깊이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드라마 쌈 마이웨이와 영화 청년경찰’ 에서 잇달아 꿈을 두고 고민하는 20대 청춘으로 열연했다. 자신의 20대는 어땠나?
박서준: 남들보다 늦게 데뷔했기 때문에 나 역시 극 중 캐릭터들처럼 고민이 많았다. 고교 1학년 때 연기학원에 다녔는데 관계자들이 ‘넌 너무 늦었다’고 했다. 대학에 갔더니 내 또래 친구들은 이미 배우가 돼 있었다. 하지만 빨리 인기를 얻고 돈을 버는 것보다는 그냥 연기를 하고 싶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며 초조함을 떨쳐냈다. 군 제대 후 오디션에 잇따라 낙방하면서 연기가 내 길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다.

10. 생활밀착형 연기가 요즘의 트렌드 아닌가. 많은 경험을 했기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박서준: 그런 점에서 만족한다. 아역배우 출신이 아니기에 남들이 겪는 것들을 똑같이 경험할 수 있었다. 학교도 다녔고 수학여행도 갔다. 방학 땐 부모님 강요로 보습학원도 다녔고 인터넷 강의도 들어봤다. 대학에서 엠티도 가봤다. 못해본 게 있다면 미팅?(웃음)

10. 앞으로의 계획은?
박서준: 지금부터 최소한 3년은 쉴 생각이 없다.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땐 ‘뭐라도 하고싶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채워가야 할까’하는 고민이 생겼다. 누군가는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내겐 심각한 문제다. 내 필모그래피를 단단히 쌓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예정이다.

10. 벌써부터 청년경찰이 시리즈물로 제작됐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
박서준: 일단 영화가 어느 정도 흥행해야 가능한 말 아닐까.(웃음) 하늘이도 곧 입대하기 때문에 2년은 기다려야 한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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